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걷기에 갔다..

전북 익산군 웅포면으로 가는 버스 속..영화 "나잇 앤 데이"에 빠졌다..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뻥튀기 같은 영화에 홀려 어느새 웅포대교에 도착했다.. 

 

 

오늘은 웅포대교에서 신성리 갈대밭을 거쳐 금강대교에 이르는 금강길 15km이다..

웅포대교 아래에서 장항 방향으로 걸어간다..

구름낀 흐린 날이지만 바람이 일요일 늦잠을 자는 덕에 참 걷기 좋은 날씨였다..

 

 

옅은 안개로 화장한 금강 뽀샤시 아름답다..

금강 하류답게 배도 둥그러니 떠있고..

 

 

 

강가로 접어드니 호젓한 강변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흙의 감촉이 경상도식 표현으로 "희한하네!"

 

 

으악새 찬바람에 슬피울 날만 남앗는데..

오늘 모처럼 활짝 웃음을 지은 날이다..

 

 

중도에 발길을 붙잡은 한삼 모시 생막걸리도 신성리 갈대밭으로 조바심치는 발걸음을 늦출 수 없었다..

왕달에 한 미모하였을 황금의 물결 지대로 보여준다.. 

 

 

이곳에 오면 제일 반가운 건 솟대..

솟대를 볼 때마다 자유를 향한 날개짓이 느껴진다..

 

 

갈대에게 길을 묻는 곳..

갈대 밭 속의 미로 안에 아름다운 기약이 써있다..

 

 

갈대가 나를 웃긴다..

술먹었을 때 마누라가 이뻐보이면 건망증

마누라가 날마다 이뻐 보이면 치매..

 

이 얘기를 동반자들에게 햇더니 그중 한분이 슬며시 묻는다..

"마누라가 매일 미워보이면?"

"그 땐 법적조치를!!" ㅎㅎ

 

 

건망증 이야기 나온 김에 하나 더..

건망증 기사의 택시에 건망증 승객이 탓다..

승객 " 저 어디서 내려야돼유?"

기사  " 손님! 언제 탔대유?"

 

갈대는 안다.. 이제 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

 

 

구름에게 점방을 맡기고 마실 다녀온 햇님이 왔다..

금강의 물비늘이 금강석 빛처럼 찬란한 강가..억새에 아우라가 비친다..

 

 

구름..억새..강물과 걷다가 문득 떠오르는 노래 한귀절..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꺼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 난대로 내버려 두듯이..

 

 

자연산 와이드 tv로 금강의 경치가 생방송된다..

한폭의 산수화..비싼 값에 팔리라..

 

 

오늘의 목적지..금강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오늘의 이 길..너무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그런데..자전거 도로로 포장공사를 한다니 안타깝다..

 

 

드디어 하구언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철새들을 만났다..

 

갈대들이 손을 저어 기러기를 부른다는 동요..

거짓이 아님을 확인한다..

 

 

오늘을 상징하는 생명들..신성리 갈대 속에 새겨진 아름다운 새들..

길가에 열불내던 검둥이..

모두 생명을 찬양하고 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오전에 중단되었던 영화를 이어서 상영한다..

빠른 전개..쿨한 대사..서로 속살을 확인했던 커플의 해피엔딩..

 

우리 걷기도 금강의 속살을 찐하게 확인하고 해피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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