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걷기에 나섰다..
노고산성을 간다..직동마을에서 마을 회관을 거쳐 쇠점고개로 오른다..
쇠점고개에서 산성을 향하는 오르막에서 대청호를 만났다..
추색에 잠긴 사색의 호수는 말이 없다.
노고산성의 성벽..
이곳 성앞 호수 부근이 핏골이란다..
백제 성왕시절..신라의 배신를 응징하기위한 정벌군의 사령관은 태자 부여 창..
그러나 관산성에서 전세는 밀리고 저 호수 부근..건너편 백골산성과 이곳 노고산성 사이의 금강변에 주둔하던 백제주력군은
후방으로 남하하던 김유신의 조부 김무력의 부대의 선봉대는 성왕을 구진벼루에서 기습하여 전사시키고..
주력군은 부여창의 2만 여 군을 배후에서 급습하니..
이른바, 백제의 대패..피로 얼룩진 이곳의 지명이 핏골로 불렸단다..
노고산성에 앉아 호수를 바라본다..
내마음은 호수요..그대 노 저어오오
노고산성의 유래가 된 노고바위..할미 바위에서 바라보는 호수..
할미는 무슨 노파심에 애가 타들어가 바위가 되었는가?
호수가 주는 매력은 무엇인가?
산과 물이 어우러져 서로 짙은 애무를 나누는 장면을 바라보는 관음증 때문인가? ㅎㅎ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여기 이 풍광속에 그런 정사장면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좋구나 좋다! "외엔 무념 무상..
그래서 자연을 즐기고 노니는 것을 한권의 책을 읽는것과 같고 도를 닦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을까?
노고산성을 내려가는 길에 만나 장대숲..
부여창을 호위하여 퇴각하던 백제 철기병의 결의가 느껴지는 듯..
세월은 어쩔 수 없다..
온 산이 가을에 몸을 맡기고..순응한다..
추상같은 가을의 명령을 누가 어기랴!
찬샘정 정자..
찬샘의 명성은 가믐에도 그치지 않는 한결 같음에서 나온다..
한여름에 어느 샘인들 물이 나오지 않겟는가?
여름에 모든 나무가 다 푸르다..
세월이 흘러 추워진후에야 비로서 송백(松栢)이 늦게 시듦을 알게 되듯이(寒然後 知松栢之後彫)..
찬샘정에서 지는 노을의 영접을 받으며 콘크리트길을 걷는다..
직동마을 입구에 선 서낭당 나무가
마치 고급레스토랑의 중후한 웨이터처럼 정중하게 나를 맞아 인도한다..
권하노니
누구라도 노고산성을 걷는 노고를 아끼지 마라..
호수 자락에 스러져간 백제 용사와 신라의 젊은이의 장렬한 산화를 안타까워하는
할미바위의 노파심을 고요히 느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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