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 애월리 숙소에서 8시에 출발한다..

아침바다를 바라보며 해변따라 걷는 길 상쾌하기 그지 없다..

숙소에서 조금 걸으니 고내포구가 나오고..차길에서 벗어나 올레길이 바닷가로 이어지니 더욱 좋다..

 

 

아침바다 갈매기..금빛은 버리고 푸른 빛을 실었다..

 

 

벼랑가로 담을 쳐놓았다..추락방지용인지..

 

 

고래다..자세히 보시라..

없음 말구..ㅎㅎ

 

중엄리 새물..

한라산 중턱에서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해안가에서 솟아난다는 용천수 중 하나..

새물 샘터로 내려가 쳐다보니 올레가 벼랑길이네..

 

 

구엄포구를 바라보고 걷는다..빈 해변을 걸으며 느끼는 자유.. 

 

 

구엄포구 돌염전..소금빌레..빌레는 암반지대를 뜻하는 제주말..

바닷가 암반위에 바닷물을 증발시켜 천일염을 만든다..

 

 

여기 구엄포구에서 일행 중 한분은 방파제로 낚시하러 가고..

우리 선두 일행 5분은 16코스 대로 내륙으로 향한다..

후발 팀들은 찻길따라 이호해수욕장까지 가서 17코스로 용두암까지 가기로..

 

구엄리 마을...봄빛을 가꾸는 들밭..

하얀 너울 쓰고 오는 봄처녀 보이시나..

 

 

마을에 인상적인 집 대문이 보인다..

이런 풍류가 잇는 집은 대개 인심도 넉넉한 법이다..

 

 

 

보랏빛 꽃이 말없이 반기는 올레 길..

만화방창해도 말한마디 없지만

진정한 즐거움은 말이 없는 가운데 잇다는 것을 그 누가 알리요..(誰知眞樂在無言)..

 

 

 

요즘 제주 유채축제가 한창이라는데..이곳에서 드물다..

길가에 어쩌다 보니 반갑기까지..

 

 

수산봉 아래 당도하니 제법 너른 유채밭이 잇다..

봄과 노랑은 잘맞는 궁합이다..

 

 

수산봉 언저리를 지나 경치 좋은 곳에서 쉬마하다가 참지못하고 숨을 돌리고 요기하고 조금 오니..

멋진 풍광을 만난다...수산저수지와 곰솔

400년 묵은 풍채 좋은 소나무..눈이 내려 덮히면 흰곰같다 하여 곰솔이란다..

 

 

 

 

수산..물뫼..

아름다운 지명의 저수지 제방에는 이뿐 꽃이 피엇다..

흰나비를 보면 슬픈 일이 생긴다고 동행이 말하자마자 노랑나비도 나타난다..

꽃과 나비..너울 너울 춤을 추는 물뫼..

 

 

이 길이 오늘 내 마음에 자리잡는다..

 

 

좋은 일은 겹으로 온다고 목련이 아름답게 핀 멋진 저택을 만낫다..

 

 

대문에 녹운당..초록 구름의 집이라고 써잇네..

일행이 주인장에게 섭외해서 잠시 들러 커피한잔 마시게 되엇다..

당호에 대해 물으니 보랏빛 안개가 자욱한 날 감흥이 일어 녹운당이라 작명하였단다..

친지에게 보랏빛 안개 이야기를 하엿더니 화학자인 그분이 "곧 산성비 오겠군.."하더라면서 웃는다..

참 넉넉한 안주인이다..

 

 

 

집안에 수선화는 한창이고..목련은 소담한 몽오리를 가진 사춘기 소녀 같다..

 

 

거실에서 바라본 풍경..멀티비젼이 따로 없다..

윤증고택에서 본 와이드 티비화면 능가하는 최첨단 설비랄까? ㅎㅎ

 

 

 

집안 곳곳의 창이 그대로 풍경화 액자..

동네이름답게 물뫼의 풍경..지대로 보여준다..

 

 

현관에서 바라보는 정원도 그대로 작품아닌가?

이건물을 설게한 건축가가 가평에도 똑같은 건물을 지었는데 건축상을 받았다고 하니 명품집이다..

더구나 원두커피는 찐하면서 구수한 안주인의 인심을 닮앗으니 또한 거주하는 분들도 명품이다..

 

 

 

감사드리며 나오는 정원에 매화는 흐드러지고..붉은 명자꽃은 싱그럽다..

紅紅白白自天眞

붉은 것은 붉고 흰 것은 희니 스스로 하늘의 참됨이라..

 

4월의 예고편을 여기서 만끽한다..

 

 

커피향이 가슴에 남아 저절로 고개가 돌려져 바라보니..정말 아름답지 아니하랴..

 

 

커피마시느라 지체되어 수산리 올레를 도르멍 갓당..

 

 

이제 우리는 수산리 밭길 사이로 걸어간다..귤나무에서 귤은 거의 수확이 끝나..

귤을 사먹지 못하고 아무 생각없이 집에서 가져온 한라봉을 까먹으며 아쉬움을 달랜다..

바닷가 소풍에 며루치 반찬 싸온 셈이다..

 

 

매화가 가득 피엇다..

선암사나 섬진강변에 가서 봐야할 매화 여기서 다보니..

 

화개화락축년신(花開花落逐年新)

꽃은 피고 지고 해마다 새롭구나..

 

 

드디어 나무에 달린 귤을 만낫다..

주인장이 보이지 않으니 차마 따먹지 못하고  침만 삼키며 달랜다..

 

 

이제 항파두리로 가는 오솔길로 접어든다..

올래표시와 돌하르방이 정겹다..

이번 코스를 걸으며 올래 길안내 표시한 분들의 노고 감사드린다..

너무나 정성스럽게 잘 보이게 적절하게 표시해놓아 조그만 불편없이 코스를 완주하엿다..

걷기열풍의 원조 다운 솜씨다..

 

 

항파두리로 가는 길에서 누가 광릉수목원 길같다고 한다..

솔향이 가득한 길을 차도옆 잔디로 걸으니 양탄자를 걷는 기분..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에 도착햇다..

몽고의 30년에 걸친 침략의 막바지..무신정권을 몰아낸 조정에서 원에 항복을 결정하자..

삼별초 부대가 반발하여 대몽항쟁을 이어간다..

완도가 함락되자 김통정 장군 일행이 제주도로 후퇴..이곳에서 2년 6개월 항쟁을 이어가다..결국엔..함락된 비운의 유적지...

 

 

이곳에도 730년후엔 봄이 되니 무심한 개나리만 가득피엇다..

 

 

반사경에 비치는 올래 풍경도 이국적이다...

 

 

제주의 잘난 말도 보고..

잘난 말은 주인이 드는 채찍의 그림자만 보아도 달린다는데..

이넘 제법 의젖하게 포즈도 취해준다..

 

 

고성숲길과 고성천길을 지난다..

돌담이 어우러지는 제주다운 소담한 길..

 

 

문득 귤이 가득한 귤밭을 만나자 잠벗이 귤을 사겟다고 주인을 찾아갓다가 공짜 귤만 한보따리 얻어왓다..

제주 귤은 배에서 먹는 활어회 처럼 신선하고 맛있다..

 그러는 사이 이제 광령1리로 가는 막바지..청화마을에 도착햇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향림사 입구에 도착하니 비바리가 우리를 반겨준다..

 

오젠허난 폭삭 속아수다..(통역)..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은 뭐..저 좋아서 하는 것인디..ㅎㅎ

 

오늘 걸은 길..

고내포구-중엄 새물 - 구엄포구 - 수산봉- 곰솔-수산저수지- 예원동 -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고성천길- 숭고당- 청화마을- 향림사-광령1리사무소  17.8km를 아침 8시 출발하여 12시 30분까지 4시간 30분에 주파..3시 배를 타려고..

 

 

광령1리사무소 앞에 마침 택시가 대기중이다..

입심좋은 기사님..여자 4명을 거느리는 솜씨가 제법이라나..

"6명까지 통솔 가능합니다..ㅎㅎ"

 

일행분이 특이한 제주시 가로수에 대해 물으니  구실잣밤나무라고 한다..

이것도 밤나무라 꽃냄새는 끝내준다는..

 

항구옆 물항식당에 갔다..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깔끔한 갈치국으로 마무리.. 

 

 

돌아오는 배..갈 때의 반만한 크기..

공연장도 없고..안마기도 승객의 침대용으로 쓰이는 바람에..할 일없어 배난간에 기대다..

푸른 바다에 매혹된다..

깊고 푸른 바다..

 

 

추자도를 지나자 일몰쇼가 진행된다..

어디서나 맞는 일몰은 가을 만큼이나 심금을 울린다..

해가 내일 다시 떠오른다는 당연한 전제가 잇더라도..

바다는 저녁 요기를 탐스런 홍시로 맛나게 하겠구나..

따스하게 잠들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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