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걷기..이번엔 산청군 단성면 운리 운리마을에서 이어걷기를 시작한다..
날씨는 북상중인 산바태풍의 영향으로 흐리지만 비만 오지 않으면 걷기 좋겟다..
때가 됨을 어쩌지 못하고 저리 벌어져 길손을 유혹하는 알밤...
유장하게 굽이 도는 운리임도를 걷는다..
오형제 가지가 자랑스런 소나무 숲길을 지나다가..
휘귀하다는 수정난을 만났다..
임도 중간 개울에서 더덕꽃잔에 홍삼주를 따라 마신다..
그냥 술도 흥겨운데..하물며 꽃잔에랴..
백운계곡에 다다랗다..
백운..흰구름이 들어가는 곳은 심심산골...여기도 걷기 아니면 그 누가 오리요..
싯귀절에도 백운심처(白雲深處)라 했으니..
이곳에 와 보니
흰구름 깊은 곳에 물소리가 한가롭더라..(白雲深處閑流水)..
계곡을 지나 마근담으로 간다..
마근담이 말 거시기 동네가 아니구...막힌 담에서 유래했단다..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
콘크리트마저 푸른 이끼로 덮는 마법의 길에..
고라니 발자국은 화석인양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자신의 행적을 드러낸다..
종알거리는 계곡 물소리을 들으며 걷는 길..
야생화가 지천이다..이름도 모르는 채 서로 눈으로 아는체만 한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며..
존중하지 않을 생명이 어디있으랴..
사리마을을 지난다..
떨어진 알밤..바람 속에서 길바닥을 방황하며 익어간 홍시를 주워 먹는 재미, 늬들이 알어??
작은 가지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 허리가 휘어지는 모습에 어머니가 생각난다..
작은 체구에 자식을 8명이나 낳아 기르느라 고생하던 모습..
동행이 노래 하나 가르쳐 준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회초리 치고 돌아앉아 우시던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바람 불면 감기들 세라 안 먹어서 약해질 세라
힘든 세상 뒤쳐질 세라 사랑 땜에 아파할 세라
그리워 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그리워 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울엄마가 그리워 진다
(나훈아의 홍시..)
덕천강이 도착했다..
저멀리 천왕봉이 보여야하는데 구름속에 아득하여라..
가는 길이 바쁘더라도 남명 조식 선생의 산천재는 꼭 들려야한다..
이곳 산천재를 짓고 이사하며 쓴 시다..
봄 산 어느 곳엔들 향기로운 풀 없으리오마는
다만 천왕봉 하늘나라와 가까와 사랑한다네.
맨손으로 들어와 무얼 먹고 살겠나?
은하수 같은 맑은 물 십 리니 먹고도 남겠네
德山卜居
春山底處无芳草
只愛天王近帝居
白手歸來何物食
銀河十里喫猶餘
이곳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길렀다..
천섬들어가는 큰종을 보소서
크게 치지않으면 소리가 없다오
어떻게 해야 두류산 처럼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을까?
남명이 먹고 살겠다던 은하수 같이 맑은 물이다..
도화정 옆 비석에 남명의 시조비가 서잇다..
지리산 계곡물이 이곳에서 합류하니 복사꽃 뜬 맑은 물에 천왕봉이 잠겼네..
아이에게 묻다 말고 자답하기를..이곳이 무릉도원이라..
다리를 건너니 금환낙지..금가락지가 떨어진 명당..이라는 비석이 서있다...
이동네 금가락지 어디 숨엇나 봤더니..
벽화에 그 답이 있네..
감이 가득한 이 곳..곶감이 바로 금딩이로구나..
왕년에 왕에게도 진상하고..
무서운 호랑이도 잡고..
금딩이가 수북하니 심심풀이 벼농사는 저절로 잘되고..
중태마을로 간다..
중태마을에서 일정을 종료하고..남사 예담촌으로 간다..
예담촌 지붕에 늘어지게 자는 고양이처럼 오늘 즐거웟다..
<코스> 운리마을 - 운리임도 - 백운계곡 - 마근담 - 사리마을 - 산천재 - 천평교- 중태마을 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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