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갔다..
친목 모임에서 뮤지컬 마리 앙트와네트를 구경간대서..
서울역에 내려 지하철을 갈아타려고 기다리는데..
지하철이 묻는다..
"행복은 어디서 살까요?"
한강을 건너다 무심히 늘어선 도미노들을 쳐다보며 문득 생각했다..
"행복은 저기서 사는가?"
잠실역에서 내려 롯대호텔을 지나면 뮤지컬 전용극장 "샬롯데 씨어터"
뮤지컬 전용극장?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의 웨스트 엔드 같은 거리는 아직 없지만, 전용극장도 생기는 것은 선진국 문턱에 다가왔다는 전조인가?
오늘 상영되는 마리 앙트와네트..
프랑스 혁명기의 프랑스 왕 루이16세의 왕비..
합스부르크 왕가의 오스트리아 빈 쉔부른 궁정에서 마리아테레지아 여황제의 막내딸로 태어나 천국의 아이처럼 살다가
정략결혼으로 타국 프랑스에 시집와서 외로움 타며 살다가 혁명의 와중에 길로틴에 목이 잘려 죽는 여자..
그녀의 인생은 천국의 절정에서 급전직하 지옥으로 굴러떨어지는 인생이었다..
1) 평범한 월급쟁이로 무해무득하게 평탄한 인생을 살것인가?
2) 호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지옥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인가?
당신의 선택은?
뮤지컬은 휴식시간 20분을 포함 3시간을 한다..
전반전은 지루하여 1/3쯤 졸았다..
전에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볼 때는 졸다가 급경사 객석에서 굴러떨어질까봐 난간을 꼭잡고 잤는데..
이번엔 좋은 위치에서 보니 굴러떨어질 걱정 없이 편안히 졸았다..ㅎ
휴식시간에 밖으로 나가 찬 공기 마시고 물 사먹고 심기일전 재도전..
후반전은 진주목걸이 사건 등으로 장면전환이 빨라 졸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말로 번역하여 노래하니 말귀도 알아들으니 이해도 되고..
그런데, 이 뮤지컬..오페라의 유령처럼 뭔가 확 땡기는 노래는 없다..
물론 출연진 옥주현, 차지연은 연기와 가창력도 좋았다..
흔히 마리 앙트와네트 때문에 프랑스 혁명이 촉발된 것 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당시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프랑스 앙시앙 레짐(구체제)의 마지막에 불운하게 왕비자리에
그것도 외국인으로 있었기때문 더 눈총을 받았을 뿐이다..
그의 사치란 것도 다른 왕비가 했을 만한 것이고, 더구나 그녀는 부자집 딸래미 아니었던가?
진주목걸이 사건은 그녀의 누명이란 것이 역사적으로 밝혀졌고, 이 뮤지컬에서도 그렇게 묘사되었다..
혁명은 공평하게 묘사된다..
혁명의 정당성은 인정하지만, 지나친 공포정치는 비판한다..
프랑스 혁명..그것은 근대적 정치 체제의 시작이었다..
공포정치를 중단시킨 테르미도르의 반동이후 혼란한 정국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나폴레옹..
그는 지지부진하던 몰수 귀족토지의 무상분배를 전격 실시하고, 이 재산권을 보장하는 프랑스 민법을 제정하면서 영웅으로 떠오른다..신바람난 농민출신 병사가 주축이 된 프랑스 군대는 유럽을 석권한다..
프랑스 민법은 법치주의 시작을 알린다..
1) 사유재산권 보호의 원칙 - 수용하려면 보상하여야한다..
2) 사적자치의 원칙 - 개인에게 자유부여- 계약의 자유, 자기결정의 원칙 등
3) 자기행위 책임의 원칙 - 자기 행위에 대해서만 책임 진다..연좌제 폐지..
연좌제페지? 아직 우리는 미해결 과제다..
전에 좌익 부역자의 자녀에게 연좌제가 있었고, 아직 부모에게 자식의 병역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추궁하고 있고,
요즘은 친일파 후손의 공직 취임에 시비를 걸고 있으니..
연극관람후 저녁식사를 위해 롯데월드몰로 이동..
아직 꼭대기는 공사중이네..
입구는 좌 루비똥, 우 샤넬이다..
전부터 "20대는 루비똥 쇼퍼이 필수이고, 30대에는 샤넬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기를 편다"는 말이 있었단다..
그러니 대기업이 쇼핑몰을 짓는데 이런 여성들의 심리를 그냥 두겠는가?
아마 이 높은 건물 밑천 뽑으려면 전국사람 다 끌어드려야 할 듯..
파스타와 와인을 놓고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시골 사람 서울 큰 건물 주변 구경을 하고..
다시 서울역으로 ktx를 탄다..
허참..세상 빠르다..
예전엔 반나절 걸려 서울 올라왓는데..
이젠 한나절 서울서 놀다가 돌아가도 되는 세상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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