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에서 바라본 노루벌)

 

둘레길 걷기에 나섰다..

지난번 구봉산에서 노루벌을 바라보다..꽃피는 봄에 가보마 하였는데..

그 기회가 일찍 다가왓다..

 

 

하여, 오늘  가수원 지나 괴곡교 아래 공터에 집결하였다..

논두렁 길을 걸어가며 구봉산을 바라본다..

 

 

저 정상에 구각정도 보이고..출렁다리와 노루벌을 내려다보던 전망대도 보인다..

몇십년을 살을 섞고 살다가 50줄에 와서 신혼재미를 느낀다는 격으로 이제사 구봉산에 올라 노루벌을 발견하고

한눈에 반했다..

 

 

노루벌은 갑천을 감싸돌고.. 밭이랑은 노루벌을 끼고 돌고..길은 밭이랑을 따라 돈다..

나는 길을 따라 돌아나가고.. 

 

 

노루벌이 사랑하는 갑천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 모진 가슴에 나무는 석쇠같은 그림자 드리웠다..

 

 

뚝방에 나무 솟고 강물을 따라 병풍친 구봉산 줄기들..

이런 풍경을 걸어가다보면 어느새 추억 속으로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전형적인 물도리동.. 노루벌..새끼노루가 어미 노루를 쫓아 뛰어가는 형국이라하여 노루벌(장평)이라고 한단다. 

다음번엔 회룡포의 뿅뿅다리와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 저 다리를 건너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탐색해봐야 겠다..

 

 

다리위에 서서 구봉산을 바라본다..

이 강물은 정림동-월평동-삼천동-전민동을 지나 신탄진 금고동 쯤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우리는 노루벌을 지나 장평보를 건너고 수내교를 건너 물안리를 거쳐 대추벌을 지나 유천동으로 향하는데..

물안..대추벌..우리말 지명이 정겹다..

그런데..흑석(黑石)동은 무언가?

원래는 옥녀탄금형의 명당이 있는 들이라 해서 금평(琴평) 즉 거문고의 들이라는 의미의 "거믄들"이었는데..

후일 와전되어 "검은 돌"이라는 의미의 흑석동으로 불리게 되엇다는 말씀..

"거믄들-물안-대출벌" 요렇게 다시 바뀌면 더 이쁠덴데.. 

 

 

대추벌 가는 길에 웬 타조가 이역만리 추운 겨울에 의연하게 서잇네..

타조는 열대 동물아니던가? 

 

 

대추벌의 멋진 반사경..술취한 눈으로 보는 것 만큼 세상을 이쁘게 바라본다..

 

 

대추벌을 돌아 유천동 오솔길이 강변으로 이어진다..

고즈녁이 한가로운 길이다..

 

 

철새는 날아가면서..

 

차라리 참새가 되고싶고..

차라리 길보다는 숲이 되고..
차라리 발아래에 있는 흙을 느끼고 싶다고 할려나..
Yes I would If I only could
I surely would

 

 

그렇게 걷다가 봉곡리 야실마을에 다다랐다..

야실..예전에 불뭇간(야장간)이 있었기에 지명이 그리 되엇다는..

 

인심좋은 어르신들 덕분에 노인정 따스한 방에서 찬바람을 피해서 도시락을 먹는다..

답례로 뽀랭이의 판소리 "기생점고"하면서 .죽심이..섭섭이..불러내어 인사 시키고..ㅎㅎ

 

 

노인정..거실에 걸린 덕담..

백인당중(百人堂中) 화기자생(和氣自生)

백번 참는 집안에는 화기가 저절로 생긴다..

 

그래서 이 동네 인심이 좋은갑다..

 

 

 

고드름...파란 고드름..하얀고드름..수정고드름..

각시님 영창에 달린 고드름..소방관 잡는 고드름..

 

 

야실마을을 나와 봉곡리 다리건너기전 우측 강변을 따라 가노라니..

부처님이 계시네..극락은 어디인고?

절벽 중간 솔아래 연꽃위라네..

 

 

 저 보를 건너 손예진 주연의 영화 클래식을 촬영햇다는 정뱅이 마을로 들어간다..

 

 

 

 

정뱅이 마을에 취화선 장승업이라도 다녀가셨나..

 

꽃과 나비~ 너울 너울 춤을 추고..

우리네 사, 사랑은 아이가이가 두둥실 좋을씨고..

 

 

 

 

 

지난번 청주 상당산성 갔다 오는 길에 수암골 벽화마을에 가지 못한 한을 여기서 푼다..

멋쟁이 정뱅이 마을..

 

 

정뱅이 마을 입구에 놓인 설치물도 예술이다..

이쁜 우주선이라도 날아와 살포시 앉아도 되겠다..

 

 

돌아오는 길..무언가 가슴에 가득 채워져 추위도 잊게 만든다..

한겨울에 만나는 온기..사람사는 느낌..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나무가 팔을 뻗고 몸을 뒤챈다..

흰눈은 흰구름을 보고 눈을 찡끗한다..

어쭈 저넘들 끼리 무슨 꿍꿍인가?

 

 

다시 돌아온 노루벌.. 다리 밑을 흐르는 가녀린 물줄기를 보며

설핏 깨달앗다..

아..봄이 다가오고 있구나..얼음 속으로..입춘이 낼 모랠세..

 

 

오늘 노루벌-장평보-수내교-대추벌-유천동-야실마을-정뱅이마을을 거치며 받은 아름다운 풍광과 인정..

저 흰 캔버스에 그려내고 싶다..

정 안되면..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도..

쓸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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