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미시령과 진부령 사이 대간령엣길을 걸으러 갔다..
박달나무 쉼터에서 출발한다..
호박곶이가 추상화같고 영지버섯은 골동품 행세를 한다..
초입에서 부터 물을 건너더니 이 코스는 수시로 물을 건넌다..
하루밤 사이 9번 강을 건넜다는 연암의 열하일기에는 대지 못하겟지만 오늘 수십번 물을 건넜다..
물봉선..씨낭에 손을 대니 똑 터지는데,,무슨 벌레인줄 알았다..
"손 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불으리..
더이상 참지못할 그리움을 가슴깊이 물들이고"있다가
누군가 손을 대면 톡 터진다..
유행가 가사도 함부로 쓰는 일이 없으니 불러그의 글은 오죽하랴..
마장터를 지나니 길은 원시림같다..
태초에는 세상 모든 땅이 이랬으리니 인간이 얼마나 많이 자연을 바꾸어 놓았는지..
대간령 동편은 도원이라네.,.무릉도원..
오지 대간령에도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다람쥐가 일행의 방울토마토를 주워 먹으려는데..깡패 다람쥐가 2단 옆차기하며 달려든다..
요즘 깡패같은 놈이 많은 세상이니...
다시 돌아론 마장터에서 산속생활 36년 이라는 할아버지 집에 들렀다..
집 부억이라고는 분통만하고..말벌과 친구되어 더덕키우며 산다..
더덕 향기가 진동한다..
이제는 마장터에서 전열을 정비하여 물굽이 계곡으로 하산한다..
수달이 놀던 계곡을 건너고 산양이 다니던 길을 걷고..
바위를 오르고..
나무 사이로 기어서..
산이 막고 물이 막는 길...
"산이라면 넘어주고 강이라면 건너주마
인생이 가는 길이 산길이냐 물길이냐?"
전날 고성 지역에 비가 많이 와서 계곡의 물이 많고 흙탕물이라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도 건너고 또 걷는다..
하류로 갈수록 깊어지더니 이제는 사타구니까지 오는 깊이라 아슬 아슬..
오후 6시 30분..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
굽이굽이 살아온 자욱마다
가시밭길 서러운 내인생
다시 가라하면 나는 못가네
마디마디 서러워서 나는 못가네
지는 해에 실려보낸 내 사랑아..
정말이지 지친 다리가 말한다..
다시 가라하면 나는 못가네...
다행히 해 떨어지기전에 입구로 나왔다..
오늘 걸은 길은 걷기 10대 명장면에 들어가는 추억거리가 되겠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보름달이 둥그렇게 떳다..
추석이 한달 남았구나..
<오늘 걷기>
박달나무 쉼터 - 창암계곡 - 소간령 - 마장터 - 대간령 - 마장터 - 합수베리 - 물굽이계곡 - 군계교 약 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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