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걷기에 나섰다..이번엔 전북 장수군 천천면 용광리 광산마을에서 시작하여 정여립 사건으로 유명한 죽도에 이르는 구간..

천천(天川)..하늘내..하늘 가까이 흐르는 냇물이니 금강 상류로 걸맞는 이름이다..

 

 

이곳에도 4대강 사업인지..강변 제방 공사가 한창이다..

재작년에 걸엇던 풍광은 사라지고..

다리옆 저 노송..허리는 절반이 고부라져 다리 한모퉁이에 생존하는 저 정신으로 금강도 꿋꿋하게 벼텨주기 바란다..

 

 

천천1교 건너기 전 우측으로 난 임도로 접어 들었다..

전에 가보지 못한 길..금강을 간간히 굽어 보며 산허리를 감돈다..

 

 

종달이인지..꾀꼬리인지 새 소리 들으며 숲길을 걷다가

나무 틈사이로 금강의 숨소리를 간간이 확인하며 걷는다..

 

 

진달래가 한창이다..

영변 약산 진달래보다는 못할지라도 꽃너머로 보이는 동행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진행자는 길이 짧다고 아껴 걸으란다..

이 모퉁이 돌아 내리막이 끝나면 아스팔트길이 나온다..

 

다시 선두가 포장길을 제치고 임기응변으로 천천2교 옆에서 논두렁길로 접어든다..

노랑꽃이 앙증맞게 고사리 손으로 환영하네..

 

 

천천면의 하늘내는 천천히 흐른다..

무에 급할 일 있는가?

급히 내려가야 용담댐에 막히고 어찌 하여 지나가면 강공사에 시달릴테니...

 

 

강을 가로지르는 노깡다리를 건너 S라인이 허리를 감고 걸을 생각하니 벌써 흥분된다..

 

 

여기서 멀지 않은  실개천 끝트머리에는 뜬봉샘이 있겠지..

그 샘출신 강물은 얼마 되지 않으련만 벌써 동무를 모아 강물을 이루네..

 

 

 

쌍암마을 건너편 노깡다리를 건넌다...

흐르는 물소리 따라 봄도 흐른다..

 

 

세월교를 건너 S라인 길을 걷는다...

모판을 펼쳐논 할매들이 나물 캐로 나왔냐고 묻는다..

 

 

하늘내 들꽃 마을로 간다..

이틀전 내린비로 구상마을 앞 보 위로 넘치는 물..아예 신를 벗고 건넌다..

 

 

하늘내 들꽃마을에 들렸다..

매화가 반기고..

 

 

홍매화도 열렬히 환영하고..

 

 

들꽃마을 황토방 창문에서 아름다움을 엿보네..

 

 

속없이 바람 부는대로 이리 저리 날리는 버들을 보며

 

어떤 이는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한탄을 하고...

 

어떤 이는

봄버들 하늘 하늘 춤을 추노니

꽃다운 이 강산에 봄맞이 가세..

찬탄한다..

 

 

 

가막골 유원지 강둑에 앉아 점심을 든다..

10년 묵은 산삼주..살인마..막걸리..매실주..

 

 

그리고..주력부대는 금강 물길을 5번 건너 죽도에 이르겟다고 떠났다..

 

 

어제, 오늘 바람이 보통이 아니다..

어제 천내강에서 찬바람에 헤메어 감기기운에 다리도 션찮고..해서 난 차술을 써서 죽도로..ㅎㅎ  

 

 

죽도..

조선조 정여립 사건으로 유명한..

정철이 책임자로 진행한 기축옥사의 후유증..

1000명의 조선의 인재들이 어작나고..

그이후 300년간 당쟁 격화의 빌미가 되었던..

최근에 영화 "구름을 벗어난 달"의 배경지..

 

 

 

 

 저 멀리 죽도를 상징하는 달문같은 바위를 바라본다..

저 풍광은 새마을운동 시대에 탄생하였다는... 

 

 

신을 벗고 강물에 발을 담그니..얼음같이 차다..

거기에 죽도에 죽도록 부는 바람까지 보태니..

40도 산삼주도 별무 소식이네..

 

 

문득 하늘에 뜬 구름이 죽도의 주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 안에서 벌어진 인간사야 말로 뜬 구름같은 일이 아니던가?

 

 

 

저 멀리 일행들이 나타낫다..

강모래밭에서 기마전도 햇다더만..

 

 

 

 

성큼 성큼 내딛더니 주저없이 여울을 건넌다..

밧줄을 잡아주고 끌어주고..

강물은 차가웠지만 인정은 뜨겁다..

 

 

그렇게 죽도를 떠난다..

강건너 죽도에 이르는 물길은 날씨가 뜨거워지고 물이 얉아지는 5월말-6월초의 갈수기에 가기를 권한다..

시원한 강물과 데이트하기 좋기에..

 

 

별을 보기 이른 오늘..

죽도에 죽도록 부른 바람 실컷 맞았다..

마음 찌꺼기까지 다 떨어져 나가니

청정함만 남았다..  

술로 채우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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