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걷기에 나섰다..

KTX에서 설핏 잠들었다가 설국에 다녀온 꿈을 꾸었나 보다..

눈길을 엉금 엉금 기어서 역에 도착한 꿈을...

 

 

부산역에서 지하철로 1시간걸려 장산역에 하차..

기장가는 180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소식이 없어 주변에 물어보니 그런 버스는 안다닌다나..

소개 책자의 정보는 잘못되었나 보다..

택시타고 1만원을 투자하여 죽성리 황학대에 도착..

오늘 걷기 시작..

 

 

황학대는 고산 윤선도가 7년간 유배살던 곳이다..

황학대에 올라 고인이 보던 바다를 느껴본다..

 

 

오늘의 코스는 기장읍 죽성리 황학대 - 월전리- 대변항- 연화리- 오랑대- 수산과학관- 해동 용궁사 - 공수리 - 송정해수욕장에

이르는 14KM..

 

 

자유...

내가 부산 갈맷길을 찾는 이유..툭터진 공간에서 느끼는 자유,,해방감..

 

 

믿음, 소망, 사랑 가운데  그중의 제일이 사랑이듯이

자유, 정의, 진리 가운데  그중에 제일은 자유다..

 

 

설국의 꿈이 여기서는 푸른 남국의 꿈으로 변환된다..

나는 지금 여기를 꿈꾸고 있는가?

 

 

굴껍데기처럼 단단히 감싸고 나온 길..

양양한 햇살이 몽롱한 바다빛깔로 유혹하며 나를 벗게 만든다..

 

 

하지만, 가끔은 찬바람이 불어와 정신을 들게하고..

돌아보는 현실은 아스팔트길이다..

이 포장길은 황학대에서 오랑대까지 쭉이어진다는 현실을 감내해야한다..

 

 

그런데, 월전리를 지나자 순복이가 주인의 부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를 앞서 가며 길을 인도한다..

저 바다에서 불어오는 자유의 향기가 가출을 유혹하였으리..

한참을 따라오던 순복이 떼어놓느라 고생..

 

 

대변항에서 풍기는 오징어 냄새에 평정심을 잃고 한마리 매수..

녹신한 살맛에 입안 풍기는 은근한 그 냄새..좋다..

 

 

점심은 대변항 짚불 곰장어 구이..

주인에게 물엇다..

왜 기장에 와서는 짚불 곰장어를 먹으라 하는지..

못살던 시절..싸구려 곰장어를 흔한 짚불에 구워먹던 싼티의 향수아니던지..

모습이 흉칙하다고 동행은 한점 먹고 멸치찌게를 시켜버리고..

나는 혼자 2인분을 해결하느라  배가 두둑..

맛있다..얼릉 불소주 1잔 반주 삼아..오찬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연화리로 가면서 갈매기 희롱하며 룰루라라 걷는다...

뭐 갈매기가 나를 희롱하는지도 모르지만..

 

 

 

속도를 늦추면 아름다운 세상을 그저 지나치지 않고 좀더 바라볼 수있다..

세상을 들여다 보는 것은 바쁜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변항에서 연화리 가는 길도 계속 아스팔트 찻길..

군부대 옆 길로 들어 갔다가 나오는 길을 못찾고 철조망을 넘다가 사타구니가 걸려 고생.. 

 

 

연화리 포구 애기등대가 이쁘다..

부산의 해안은 노다지다..포구에.. 횟집에..

 

 

드디어 찻길에서 벗어나는 길로 접어든다..

자유는 너저분과 혼돈을 동반자로 하는지...해안도 널린 쓰레기로 몸살이다.. 

 

 

오랑대..

선비 5명이 풍광에 취해 음주가무를 즐겼다던가..

 

 

오랑대 옆으로 길다운 길이 전개된다..

 

 

백수 갑장..갈대들이 반겨주는 해변길..

속도를 늦추고(Slow down), 음미하고(Taste), 관찰하고(Observe), 깊이 생각하라(Ponder)..

이 해변에서 나는 STOP이다..

 

 

길은 수산과학원 옆길로 이어진다..그 길 끝에 용궁사가 보인다.

 

해동 용궁사가 보인다..

중턱에 해수관음이 동해를 관조하고..

 

 

용궁사에서 만나는 동승..원만구족..

 

 

축원대로 모두들

날마다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오..

 

 

용궁단...

여기가 용궁 입구인가 보다..

 

 

용궁사에서 바다쪽으로 시랑대로 가라고 하는데..길은 보이지 않고..

그저 다시 산길로 접어 들어 공수포로 넘어간다...

 

 

기우는 햇살에 길은 보석처럼 빛난다..

 

 

멋진 갈대 숲길도 만나니.. 오늘 길 중에 가장 고요하고 편안한 곳이라..

의자를 펼치고..잠시 따스한 차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본다..

 

 

공수포를 돌아서면 죽도공원과 송정해수욕장이 기다리고..

오늘 걷기는 막바지..

 

 

삼포길의 끝자락에서 만났던 송정을 오늘 다시 만났다..

송정 갈매기는 여전히 즐겁다..새우깡 하나에 춤추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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