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걷기에 갔다..
오늘은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에서 출발한다..
이번 코스가 섬진강 코스의 엑기스란 말을 누차 들어왔는데, 인원부족으로 버스가 떠나지 못할까 이리 저리 수배를 하여 대전에서 소형버스로 출발한다.
장산마을 입구 7남매의 자식들이 부모 월곡양반 부부에 대한 감사비 서잇는 인상깊은 동네다..
또 이 동네에 섬진강 시인으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의 집이 있다
방송에서 본 그의 인상은 나처럼 둥굴 둥굴하더니 집도 수더분하고 서재가 인상이 깊다..
그의 서재이름은 관란헌..물결을 바라보는 집..
섬진강을 바라보며 시심을 일구는 시인의 서재..
강물은 시심의 원천이 되어 끊임없이 흐른다..
그가 바라보던 장산마을의 섬진강이다..
징검다리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우리는 물길따라 걷는다..
오늘 시인은 집에 없다..그의 서재엔 나보다 책이 더많다..어지럽기는 비슷..장독대..목재..사람냄새 나는 집에 잠시 숨을 돌린다..
이 마을의 입구에 있는 정자..이름이 장산루(長山樓)..
부모에 대하여 감사할 줄 아는 7남매가 자랐고..섬진강을 사랑할 줄아는 시인이 사는 동네에
인덕이 산처럼 두텁게 쌓였다하여 장산루라 하는갑다..
(이 마을 이름을 한자로는 장산..우리말로는 긴뫼..전라도 말로는 진뫼..)
장산마을 출발하여 천담마을 거쳐 섬진강의 속살을 파고 든다..
농염한 꽃향기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 저 흐드러진 노란 꽃 이름을 들었어도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꽃사이로 흐르는 섬진강 아름답지 아니하랴..
(나중에 이글을 읽은 지인이 금계국이라고 알려 준다..텍사스가 원산지인 귀화식물 금계국..꽃말인 "상쾌한 기분"처럼 여름 강을 상쾌하게 장식해준다..)
천담을 지나 구담마을에 당도한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촬영였다고 자랑하는 표지판 서있는 숲에서 다다라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다..
세수대야 같은 양푼에 15인의 도시락과 밑반찬을 들이 붓고 내 손으로 디리 비빈 비빔밥..며칠 딲지 않은 손끝에 짭질하니 간이 배어 모두 맛있게 먹는다..
헌데 어찌 양이 많은지..양푼에 남은 비빔밥을 들고 "한 숫갈만 먹어 줍쇼!"하고 다니는 처지가 되었다..
숲속의 정자 이름은 구담정도 있고..안담울정도 잇다..
원래 이 마을의 이름이 안담울이었는데, 마을 앞 섬진강에 자라가 많다하여 구담으로 부른단다..
천담리에서 이곳까지 아름다운 흙길을 걸어오면서 그동안 섬진강 아스팔트에 쌓인 한을 다 풀었다..
구담마을에서 회룡리로 건너는 징검다리를 건너는데..신바람이 난다..
강 복판에 서서 멀리 상류을 바라본다..이 물중에 데미샘 출신도 있을까.. 며칠이나 걸려 왔을까..
장구목으로 가는 길..땡볕인데 낮에 먹은 매실주..야관문에 막걸리에 까지..열기가 올라 거대한 용광로 속을 걷는 기분이다..
한참을 걸어 장구목..요강바위에 다닿랐다..
요강바위에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들어가보는 사람..거시기 하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취향도 다양..
우리 일행은 잠시 신을 벗고 발을 담구고 노닥거린다..시원한 섬진강을 만끽하며 물싸움도 해보고..
이 장구목에서 발담구도 장구치면서 사리랑타령이라도 들으면 제격이련만..
인자 가면 언제나 올까
언제 올줄을 아이구 나두 모르것네
...
오동의 목판 거문고는 줄만 골라도 이이고..소리가 절로 나네..
사리랑 둘게 당실이 노른 사리랑..
요강바위에서 좀더 가니 다시 징검다리가 나온다..
아쿠아슈즈를 신고온 사람들 신낫다..
여름엔 이런 물길을 걸어야 제격이다..
구미리 방면으로 간다..길은 점입가경..갈수록 오묘하고 마음를 사로 잡는다..
이길을 가면서 넋을 놓고 가다간 집으로 가는 길을 잃을 지도 모른다..
넋을 빼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은 길가에 열린 열매들..처음에는 매실이 유혹하더니..좀잇다가는 뽀리똥이 발을 잡고..
더가니 검은 오디가 소매를 끈다..나중엔 새참에 먹는 막걸리와 마늘쪽..미나리가 바짓가랭이를 붙잡고 늘어진다..
마가렛 꽃이 무량산을 바라보며 섬진강과의 사랑을 점쳐보는 듯..
이 많은 꽃잎을 하나씩 뜯으며 사랑한다..않는다..사랑 점을 다 치려면 무량수를 살아야겟다..
이 섬진강에 강진도 있고 강경도 있다...
이곳 강진에서 행사를 하는데 전남 강진으로 갔다는 사람이 있었다는데..강경마을을 찾다가 충남 강경으로 간 사람은 얼마나 될란가..
들판에 보리가 누렇게 익는다..
밀밭 길은 아니지만 구름에 달 가듯 걸어간다..
6월에 만나는 아름다운 상징들..우상은 매실..조조의 한마디로 장병들의 갈증을 풀어 주었다는 그 신맛을 제데로 보앗다..
좌중 엉겅퀴도 요즘 한미모한다..용담..장미..이쁘다 이뻐..
히히덕 거리며 걷데 하늘이 심상치 않다..구름이 모여들고 천둥이 울더니 비가 날리기 시작한다..
갈길은 멀고 날은 저물고 날씨는 심란하고 거시기는 마렵고..ㅎㅎ
이럭저럭 순창군 적성면 원촌마을 화원정 정자에 당도하여 한숨을 돌리는데..천둥 번개가 치면서 폭우와 우박이 쏟아진다...
오늘 너무 즐거웟나보다..그 열기가 하늘로 올라 올라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리고 열기를 식혀준다..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취해 행복한 귀가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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