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부터는 아침저녁으로 108배(拜)를 하고 '금강경(金剛經)'을 읽었다. 마음공부에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어쩌면 출가(出家)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결혼과 가정이 귀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내게는 마음을 닦는 것이 더 귀했다.
―결국 깨달았다는 건가?
"깨칠 게 없다는 걸, 길이 있는 줄 알았는데 따로 길이 없다는 걸 깨쳤다."
―그 오랜 세월에 걸쳐 수행하고서 겨우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인가?
"금강경을 2만 번 넘게 읽고서 그걸 알았다. 우리는 완전한 세상에 대해 꿈을 꾼다. 하지만 그런 세상은 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이 자체가 부족함이 없는 세상이다. 지금 일어나는 순간 순간에 있어야 될 것이 있고 이뤄져야 할 것이 이뤄져 있다. 더 완전한 세상이나 더 큰 깨달음으로 가는 길은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당신이 깨달았다고 전제하고, 그전의 삶과 그 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세상에 궁금한 게 없어지고, 불만이 없어지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못 깨쳤다는 생각이 없어진 것이 달라졌다고 할까."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박은주 김영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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