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걷기에 나섰다..오늘은 모티길 2코스 (수도리- 황점리) 구간이다..

김천 IC를 나와 구비 구비 가는 길...감천을 지나다..차에서 내려 한참을 본다..

어릴 적 어머니의 이모를 감천할머니라 불렀는데...그 곳에 오늘 처음 온 것이다...

IC에서부터도 40-50분 족히 걸리는 길을 간다..

 

 

중산면 수도리 가다..멋진 풍광을 만나 잠시 감상을 하고..

 

 

 

무흘구곡을 따라 간다..

대가천을 따라 명명된 무흘구곡은 조선 선조 때 선비 정구가 명명하고 유람한 곳이라 한다..

그는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 두분을 스승으로 모신 사람이다..

단풍이 좋은 이곳은 8곡 와룡암이다..

 

그의 8곡시를 보자..

 

八曲坡襟眼益開(팔곡파금안익개)   팔곡이라 마음을 여니 눈도 더욱 열리어

川流如去復如廻(천류여거복여회)   냇물이 흘러가다 다시 돌아오는 듯 하여라

煙雲花鳥渾成趣(연운화조혼성취)   자욱한 구름 꽃과 새는 혼연히 어울려서

不管遊人來不來(불관유인래불래)   유람객 오든 가든 관계하지 않을래라.

 

 

수도리 수도마을에 내려 수도암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입구가 보인다..

 

 

입구을 지나자 감시초소가 있다..이곳은 11월-5월까지 통제기간이다..

초소 근무자에게 물었다..

코스 종점에는 원점회귀 교통편이 있느냐고..

원황점 마을에서 교통편이 없단다..중산면 콜택시도 없고 인근 대산면 택시를 불러야 해서 돈이 꽤 들거란다..

하여..중도에서 원점회귀하되 근무자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숲길로 하산하기로 한다..

 

 

여기다..우측으로 모티길 코스이고 약 5KM 지점에서 숲길로 내려오면 좌측으로 나온다..

 

 

점입가경..걸어갈수록 알록 달록 가을단장이 화사하다..

 

 

태초의 인류의 탄생은 걸어가면서 시작되었다..걸어서 전세계를 석권하였다..

 

 

문명의 이기로 걷기를 잊기 시작하는 현대 인간들의 앞날이 걱정된다..

 

 

 

다행히 이 가을은 어디를 가나 만원이니 아직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자작 나무 숲이 고풍스런 선비다운 품격으로 다가온다..

 

 

억새도 억수로 가을을 좋아하나 보다..

 

 

 

메화 한송이에 봄이 다가오듯 붉은 나무 한그루가 가을 분위기를 주도한다..

 

 

곱게 물든 단풍이 2월화보다 붉다던 두목의 시귀절은 가을 마다 생각난다..

 

 

조것은 무엇이당가? 겨우살이??

 

 

한젓한 가을 길의 풍광에 자꾸만 발거음이 멈짓거린다..

 

 

그래도 길은 유장하게 감돌고..

 

 

굽은 길은 굽게 걷고 곧은 길은 곧게 걷는다..

여기가 숲길로 하산하는 분기점이다..하지만 일단 더 걷기로 한다..

 

 

버스로 온 산악회 사람들이 부지런히 지나간 다음 우리는 되돌아 나온다..

 

 

아까 분기점에서 숲길로 하산하는데..초입은 별루 였으나 쉼터에 오자 물소리 바람소리에 매혹되엇다..

자리에 앉아 한참을 명상을 하고, 물소리를 녹음한다..집에 가져가려고..

 

 

낙엽과 이파리가 모두 칼러..

 

 

양탄자 깔린 숲길을 걷는 기분..

 

 

이곳에 지난 태풍피해가 심하다..큰 소나무가 자근둥 부러지고...

 

 

도처에 벼랑길은 무너지고 나무는 뿌리채 넘어지고..

 

 

어라..이 잣은 누가 이리 알뜰이 빼먹었을까??

 

 

혹시 요놈일까?? 볼이 가득 볼록하다.. 

 

 

이 계곡을 건너면 숲길은 끝나고 입구에 도착한다..

황점리를 가지 못한 대신 이 숲길과 인연을 맺었다..

세상사 가지 못한 길을 후회 할 필요없다..새로운 길을 만났으니..

 

 

 

이 가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강쥐풀도 성숙한 가을여인이 되었다..

서로 눈을 맞추고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며 걷기를 마친다..

 

 

<오늘의 걷기> 수도마을 - 단지봉 임도 - 숲길 분기점 - 황점리 도중 회귀 - 숲길 -수도마을 약 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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