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순례를 마치고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일찍 도착하여 최부자 고택, 내물왕릉, 계림, 첨성때까지 돌아볼 계획이었는데..안압지 직전 박물관 길로 들어선 것이 화근이 되어
편도1차로에 차를 주차한 몰상식한 차량이 많아서 2km 구간을 1시간이 걸려 도착..그것도 옆지기가 교차 통행의 교통정리 해서 통과..
그 속에 아이들은 달콤한 꿈나라다..
교동 최부자댁에 당도했다..그옆엔 경주법주 제조 본사가 있고, 경주향교도 있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우습게 볼 수 없게 만드는 부자들이 잇다..
이민와서 당대에 거부가 된 철강왕 카네기는 그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 주지 않고 자신이 회사를 팔아 거액으로 카네기 재단을 건립하여
부의 사회 환원에 기여하였다..
최근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자기 재산의 90%를 재단에 출자하여 아프리카 에이즈퇴치와 난민구제를 위하여 활동한다..
워렌 버핏은 자신 재산의 상당부분을 빌게이츠 재단에 기탁하여 이에 동조하였다..
그러니 자본가를 누가 욕하랴..
우리나라 부자의 자존심 경주 최부자..
10여대를 내려오면서 부을 유지하는 비결을 마당에 진열해 놓앗다..
흉년에 남의 땅을 헐값에 사지 않는다는 정신..만석이상의 재산은 축적하지 않고 베푼다는 정신..
이러한 적덕은 최부자의 마지막에도 빛나 후손들은 독립운동으로 재산을 쓰면서 부자의 길을 마감했다..
그러나 마음의 부자로 영원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최부자 댁 고택의 후원을 걷는다..
누군가 말한다.. 어느 정도 재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하는가?
지방 20억.. 서울 강북 50억..서울 강남 1일 동원 능력 50억??
그의 정의는 이렇다..
부를 더이상 늘릴 의사가 없는 사람이 부자다..
100억을 가져도 돈에 갈증을 느끼면 부자가 아니고, 한푼없어도 돈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으면 부자라고..
고택안 현판을 보았다..
현판은 그들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표어..
좌상 둔차..우상 대우헌..아래 용암고택..
겸손과 중용의 덕을 새기기 위한 모토들..
최씨 마지막 최부자 최준의 조부(祖父) 최만희의 호는 "대우(大愚: 크게 어리석음)"이다..
부(父) 최현식의 호는 둔차(鈍次: 어리석은 듯 드러나지 않고 으뜸가지 못함)였다.
용암고택(龍庵古宅)이란 현판글씨는 최부자의 중시조인
최진립장군의 14대 종손이며 충의당(忠義堂) 주인 최채량(崔採亮)의 글씨다. 최채량(崔採亮)의 아호 역시 "어리석은 산" (愚山)이다.
최씨네 작은 아들 집은 현재 요석궁이라는 한식 집으로 운영중이다..
이 터는 원래 원효를 사랑한 요석공주가 살던 요성궁 자리다..
실제 이곳에서 월성까지는 가깝고 원효가 물에 빠졌다는 개천이 근처에 흐르고 있다..
전날 전화로 예약하고 갔다..
안방에 안내되어 들어가는데..가야금 소리가 은은하게 울리고 안방에는 일지노매도가 방문객을 맞는다..
일순 조선조 대감이 된듯 기분이 황홀하다..
3만원짜리 한식을 시켜 맛있게 먹는다..정갈하다..
딸래미가 묻는다..최부자는 매일 이런 음식을 먹었어요?
써브하는 여성 왈: 매일 먹었겠어요? 손님이 오시면 접대하는 음식이었겠지요..
방안의 란꽃이나 등불..화장실 출입용 흰 말표 고무신까지 마음에 쏙드는..
저렇게 단아하게 사는 것도 좋겠다..
더욱이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다구세트와 멋진 붓걸이..
그냥 쎄비쳐 오고 싶게 만드는..ㅎㅎ
다음날...캔싱턴 리조트 온천에서 목욕 재개하고..
손가들의 종가댁을 향하여 출발한다..이른바..경주 양동 민속마을..
경주 손가와 여강 이가의 집성촌..
그중 경주 손가의 종가 서백당이 있다..
서백당은 중시조인 고려말 손경원공의 증손자 5형제 중 2남 손소공의 집으로 장남이 무후가 됨으로 종가의 지위를 얻는다..
서백당의 입구..
이동네에 첫번째 지어진 집.. 언덕위에 자리한다..
이 집을 시초로 이후 자손들의 집이 마을을 형성한 것이다..
손소공은 세조때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여 적개공신에 책봉되었다..
공신에게는 먼저 나라에서 초상화를 그려준다( 현재 그의 초상화는 보물(1216호)로 지정)
둘째 부모와 처자의 벼슬을 올려주고, 자손들은 죄를 지어도 사면될 수 있었다.
셋째 경제적인 보상으로 10여명의 집사 배속, 왕이 타던 내구마 1필 하사.. 거기에다 노비 10구, 은 25냥, 관복 1벌, 토지 100결이 주어졌다.
100결은 지금의 약 100만평에 달하는 규모의 토지였단다.
종가안의 서백당의 모습..
그는 류씨부인에게 장가를 들어 처가 동네인 이곳에 정착을 한다..
그의 자녀는 5남 2녀..그중 2째 아들 손중돈은 성종시대의 문신..딸의 아들 즉 외손자인 이언적은 중종 시대의 성리학자..
그는 그의 재산을 5남2녀에게 균등하게 분재한다..(조선 전기에는 현재와 같은 균등상속제였다)
그 결과 딸의 아들 이언적이 여강 이씨의 파종가를 형성하고 이 동네에서 손가와 쌍벽을 이루게 된다..
송첨이라는 현판..소나무 처마라는 의미..
현판과 석가래와 문살..창호지의 조화가 아름다운 한옥..
서백당의 현판..
참을 인(忍)자를 백번 쓰면서 참고 또 참으라는 글귀..
대종가의 종손 노릇을 하려면 참고 견디고 화합해야 할 밖에..
마당 한쪽에 손소공이 이집을 지을 당시 세조때 심은 향나무가 서있다..수령 600년..
600년의 역사가 이어져온 종가의 마당에서 아들과 딸은 무엇을 느꼈을까?
빗줄기 속에 차를 다시 돌려 경주시내로 향한다..
5년전에 찾지 못한 문효공 손순의 유허지..
그뒤 그 곳의 주소를 알아냇고(경주시 현곡면 소현리 623) 기술의 발달로 네비에 입력하고..
목적지 주변입니다라는 멘트에 따라 주변을 둘러보니 과연 홍효문이 보인다..
안내판에 문효공 손순의 유허지이며 시도기념물이리고 기재되어잇다..
아마 이곳은 손순이 흥덕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집터였지 않았을까?
원래 그의 집은 홍효사라는 절을 세우고 석종을 보존하였는데 후백제의 침입시 석종이 사라졋다고 한다..
옆건물엔 영조시대에 세운 유허지비각이 있고.. 그옆에 고목이 목숨을 다하고 서있다..
마치 이젠 노모보다는 자식이 더 소중한 시대가 되었음을 알리기나 하는 것처럼..
손순 매아의 고사의 현장..
그가 묻으려하였을 아들.. 족보에서는 아(阿)라고 기재된 아들의 피가 이어져 양동에 600년된 텃밭을 을 가꾸었다..
이어 김유신 장군묘를 찾았다..
묘로 가는 길이 잘 가꾸어졌다..그의 공적과 위상을 보여주는 듯..
역사에 묘사된 그는 의지력이 강하고 심리전에 능한 장수..
비담의 난 때 연에 불을 달아 올리며 유성이 다시 하늘로 올라갓다고 역선전으로 승리..
백제와의 잦은 전투로 지친 병사를 자기 집 제매정 물 한바가지 먹고 "물 맛은 여전하군" 한마디로 군심을 취어잡는 기지..
백제와의 마지막 전투에 젊은 화랑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역전하는 냉정함..
그는 패망한 가야왕의 후손으로 여동생을 김춘추에게 주고 자기는 김춘추의 딸이며 조카인 지소부인과 혼인함으로써
삼한1통의 꿈을 달성한 인간..
마치 프랑스 식민지 코르시카 출신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왕이 되듯이 야망과 정열의 화신이랄까..
이어 근거리의 무열왕릉에도 들렀다..
비오는 와중에도 왕릉을 한바퀴 돌았다..
자신의 딸 고타소가 백제군에게 살해된후 일본, 고구려, 중국으로 다니며 외교력을 구사하는 일방 김유신과 혼인으로 결맹하고
스스로 왕좌의 지위를 차지하고 삼한일통의 비원을 위해 노력하던 사나이..
또 다른 딸 요석공주를 원효와 맺어 주었던 그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딸의 소원을 들어준것일까? 아님 반전론자인 원효를 매도하기위한 전략이었을까?
허기를 느끼고 둘러보다 들어간 사찰음식 전문점 "바루"
찻 주전자의 연꽃이 마음에 든다..
인간의 길이란 진흙탕속의 개싸움 처럼 전개되는 경우가 다반사라..
진흙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연꽃..
인간의 길에서도 더러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남을 본다..
인생을 살면서 제일 멋진 모임은 부부, 아들 딸, 손자의 모임(高會夫妻兒女孫) 이고, 제일 훌륭한 요리는 두부,오이, 생강, 나물 등의 소박한 음식
(大烹豆腐瓜薑菜)이라는 추사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그렇게 경주걷기는 바루에서 바루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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