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게 빈듯이

 

 

잠들지 않는 도시
새벽에도 용트림하며 인간사로 분주하다.

 

신령함이 깃들것 같지 않은 이 도시에도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미명(未明)엔
잠시 신령한 기운이 감돈다.

 

우리의 앎이 미치는 곳 저너머에 신령함이 깃들기에
어떤 이는 놀라거나 무명생동(無明生動)하고
다른 이는 외경하여 한없는 경배를 보내고
누구는 오직 모를 뿐이라며 담담히 관조하지.

 

신령함은 모든 것을 완성시키는 최후의 점정(點睛),
신령함을 느끼는 그 자리에 밝게 빈듯이 깃든다네. 

 

   

(2006.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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