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에 갔다..여기는 고모산성..영남대로의 옛길이 있는 곳..

내비에 진남휴게소를 입력하고 도착한 곳..앞에 영강이 흐른다..물론 이 강은 낙동강의 상류다..

 

 

고모산성으로 오르는 길에 페철도도 있다..

 

 

송림이 우거진 길을 걷다보면 쭉쭉 빵빵 다리 사이로 성벽이 보인다..

 

 

고모산성의 익성 석현성의 진남루가 우리를 맞는다..

 

 

석현성을 끼고 토끼비리로 가는 길이 펼쳐진다..

 

 

토끼비리란 토끼벼랑길이라는 의미인데..

고려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 시 이곳에 이르러 길이 없어졌는데 마침 토끼가 벼랑을 따라 달아나면서 길을 열어주어 ‘토천(兎遷)’이라 부른데서 유래한다고 전한다.

 

 

 

 

 

 

 

이길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반질 반질 윤이 나는 바위 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짚새기로 인해 닳고 닳은 바위런가.. 

 

 

전망좋은 바위에 앉아 거센바람을 안고 고모산성을 바라본다..

영강이 천연해자를 이루는 이곳이야 말고 천헤의 요지다..

 

 

문경은 새재로 대표되듯 서울로 이어지는 영남대로의 중간..

지금은 중앙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으니 그 중요성은 여전하다..

 

 

지금도 아슬한 느낌이 나는데 예전에 어땠을까?

 

조선초 어변갑이 쓴 시다..

 

設險函關壯  (설험함관장)   험하게 만들어져 함곡관처럼 웅장하구나

行難蜀道奇  (행난촉도기)   가기 어려운 길이 촉도 같이 기이하네

顚隮由欲速  (전제유욕속)   빨리 가려 욕심내면 넘어져 떨어지니

跼蹐勿言遲  (국척물언지)   허리를 구부리고 엉금엉금 기어가더라도 늦다고 꾸짖지는 말게나

 

 

 

 조선 성종 때의 서거정도 시 한수로 증언한다

 

屈曲羊腸路  굴곡양장로

逶迤鳥道奇  위이조도기

峯巒一一勝  봉만일일승

遮莫馬行遲  차막마행지

 

구불기는 양의 창자 같은 길이

구불구불 새 나는 것같이 기이하도다

봉우리 하나하나 모두 빼어났으니

그런데로 말 가기가 더디구나.

 

 

 

1744년 경의 토끼비리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권근(權近)은 견탄원(犬灘院) 기문(記文)에서,

"서울에서 경상도로 가려면 반드시 큰 재가 있는데, 그 재를 넘어서 약 백리 길은 모두 큰 산 사이를 가야 한다.  여러 골짜기의 물이 모여 내를 이루어 관갑(串岬)에 이르러 비로소 커지는데, 이 관갑이 가장 험한 곳이어서 낭떠러지를 따라 사다릿길로 길을 열어서 사람과 말들이 겨우 통행한다.  위에는 험한 절벽이 둘러 있고, 아래에는 깊은 시내가 있어 길이 좁고 위험하여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떨고 무서워한다.  몇 리를 나아간 뒤에야 평탄한 길이 되어 내를 건너는데, 그것이 견탄(犬灘)이다."라 썼는데..

즉 이곳 풍광을 말한 것이다..

 

 

 

석현성 남문안으로 들어서니 주막거리가 잇다..

정자에 누워 전날의 피로를 조금 떨치고..

 

 

당산 나무 아래 성황당 옆에 꿀떡고개라는 팻말이 붙었다..

험로에 고생해서 이 고개에 도착한 사람들의 요기를 위한 꿀떡고개이고,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들이 꿀떡을 사먹으며 과거에 붙게 해달라고 주술적 기원을 했던 곳이 아닐지..

 

 

노란 소국과 누런 고모산성이 파스텔화처럼 어울린다..

 

 

 

오정산엔 가을이 가득하다..

 

 

 

고모산성 남문으로 나와 석현성루를 밟고 내려간다..

 

 

애기 단풍이 더 붉다..

 

 

 

단풍이 아롱지는 영강의 물결은 보석처럼 빛난다..

 

 

<오늘 걷기>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진남휴게소 - 석현성 - 토끼비리 - 관갑잔도 - 석현성 진남루 - 성황당 - 고모산성 - 고분군- 진남휴게소 약 5KM

 

 

돌아 오는 길..상주고속도로 속리산휴게소에 들어가는데 속리산의 단풍이 눈을 붙잡는다..

 

 

오늘 걷기의 소감을 말하라면 이 그림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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