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열,‘각고(刻苦)’, 지본, 164×82cm, 개인 소장. 송시열이 ‘刻苦’를 쓰고 제자인 유명뢰(兪命賚), 권상하(權尙夏), 정호(鄭澔)가 ‘각고’를 주제로 학문과 공부에 대한 자기 생각으로 발문을 달았다.
작품은 제자 유명뢰가 ‘刻苦’라는 두 글자를 공부하는 자로서 제일 먼저 마음에 새기려 글을 청하자 우암이 써준 것이다. ‘글씨는 그 사람이다’라는 도학자들의 글씨에 대한 명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해행으로 구사된 장중한 필획, 확고부동한 안정된 짜임새에 절의에 찬 우암의 성정과 기질이 그대로 드러나 있음을 단번에 간파할 수 있다. 특히 장지바닥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필의(筆意)가 글씨의 생동감을 극대화하는 지점에서는 우암을 생면(生面)하는 감흥까지 자아낸다
더욱이 ‘느긋하게 되는 대로 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배우는 자의 가장 큰 병통이다. 만약 이러한 병통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비록 높은 재주와 아름다운 자질을 지녔다 해도 결단코 성취할 가망은 없는 것이다. 刻苦라는 두 글자가 어찌 이러한 병통에 꼭 맞는 훌륭한 처방이 아니겠는가’라고 하는 우암의 제자 권상하의 발문을 보면 글씨 자체가 곧 선생님이 되어 목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글씨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금 발견하게 되는데, 서예가 단순한 기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정신이 투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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