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째 점심식사후 남산에 갔다..부처골 부처님을 알현하러..
가는 길이 지리산 둘레 걷기 못지 않다..너무 호젓한 길..비까지 내리니..
잠시 갈림길에 섰다..
산죽이 터널같다..신비스러운 산길..직전 우측으로 올라가면 불곡 석불좌상이 있다..
흔히 할매 부처로 불리는 감실석불좌상...신라불교 초기의 불상이다..
비오는 와중에 오목한 감실에 들어 앉아 잇기 제격이다..
자세히 보니..할매보다는 다소곳한 아지매 불상이다..
고단한 시집살이 끝에 도통하였는지..
이곳 산길을 통하여 탑곡 마애조상으로 가려다 길을 찾지 못하고 포기..하산한다..
촉촉한 산길을 걷는 기분..제주 올레가 부러우랴..
차로 이동하여 탑곡 마애조상군을 찾아 산길을 걷는다..
옥룡암에 이르니 바로 뒤에 마애조상이 우람하게 서잇다..
높이 10미터, 둘레 30미터의 크기..
다가 갈수록 툼레이더 영화속 앙코르와트에 온 느낌을 받는다..
마애조상을 자세히 보면 각종 장면이 조각되어 잇는데..
물끄러미 바라보다..저 그림들의 수수께끼를 다 풀고 마애조상의 숨겨진 코드가 밝혀질 때 저 마애조상의 바위 문이 열리면서 신비한 보물이 가득한
공간이 나타나는..영화 내셔널 트레져와 같은 장면을 상상해본다..
좌측 조상은 9층 탑이 조각되어 잇는데..이는 황룡사 9층탑을 새긴 것이라고도 한다..
우측 조상은 석가여래 부처님이 여러 보살과 나한들에게 설법하고 있는 영산의 광경을 그린 것..
아래 2그루의 보리수 아래 선정에 든 수행자의 모습..부처의 세계가 위 바위를 빙둘러가며 새겨져 있다..
흔히 탑골 부처바위라고 부르는 이곳 주변을 걷는다.
남산의 소나무들에 둘러싸인 부처의 세계..향기로운 기운이 해탈향이 되어 떠도는 듯..
부처바위 아래 자리 잡은 옥룡암..추사글씨체로 모각한 "일로향각"의 글씨가 분위기를 상징한다..
일로향각이라..
마음을 화로에 담금질하여 피어오르는 향으로 공양한다는 말씀인지..
저 추사의 진본은 추사가 제주 유배이후 절정의 예서체로 팔공산 은해사 중창불사 때 써준 것..
이어 미륵골 석불좌상을 보러 이동한다..
내비에 입력하고 안내대로 갔더니..산림환경연구소 안이다..
어째 안내판도 없고..물어볼 사람도 없고..
무인지경의 죽림을 걸으며 탐색하는데..죽림은 일품이다..결국 돌아나오긴 했지만 망외의 멋진 길을 발견하는 소득을 올렸다..
다시 멍청한 내비에게 보리사를 입력했더니 다른 길을 안내하는데..바로 우리가 걸었던 연구원의 뒷길이다..철망으로 격리된..
하여 다시 보리사로 걷는다..돌로 깔아논 길도 촉감이 좋다..
보리사 바로 뒤에 경주 남산에서 제일 잘 생기셨다는 미륵골 석불좌상이 있다..
마왕 파순을 조복받을 때의 모습인 항마촉지인을 하고 계신 석가여래의 모습이다..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란..
부처님의 오른손바닥을 가부좌한 오른 무릎위에 놓고 손끝은 땅에 대는 모습을 가리킨다..
리틀부다라는 영화를 보면..
부처님 성도 직전에 마왕 파순이 나타나 온갖 유혹으로 성도를 방해한다..
싯달타가 말한다.."먼 과거세부터 한량없는 세월동안 선근공덕을 쌓아왔기에 악마의 군대를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파순이 말한다.."누가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그때 싯달타는 오른 손을 들어 "지금 진실을 말하라!"며 땅을 가리킨다"
그 순간 땅과 하늘이 진동하고 울리자 마왕은 혼비백산하여 도주한다..
그 성도의 순간의 모습이다..
보리사를 거쳐 내려가려는데 스님이 우리를 부른다..
떡보따리를 내민다..어제 초파일에 장만한 백설기를 준다..감사히 받으며 현판 사진을 찍는데..무슨 뜻인지 아시요? 묻는다..
현판이름은 육화당..
수행공동생활에서 염두에 두어야할 6가지 덕목을 육화(六和)라 한다..
첫째, 계화(戒和) : 같은 계율을 가짐으로써 서로 화동(和同)하고 애경(愛敬)하라.
둘째, 견화(見和) : 정견을 같이 하라.
셋째, 이화(利和) : 이익을 균등하게 나누어 가지라.
넷째, 신화(身和) : 부드럽게 행동하라
다섯째, 구화(口和) : 자비롭게 말하라
여섯째, 의화(意和) : 남의 뜻을 존중하라
결국 육화(六和)란 여섯 가지로 화합함을 말함이니 육화당이란 곧 위의 육화합을 하는 대중 방이란 말이다.
부처님이 보는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태조가 무학대사에게 물었다..
"내가 보기에 대사는 돼지 같이 보이는데, 대사는 어떠시요?"
"저는 전하께서 부처님으로 보입니다..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가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가 보입니다.."
영화 "리틀 부다"에서 마왕이 성도 직전의 싯달타에게 마군을 동원하여 화살세레를 퍼붓는데..
흔들림 없는 허공같은 마음 속에 다가 갈수록 화살이 꽃이 되어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부처골..탑골..미륵골에 피어난 저 꽃들은 부처를 미소짓게 한 염화시중의 꽃인양 곱게도 피었다..
'걷기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강 걷기 - 수북리 (0) | 2010.05.31 |
---|---|
경주 걷기 - (4) 인간의 길 (0) | 2010.05.28 |
경주 걷기 - (2) 구도의 길 (0) | 2010.05.26 |
경주 걷기 - (1) 생사의 길 (0) | 2010.05.25 |
금강걷기 - 죽도 (0) | 2010.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