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를 부치다
붉은 달이 떠오른 강가에 바람 한 점 없으니
둔치의 풀벌레는 더위타령에 고음불사하고
가로등은 염치불구 강물에 길게 누웠네
문득 합죽선을 꺼내 바람을 일으키니
그 바람 두뼘을 넘지 못하지만
여름부채 한목하기 좋은 시절이렸다.
바람은 어디서 오나?
바람은 고요에서 나왔으니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운명
그대! 바람과 고요를 소통시키는 우아한 중재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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