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 선생의 인생후반전 특강하는 날..
방송을 시청하다가 문득 배경 병풍의 시에 눈이 간다..
자세히 보니 만해 선생의 매화시다..
江南暮雪有孤村
玉樹層層降詩魂
枝枝散入塞外笛
纖月蒼凉不染昏
夜香連娟歸夢寂
十年虛盟負故園
却恥春風多榮辱
千寒萬寒不事溫
嬌態不勝帶晩雨
新意那堪向朝暾
左有左松右有竹
一世相守不掩門
雖愛高名易成句
深看佳處還無言
君我俱是厭世者
芳年未闌共對尊
강남 외딴 마을 저문 날 눈 내리니
옥 나무에 겹겹이 시혼(詩魂)이 쌓인다.
가지 가지 사이로 변방 먼 피리소리 들리고
섣달 찬 하늘에 고운 달 어리우네.
밤 향기 곱게 피어나 꿈결따라 번지는데
십년 헛맹세로 고향만 등졌구나.
염치없는 봄바람 속엔 영욕이 많기에
모진 추위 닥쳐도 마다하지 않는다.
늦은 비에 교태부리지 않듯이
아침 햇살엔들 마음을 빼앗기랴.
왼쪽엔 소나무 오른쪽 대나무
한평생 서로 지켜 문을 가리지 않나니
누구라도 높은 이름 말하기는 쉽지만
아름다운 곳 깊이 들여다보면 문득 말을 잊는다.
그대 그리고 나 모두 세상을 싫어하니
향기 방창할 때 술 한잔 기울이세.
**
멋진 인생이모작에 어울리는 시가 아니던가..
봄바람이 염치 없이 불어대면 이꽃 저꽃 피어나다 영욕이 교차하리니
이 한철 모진 추위도 나쁘지는 않으리..
그대와 나 모두 고달픈 세상살이 즐겨하지 않으니
매화향 가득한 날에 술독 가운데 놓고 한잔 나눠보세나...
참..말을 잊게 만드는 자적이 있다..
모처럼 시 한수에 백일몽에서 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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