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유달산을 걷는다..
일단 유달산 일등바위- 이등바위를 종주하고 갓길을 걸어 원점 회귀하는 방식이다..
노적봉을 등지고 유달산을 바라보며 유달산정기 앞에서 출발한다..
노적봉..임진왜란 당시 이 바위에 이엉을 엮어 노적가리처럼 보이게 하고 영산강에 백토를 뿌려 쌀뜻물로 보이게 하였단다..
노적봉과 삼학도를 굽어보는 이순신 장군 옆에 동백이 오빠부대 처럼 피었다..
유달산의 한자를 바꾼 사람은 구한말의 유학자 정만조..
그는 진도로 유배되었을 때 서당을 열어 소치 허련의 손자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 등을 가르쳤다..
그리고 목포 유달산에서 시회를 열어 학풍을 진작시킨다..
목포하면 기억는 노래..목포의 눈물..그리고 이난영..
정만조 등이 시회를 하면서 즐겼던 자리에 유선각이 있다..
유선각의 글씨는 정만조의 제자였던 해공 신익희가 썼다..
현판에 민국 33년이라 했으니 1952년이다..
6.25의 와중에 목포에 들러 글씨를 쓴 모양이다..
그는 1956년 이승만과 겨루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가 호남유세를 마치고 5.5. 귀경하던 열차가 이리(익산)역에 도착할 무렵 뇌출혈을 일으켜 사망하였다..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노래가 "비내리는 호남선"이다..
흰구름이 쉬어가는 곳입니다..
세마리의 학이 고이 잠든 푸른 바다의 속삭임을 새벽 별과 함께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선각 앞에 차재석의 시비가 있다..
구름을 바라보는 관운각과 마당바위..
관운각에서 바라보니 고하도는 구름처럼 낮게 드리워졌다..
유달산을 알아주는 진정한 친구는 고하도아닐까?
정상에 올랐다..일등 바위는 비좁다..
얼릉 자리를 넘겨주고 이등바위로 간다..
거기로 가야 고하도의 용을 타던, 삼학도의 학을 타고 떠날 수있다..
이등바위는 넉넉하다..
세상사도 그렇지 않던가?
모두 일등만 하려고 아둥바둥 살고 잇으니..
여유있게 아무도 넘보지 않는 이등바위에 앉아 동행이 선물한 도갓집 막걸리를 한순배한다..
막걸리가 들어가니 저절로 목포의 눈물이 흐른다..
부두에 새아아가아아씨 아롱젖은 오옷자아아락
이별에 눈물이냐 목포에에 서어어름...
어민동산으로 내려와 유달산 갓길을 걷는다..
유달산 언저리를 일주하는 유달산 갓길 중 남쪽 길이다..
목포의 가로등은 학이다..
전국의 가로등은 나름 창의적이다.
돌아오는 길에 삼학도에 이난영 공원에 들렀다..
"목포는 항구다"가 흘러나고 있다..
비음이 섞이고 애가 끊는듯한 음색이 그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난영의 딸들은 김시스터즈로 아들들은 김보이스로 활약했다..
삼백년 원한 맺힌 노적봉을 굽어 보는
이순신장군 옆에는 동백꽃이 오빠부대처럼 활짝 피었는데..
사공의 뱃노래는 들리지 않아도
이난영의 노래가 흐르는 삼학도에는 동백이 우두둑 떨어졌다..
<오늘 걷기> 유달산 주차장 - 유선각 - 관운각 - 일등바위 - 이등바위 - 어민동산 - 갓길 - 주차장 약 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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