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 제원면 장선리 가는 길이다..
요즘 금산 걷기 주간이다..산안리와 신안리를 집중적으로 걷는다..
그런데, 비오는 날 복장에 신경쓰다..사진기를 놓고 나왔다..
헐!!
군인이 총을 놓고 나온 격이다..다행히 권총이 있었다..스마트폰말이다..ㅎ
길곡2교에 차를 세우고 다리를 건너면 언쟁이골 표지석이 보인다..
장선리 사람들은 연쟁이골이라 부른다..장선리에서 이곳까지 걸어와서 군북면 소재지 국민학교를 다녔단다..
물론 지금 이길은 아니고 소로 산길이었지만..
아예 우비를 입고 봄을 재촉하는 비를 맞으며 걷는 기분이란..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운 즐거움이랄까..
우산 위로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이라도 연주하는 듯한 빗소리와 친구되어 걷다보면 오르막도 힘든 줄 모르겠다..
콘크리트 길은 땡볕엔 짜증의 대상이건만 오늘은 길이 질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지..
길이란 다 시절인연이 있는 법이다..
어디 길 뿐이랴..
사람도 서로간에 맞는 인연이 있다. 그런 좋은 인연대로 만나면 서로 꽃 피울 수 있는 법이다..
그러니 계명구도라는 고사도 있지 않은가?
만일 인연이 맞지 않으면 어쩌는가?
애증의 불꽃으로 서로 태우기 전에 과감히 떠나라..
그것이 인연의 아름다운 마무리아니겠는가?
즐거움 속에 문득 고개를 드니 저 아래 장선리마을이 보이네
장선경루..장선마을 옥구슬 정자..
정자에 앉아 점심 요기를 하는데..동네 분이 내려온다..
어머니 고향인 이곳에 계속 살면서 최근엔 흑돼지, 칙즙으로 재미 좀 보신단다..
좋은 터를 잡아 돌로 집을 짓는 중이란다..
마을 가운데로 도계가 지나는 참 재미있는 마을이다..
이 정자 옆 개울이 충남,충북의 경계라는 사실..
동네 주민 중 금산 장선리에 사는 분은 1분이고, 2-3분은 개울 건너 충북 장선리에 사신단다..
버들 강아지가 피었다..비 속에 꼬리를 친다..
장선리 마을을 지나 고바우 포장길을 오르고 내려가면 또 마을이 나온다..
앞 마을을 낮은 장선리라 하고, 이곳은 높은 장선리라 한다..
이 마을 부터 가선리(충북 영동군 양산면) 까지는 포장이 잘 된 길이 이어진다..차도 자주 다니고..
하지만, 포장길이라도 2월의 비 속에서는 선경 속의 길이 아닐 수 없다..
구름에 덮힌 앞산하며..
이곳을 5,6월 땡볕에 걷는다면 욕나오겠지만..ㅎ
교통편 때문에 가선리까지 가지 않기로 하고, 약 1KM 직전인 이곳 정자에서 비를 비하며 차를 마신다..
2월 중순 이후에 내리는 비, 부는 바람은 만물을 윤물(潤物)한다.. 골고루 적셔준다는 말이다..
그러니 요런 비를 호우(好雨) 즉 좋은 비라 하니..지금이말로 호우시절이다..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내려야 할 때를 아는지라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이르자 바로 내리는구나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만물을 골고루 적시는데도 소리조차 없구나
다시 봄을 재촉하는 비소리와 함께 돌아온다..
봄비를 부르며..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여 가슴 적시네
오늘 이시간 오늘 이시간
너무나 아쉬워
이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길이다..언쟁이골에서 장선리를 거쳐 가선리 금강변까지 대략 8KM 거리..
요즘 같은 2월말- 3월초 비내리고 아주 춥지 않은 날 걷기를 추천한다..
5-6월 땡볕에 걷으면서 길 욕하지마시라..
길은 아무 잘못이 없으니까..
<오늘 걷기> 제원면 신안 길곡2교- 언쟁이골 - 장선리 - 가선리, 원점회귀 15KM
<참고 걷기> 길곡2교 - 장선리 - 가선리 - 난들 - 천내리 - 길곡2교 : 탐사예정..
'걷기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산 걷기 - 솔바람길과 탑정호 수변공원 (0) | 2015.03.03 |
---|---|
금산 걷기 - 산안2리 : 자진뱅이 둘레길 (0) | 2015.02.24 |
대전 걷기 - 설날 걷기 좋은 대청댐 둘레길 (0) | 2015.02.22 |
삼남길 걷기 : 능수버들길 (천안 두정 - 성환) (0) | 2015.02.17 |
금산 걷기 - 신안리 언쟁이골 (0) | 2015.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