2일째 해돋이를 보러 석굴암에 올랐다..
구름이 끼어 일출을 보지 못하였다..
아쉬움을 달래며 돌아선 나를 위로해주는 풍광이 있으니..
넉넉한 경주 남산과 새벽 잠에 빠진 1000년의 왕도..
석굴암 입장이 6시 30분이라 다시 내려가 돤장 백반으로 배를 달래고 다시 석굴암에 올랏다..
석굴암으로 향하는 흙길은 짧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아름답다..
석굴암 본존불은 장엄하여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뒤에선 아이가 아빠에게 묻는다.."왜 부처님은 눈을 감고 잇어?"
그 아빠가 대답이 없어 내가 대신 일러준다..
부처님은 눈을 반쯤 뜨고 참선 명상을 하는 중이라고..
사진 촬영 금지라 찍지 못했다..
내려오는 길에 수광전 주련이 문득 내눈을 잡는다..
초연사이위라??
古路非動容 (고로비동용)
悄然事已違 (초연사이위)
少林門下事 (소림문하사)
不意生是非 (불의생시비)
경허(鏡虛)선사의 시인데..
대충 해석하자면 이렇다..
옛길은 움직임이나 모양이 아니니
고요히 있더라도 이미 틀린 일..
소림의 문하 일에
뜻밖에 시비가 생겼네.
그 깊은 뜻이야 그 경지에 간 분만 알겟지..
위 선시는 향엄선사가 기와를 던지다가 대나무에 부딛치는 소리를 듣고 홀연 깨달았다는 고사와 관련이 잇는 시..
아래 마당에 전날 초파일이라 연등이 가득하다..
기와불사를 하는 사람에게 백설기 떡을 나누어 준다..
우리나라 사람은 기와에 주소와 소원을 쓰는데..
외국인이 쓴 것을 보니 더 도력이 높은 경지 같다..
"우리 마음은 당신과 당신의 국민들과 함깨 한다...이 비극적이고 도전적인 시기에.."
이 비극적이고 도적적인 시기에 당쟁적 사고로 서로 싸우는 우리들 자신을 치유해주려는 듯하다..
내려오는 길에 다람쥐들이 백설기를 보시받고 신이 났다..
역쉬 부처님 그늘에 사는 덕에 쏠쏠하게 재미를 보는갑다..그덕에 아침 잠 설치고 올라와 볼이 부은 우리 아이들도 기분이 풀렸으니..
다람쥐의 공덕도 제법 크겟다..
다시 내려와 불국사로 갓다..
고교 수학여행이후 처음이다..
추억 속엔 새벽에 석굴암 걸어 올라가던 고생스러움과 석가탑의 단아함만 기억난다..
35년만에 재회하는 석가탑은 자주고름 입에 물고 웃음짓는 옛애인 같다..
연등 속에 서있으니 삼천대천 세계를 관통하는 우주선 같기도 하다..
불국사 회랑에 초등학생 그림 전시를 한다..불법을 모르는 할머니 눈에 8만대장경판은 빨래판으로 보이듯
아이 눈에는 사천왕이 무섭기만 하다..
나도 어린 시절 법당에 따라갓다가 무서워 고개를 들지 못하던 기억이 잇다..
법당 뒤엔 아이들 돌탑이 앙증맞게 서잇다..
절을 그리고 탑을 쌓고..
흙길을 따라 내려온다..
명상의 숲에 다다라 잠시 숨을 고르고 반가부좌를 흉내내본다..
머리 위에 선어 한마디..
채워지지 않는 욕심보다 나누어도 줄지 않는 베품의 삶..
선덕여왕릉으로 향헸다..
드라마 영향으로 주차장도 넓어졌고, 사람도 많다..
여왕의 아버지 진평왕의 이름은 정반, 어머니 이름은 마야..이는 석가모니 부모님 이름과 같다..
여왕이 죽으면서 도리천에 묻으라하엿다..신하들이 몰라 물으니 낭산 남쪽이라 했다..
낭산 남쪽인 이곳에 장례를 지내고 30년후 문무왕이 능 앞에 사천왕사를 짓자, 비로소 알게되었단다..
도리천은 사천왕천위에 있음을..
결국 여왕은 도리천의 부처님이 되었는지..
이어 안압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월성에 갔다..
이 월성은 원래 호공의 땅이었는데..탈해가 계교로 빼았아 자기 집터를 삼았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그뒤 탈해가 왕이 되자 이 곳에 왕궁을 지어 월성이라 하였다가 후임 파사왕때 왕성을 금성에서 월성으로 옯겼단다..
그러면..최초 박혁거세가 도읍한 곳은 금성이란 말인데..
금성은 어디일까..
유력한 학설에 의하면, 현재 대릉원 남쪽..첨성대 서쪽..부근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월성 구경을 번개같이 마치고 별미를 먹으러 불이나케갓다..
아구수육이다..
대전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꽃게찜처럼 부드럽고 맛있다..
맛의 달인 ..딸래미 입에서 맛잇다가 연발이니..
구도행각도 식후경이라...이번에 먹거리로 승부를 봐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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