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야에 서산 걷기에 나섰다..
내포문화숲길..그중에 원효깨달음의 길..
대곡2리에서 출발하여 일락사를 거쳐 개심사까지 간다..
백접초가 도열하여 환영해준다..
한서대학교 부근을 지난다..
추석 전에 모두 벌초를 하여 놓아 정갈한 묘소들..
오늘 30년 전만 해도 "전을 붙여야" 할 여성들이 오늘 걷기에 8할을 차지한다..
특히 "시어머니 허락"을 득하고 온 사람도 있고...
백년전 도인들이 후천개벽 시대의 도래를 설파하였는데..
이제 가만 생각해보니
남성 가부장의 시대가 신석기의 시대와 함께 개막하였다가 서서히 저물고 있으니..
과연 남성으로 대표 되는 양(陽)의 시대에서 음(陰)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후천개벽이 아니고 무엇인가? ㅎㅎ
무덤 속의 선인들은 알까?
참취꽃..어린 순이 취나물이란다..
길 가는 내내 지천으로 깔렸다..
건너편 산이 연암산이고 그곳에 천장사가 있다..
최인호 소설 "길 없는 길"의 주인공 경허 선사가 득도후 보임하였다는 절..
이 길을 원효 깨달음의 길이라고 명명한 유래에 의문이 간다..
원효가 구법을 위해 당나라로 건너가려고 하던 당항성은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부근이다..
원효가 당항성으로 가던 중 무덤에서 잠을 자다가 해골물의 기연으로 득도한 이야기는 알려져 잇다.,
그 득도한 장소가 현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수도사 부근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득도후 요석공주와 스캔들을 일으킨 사연은 무열왕 3년 658년 경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원효가 당항성으로 가던 때는 백제가 멸망(660년)이전이고 내포 지방은 아직 백제 지역이라 원효가 당나라를 가기위해 이 지역을 통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효는 아마 서라벌을 출발해서 진천 - 안성 - 평택 구간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
자. 그러면 원효가 어느 때에 예산 가야산 지역에서 수도하였을까?
아마, 백제 멸망후 백제 유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기 위해 백제지역을 순회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전국에 원효와 관련된 절이 100개가 넘는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막연히 원효 깨달음의 길이라고 명명하는 것보다
역사적으로 분명하고 근대 선불교의 부활에 기여한 경허를 모티브로 하여 경허 께달음의 길이라고 하는 것이 어땠을까?
그의 제자로 수월, 만공, 혜월, 한암 등 고승이 즐비하고, 만공은 가야산 수덕사를 중심으로 덕숭총림을 이루지 읺았던가?
그런데 어찌 막연한 원효의 길로 명명하였는지...
길가에 보라빛 꽃들이 경쟁한다..
그중에 한 꽃과 통성명한다..싸리나무꽃이란다..
알토란 같이 소담한 밤송이를 볼 때 마다 김삿갓 시가 생각난다..
후원황률 불봉탁(後園黃栗不蜂坼)
계변양유 불우장(溪邊楊柳不雨長)
카메라 렌즈에는 단풍세상이 열렸다..
상왕산 일락사..
날마다 즐거운 절..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든다는 어느 가수의 노래처럼 이제 초록도 절정이고 보니 단풍세상이 멀지 않았다...
쑥톱 개민..
쑥부쟁이는 톱날 잎..벌개미취는 민짜 잎..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니 거의가 벌개미취로세..
손을 벨정도로 억센 억새는 하늘을 찌를듯하다..
피사의 탑보다 더 삐딱한 개심사 법종각은 여전히 건재하다..
일락사에서 즐거워진 마음을 개심사에 와서 열어놓았더니 잠이 찾아와 차지하였더라..
두런 두런 걸어가는 길..
무인도에 혼자 표착했을 때..
여자는 거울을 찾아 얼굴을 고치고
남자는 어디 여자 없나 찾아본다..
시시덕 거리며 세월아 네월아 걸어간다..
시어머니 허락받고 전 붙이는 일에서 해방된 날..집에 일찍 가선 무엇하랴..
옛노래 흥얼거리며 타박 타박 걸어간다..
"세월아 네월아 가지 말아라
아까운 이 내 청춘만 늙어 가누나.."
돌아가는 길..코스모스 보고 차에서 내렸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붉은 꽃 앞에서 폼을 잡는다..
<오늘 걷기> 대곡2 리 - 한서대 입구 - 가야산 전망대 - 일락사 - 개심사 약 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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