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니 아침 강길 걷기도 빼먹기 일수다..
이 몸의 주재가 누구냐에 관하여는 오랜 세월 논쟁이 있었지만..
잠시만 방심하면 노예처럼..돼지처럼 살게 되는 요즘이다..
아침부터 요란을 떨어 몸에게 군기를 잡고..핑계거리만 있으면 꽁무니 빼려는 정신도 다그친 연후에야..
산길 걷기에 나선다..
올해 처음 보는 고드름..그로 인해 하늘은 더욱 푸르다...
응달에 쌓인 눈을 밟으며 자신을 칭찬한다..
마음이란 어린아이 같아서 어르고 달래야 하나보다..
사철 푸르름을 간직하고 사는 존재도..계절따라 멋지게 변용하는 존재도 모두 옳다..
내려오는 길...간이 식당에서 양미리와 만났다..
연탄물 위에 오글 오글 익으며 추억을 이야기한다..
그옛날 한풍을 막아주는 햇볕 가득한 담벼락 앞에서 들려주던 맛있는 이야기 잊었느냐고..
문득..과거로의 백일몽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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