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 걷기에 나섰다..
유림공원에서 출발한다..갑천을 따라 상류로 걸어가 월평습지를 지나 도솔산 내원사까지 간다..
갑천대교를 지나자 갈대와 눈길만 오롯이 남았다..
시멘트와 철 구조물만 가득한 이 도시에 개천마저 없었다면..얼마나 더 삭막했을까?
죽음의 의식이 치러지는 장례식장이 늘어선 만년교를 지나면 개발에 몸서리치는 도안지역 강변이다..
이젠 갈대도 갈 때가 되었음을 인식하고 있는듯 처연하다..
그 들판을 지나면 월평공원으로 지정된 강변이 시작된다..
도심에서 이처럼 가까운 곳에 이런 환경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손대지 않는 보전이 최고의 보배..
좌측으로 월평산성이 있고 그 능선을 따라 도솔산으로 이어진다..
월평산성..대전 둘레 40여개의 산성 중의 하나..
탄현을 넘어 노사지현(유성)을 거치는 곳에 성을 쌓아 방비..
갑천은 대둔산에서 발원하여 한밭을 적시는 물줄기..
대전의 지세를 대둔산 마천대에서 장군이 말을 타고 도마동..갈마동에 이르는 지세와 계룡산 천왕봉에서 장군봉의 장수를 이끌고 갑동 궁동으로 내려온 지세가 갑천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형국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이곳 월평 습지가 최전선 비무장지대쯤 되지 않울까?..아직도 자연생태가 그나마 지속되고잇으니..
오늘 만난 새..두번째 까치..습지에 떼거지로 몰려 산다..젛은 것은 알아가지구..
세번째..닭..얼마나 당당한지..사람도 피하지 않고 카메라도 즐기는 눈치..산닭이 다되었다..
상류는 얼었다..소복한 눈위로 새발자국만..아마 큰 왜가리 발자국 아닐까?
습지를 통과하니 가수원가는 큰 길이 나오길래 돌아서서 도솔산 능선으로 올라 내원사에 들렀다..
눈녹는 처마 낙숫물 소리가 청아한 절..
도솔이란 도솔천은 불교 33천중 상위급이고..내원에는 미륵보살이 계신다는 곳..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고창 선운사 도솔암 내원궁이다..
종무소 벽에 붙어잇는 글귀..
만족을 아는 사람 땅위에 누워도 편안하고
분수를 지키는자 가난해도 부자마음이라..
눈길을 엉거주춤 걷는 나에게
나무가 묻는다..왜 그렇게 사시나요?
말문이 막힌다..
다 내려오니 충주박씨네 재실이 멋드러지게 서잇다..
돈후문의 해서가 근엄하고
도동서당의 행서는 악동들을 불러모은다..
그중에 반가운 글씨를 발견하였다..
내 사부 현강선생의 예서체..그러고보니 이 집안 후손이었구나..
돌아오는 길에도 글씨 한귀절이 화두가 되어 떠나지 않는다..
왜 그렇게 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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