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보은군 회남면 법수리-산수리-사음리 호반길을 걷기로 하엿다..
그런데..대청호 만수로 호반길이 잠겻네..
길이 끊기면 에둘러 가지..
길은 원래 없었다..가고 가면 길이 되는 것..
안전한 포장길을 사양하고 가보지 않은 농로를 걷는다..
포장길로 더 둘러가는 일행을 보고 "주식투자보다는 적금불입을 선호하는 팀"이라고 햇더니..
누가 채권투자팀이라고 정정해준다..ㅎㅎ
그덕에 멋진 나무데크길도 걸어보고..
이곳은 보은 연꽃단지로 선정되어 시범사업으로 투자하는 곳이란다..여름 연꽃을 보러 오면 좋을 듯..
여기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다시 법수리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 산길을 넘다가 멋진 풍광을 발견..
어느 복많은 집안 묘소..잔디에 앉아 멋진 대청호를 감상하며 점심을 든다..
누구는 묘소에 폐가 될지 걱정하지만..
우리 일행 아니면 이 적막을 누가 깨뜨려 줄것인가..
전국시대 조나라 맹상군이 삼천식객을 거느리고 영화를 누리던 시절
연회자리에서 호기롭게 말했다..
" 시한수로 지금 이렇게 즐거운 나를 슬프게 할수 있는 자는 큰 상을 내리겟다"
이에 한 사람이 나섰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나니
세상사 뜬구름 같은 것
무덤속에 들어가 사람들 떠난 후
산은 적적하고 달빛만 어스름하리니..
空手來 空手去 공수래 공수거
世上事 如浮雲 세상사 여부운
成墳墓 人散後 성분묘 인산후
山寂寂 月黃昏 산적적 월황혼
맹산군의 두눈에서 눈물이 흘렀다는...믿거나 말거나...
그렇게 또 길을 만들어 나간다..
근본이 서면 길이 저절로 열리고(本立道生) 본질이 드러나면 길은 자연히 드러난다(體露道見)
도력 높은 반사경..
길을 손쉽게 구부리는 마술로 미인들의 애교도 받고..
낙엽의 길을 걷는다..
이효석은 낙엽을 태우면서 갓볶아낸 원두커피의 냄새가 느꼈고..
구루몽은 시몬의 낙엽 밟는 소리를 좋아하였고..
너구리 장명부는 가을 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낙엽의 투혼을 사랑하였다..
마름골 날망을 향해 걷는다..
마름골..사음리 표기가 같은 지명이라 해서 찾아보았더니..
사음’의 舍’는 일반적으로 ‘집’이나 ‘관청’을 뜻하지만, ‘그치다’, ‘말다’의 뜻도 갖고 있다.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서는 ‘마름’을 ‘지주의 위임을 받아 소작인을 관리하던 사람’으로 풀이하고, ‘사음’과 같은 뜻의 말이라고 하였다.
이곳에는 대추나무 심느라 바쁘다..보은 대추의 명성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름골 날망에서 낙엽길을 따라 들어간 끝자락..
아름다운 반도가 눈앞에 펼쳐진다..손도 씻고..물수제비도 뜨고..남은 매실주도 비우고..
숨이 막히고 말문이 닫히는 아름다운 대청호..
집은 허물어져도 독서에 여념없는 소녀..점심먹은 묘소에 모셔진 산신령님과 백호..법수리 굴다리 벽화 왕눈이..
이곳에 호수가 생기고 고기잡는 동네가 되리라 어찌 알고 그 옛날 지명을 어부동이라 지었는지..
오늘 들린 무수한 묘소 중 훈민정음체 한글이 새겨진 인상깊은 상석..
그렇게 우리는 대청호반을 걸었다..
혼자라도 두려워하지말라..
하물며 길동무들이 함께 함에랴..
속세를 벗어났다 번민하지말라..
다 버리고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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