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옥녀봉에서 곡괭이질을 마치고 돌아와 눈을 붙인후
오후 반나절은 동네 걷기에 나선다..
전에 걷다만 길..화암사거리-태전사- 매봉산 코스..
먹다만 음식은 곰팡이가 피지만 걷다만 코스야 언제나 신선할 뿐..
그런데, 길 안내가 태전사에서 구별이 안된다..
하여 무심코 태전사로 들어갔다가 절구경만 하고 나왔다..
거기서 좋은 글을 만난다..
행복하기 너무 쉽다는 깨우침..
자신을 낮추면 커지는 것이 있다는 충고...
내 안에 울리는 소리에 찾다가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에 노니는 잉어를 보면서 자유를 생각한다..
길은 묘하게 태전사 밖에서 산길로 이어지며 표준연구소 뒤산으로 구비구비 이어진다..
어떤 곳에서는 철책과 철책사이 DMZ 같은 길을 걷기도 하고..
길은 묘하게 도룡동 삼거리로 내려선다..
동네 가게에서 아이스께끼를 사다 물고 골목길을 걷는다..
꽃단장이 아름다운 집..
담쟁이 가득한 집..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담쟁이, 도종환)
매봉산길에서 만난 삽살이 성격이 좋아 첨 보는 사람의 손길도 거부하지 않는다..
매봉산 정상에는 빈 감시소만 남앗다..
광산 김씨 사계 김장생의 손자..김익희의 묘소 옆 길을 걷는다..
병자호란 당시 그의 동생 김익겸은 강화도 함락시 남문 성루에서 자폭하고..김익희는 아버지 김반과 남한산성에서 항전..
김익겸의 아들 중 큰 아들 김만기는 숙종의 장인이 되고..유복자 김만중은 구운몽, 사씨남정기로 유명한 문인..
서인 노론의 핵심 집안이다..
김익희는 대사성, 대사헌, 대제학을 역임한 사람이다..
한때 3년 연상인 송시열과 논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자신의 생각을 옳다고 주장하면서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가 송시열에게 말하기를 " 말이란 마땅히 허물(尤)이 적어야 하거늘 자네의 말에는 허물(尤)이 많다..이제 내가 우 자로 자네의 호를 지어 주겟다. 깨우치고 살면서 허물을 고치게"하였다..
그리고 송시열에게 편지를 보넬 마다 우암이라 호칭하였다..
그 이후 송시열의 호는 우암으로 불리게 되었단다..
자귀꽃이 활짝피엇다..
밤이 되면 나는 드디어
내 보드라운 꽃을 이마 위에 볏으로 꽂고
잎새를 넓게 펴서 퍼덕이며
달빛을 차며 날아오르는
커다란 새로 환생하는 것이다.
(자귀나무, 손영자)
자귀라는 뜻이 집안에서 기르는 작은 짐승들이 너무 먹어 생긴 병을 가리키는데..
너무 먹어 배탈이 나면 ‘짜구 났다’는 그 ‘자귀’란다..
숯골내 탄동천을 걸어간다..숯골 냉면을 먹으러 가려고..
여기는 저승사자가 삼천갑자 동방삭을 잡으려고 숯을 씼었다는 곳이 아니다..
왜가리는 피래미를 잡아 물고 좋아하다가 인기척에 당황하여 놓쳐버렸다..
피래미가 운이 좋았다..
얼음이 동동 뜨는 숯골냉면 육수를 들이키고 나서야 더위가 가신다..
<오늘 코스> 화암사거리 - 태전사- 도룡동 천주교회 - 표준연구소건너편- 매봉산 - 김익희묘소 - 교육과학연구원-화폐박물관
약 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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