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걷기에 나섯다..

이번엔 청산도..완도에서 남쪽 뱃길로 40여분 거리..

새벽 4시30분에 출발하는 버스편에 올라타 한숨자고 났더니, " 내이름은 칸"이라는 영화를 상영한다..

미국 이슬람신자가 겪는 9.11.세계무역센터 테러 전후의 변화, 종교에 대한 편견 등을 다루는 영화..

영화는 말한다..사람에게는 2가지 종류가 있다..

좋은 행동을 하는 착한 사람과 못된 행동을 하는 나뿐 사람..

종교와 인종에 따른 구별과 차별은 무명과 번뇌에 부화뇌동하는 업보일 뿐이라고..

영화를 보면서 찔찔 짜다보니 완도에 도착한다..결말을 보지못한채 차에서 내린다..  

 

 

완도에 내리니 성장한 동백꽃이  반기네..

귀빈회관 해초해장국으로 시원하게 속을 채운다.. 

 

 

청산도행 카페리호에 찬바람을 맞다보니 청산도가 보인다..

하늘과 섬과 바다가 청록동색일세..

 

 

도청항에 내려 1코스를 걷는다..

미항길-동구정길-서편제길-화랑포길로 이어지는 5.7km

 

 

슬로시티답게 느림의 종을 치고 출발..

느리게 걸으라고 하는데, 11시에 출발한 우리는 6시까지 7코스 22km를 주파하려는 욕심에 마음이 앞선다..

 

 

항구의 끝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바라보는 반사경..

하늘처럼 마음은 한가롭다..

 

 

도락리를 지난다..돌담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에서 잊고 지내던 고향의 정취를 만난다..

 

 

글씨를 읽고 마음을 달랜다..마음은 아기와 같아서 항상 어르고 달개야한다는 것..나이들며 알았다..

 

 

동구정길에서 만나는 바닷가 소나무 길..

이 아니 좋으랴..

 

 

청산도 풍경을 대표하는 유채꽃길..

구비구비 이어지는 소로길이 유채와 손이라도 찹고 춤을 추는 모습같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며는 꽃에 들어 자고가자

꽃이 푸대접하거들랑 잎에라도 자고가자..

 

청산도 유채꽃밭에 서면 옛시조가 절로 들려옵니다.. 

 

 

여기는 서편제 길..

영화 서편제에서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을 여기서 촬영..

"사람이 살면은 몇백년을 사나

개똥같은 세상이나마 둥글둥글 사세.. "

 

 

화랑포길 초입에 산도화가 피어오르며 햇살과 함께 마음도 뜨거워진다.

 

 

새땅끝을 돌아나오는 바닷길..

화랑포길 입구에서 막걸리 먹느라 지체하여 거꾸로 일행을 마중나간다..

 

 

2코스 사랑길이다..

초분을 지나 읍리로 향하는데...바닷가 벼랑길이 정겹다..파도 소리 한가롭고..

 

 

갯돌에서 당리로 향하는 돌무지 논뚝길..발걸음이 가볍고..

 

 

당리 마을에 서편제의 세트장이 남아 있네..

북을 치면서 개사한 사철가라도..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나도 어제 청춘이었거니와 오늘 백발 속에서도 다시 꽃이 핀듯하구나..

 

 

청산진성을 걸어 간다..환장하게 아름다운 봄날이 아닌가..

 

 

바뿐 발을 붙잡으며 위로하는 느림의 시계..느림은 행복이다..

시간을 나누어 쓸수잇다면 이 즐거운 시간은 느리게..저 고통의 시간은 빠르게 하면서 살고 싶다..

 

 

구장리 해변을 지나 권덕리에 이르는 해안가 낭길을 지나자 5코스 범바위길..고바우 산길이 시작된다..

저기보이는 말탄바위가 정상이 아니고..

 

 

말탄바위를 지나 숨을 돌리며 바라보는 풍경..외로움을 타는 돌섬이 사람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범바위 직전에 진달래가 활짝피엇네..진달래 먹고..

 

 

범바위길 막바지 길에 지친 발걸음을 위로하는 진달래들..

그 너머로 펼쳐지는 섬등의 요염한 능선..

 

 

범바위 전망대에서 아이스크림에 막걸리에 잠시 숨을 돌리고..내려가는  길..여기가 용길이다..

용처럼 꿈틀거리는 길..그래선지 저 아래 해변까지 돌계단으로 내려가는데 예전에 다친 왼쪽 무릎이 다시 아프다..

 

 

계단을 다 내려오니 계곡의 시원한 물이 반긴다..

여인들은 신을 벗어 발을 담그고..

 

 

장기미 해변가..몽돌이 동글동글..

참 둥글게 한세상 잘 살앗구나..

 

 

이제  콘크리트 길을 걸어 청계리로 향한다..

그 지루함을 알고 그림자가 말을 거네..

 

 

서둘렀어도 해는 뉘엇뉘엇..

숙소로 향하는 마음 급하여 6코스 구들길은 잘라먹고 들길로 질러간다..

다시 유채가 나와 환영해주네..

 

 

 

숙소에서 떨어진 일행의 친척집에서 저녁식사..남도 내음 물씬한 식사를 하고..

안주인이 취미로 만든 희한한 조개 장식도 구경하고..조개가 꽃이 되고 자수가 되고..

 

 

숙소에 주안상이 차려졌다..

수면제용 폭탄주 말아 3-4잔 마시고..몇 분에게 나누어드리고..

이어 지는 "흠냐 흠냐....홍야 홍야"에 즐겁게 웃고..

 

이 취객에게 한마디하래서 한 것이..

 

낙화는 뜻이 있어 흐르는 물을 따르건만
유수는 무정하여 낙화를 흘려 보내는구나.

(落花有意隨流水  流水無情送落花) 

 

 

1차를 마치고 달빛 도보에 나섰다..

초승달이 어스름한 바닷가를 어슬렁 걸어 파도소리 들리는 정자에 앉아

수다를 안주 삼아 오디주..막걸리를 마신다.. 

 

 

술 기운이 갯내음에 버무리되어 저절로 흥이 우러나는 밤..

낙화유수 한귀절 지멋대루  흥얼거린다..

 

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
종달새 울어 울어 춘삼월이냐
봄버들 하늘하늘 춤을 추노니
꽃다운 이강산에 봄맞이 가세..

 

오늘 지대루 봄맞이 놀이 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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