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걷기 여행을 떠났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주변 도시를 여행하는 계획이다..
그래서 우선 스페인 북부 빌바오를 들러 구경하고 차로 프랑스 생장 드 피드포르로 이동하여 산티아고 걷기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대붕을 불러 타고 구만리 장공을 날아가는 신선의 출국을 어찌 아시고
황공하게도 상감마마 양전께서 나와서 환송하니 감읍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불손하게 같이 사진찍자고 달려드는 이양인의 행동에 다소 방해를 받았지만...ㅎ
푸랑크푸르트에서 환승 게이트를 오산하고 있다가 출발 20분을 남기고 38리터의 베낭를 메고 전력질주하느라 고생한 것을 빼곤,
난생 처음 타보는 비지니스 석에서 편안히 빌바오 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시각 밤 11시..
승객이 모두 떠난 공항에 정적만 흐르는데..건물 분위기가 멋지다! 했더니..
역쉬 족보가 있는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라는 스페인 건축가의 작품..
음..벌써 산티아고와 인연이 닿았네..ㅎ
이날은 보지 못햇지만 돌아오는 날 터키항공 비행기가 빌바오를 들려가는 바람에 다시 재회하면서 미모를 알게 되었다는...
이른바 몸부터 섞고 얼굴을 보았다는 격..ㅎㅎ
다음 날 아침 8시 부터 렌트카로 빌바오 시내로 향한다..
이번 여행은 3명이 갔다..드림 메이커와 드림 체이서 그리고 드림 빌더..사연은 나중에 말한다..
일단 메인이벤트 구겐하임 미술관의 위치를 확인..아직 개관시간이 안되어 그참에 비스카야 다리를 구경갔다..
그런데 의외로 멀다..시외곽..
아무 사전 지식이 없이 갔던 터라..이 다리가 왜 유명한지 몰랐다..
그런데..뭐가 붕 날아 이동하는데..아하..이동식 다리네..ㅋ
가운데는 차가, 가생이에는 사람이 타고..이동..
가생이? 가장자리라는 충청도 말..ㅎ
강 위에는 조정경기가 한창이고..
이바이사발(Ibaizabal) 강 하구에 다리를 건설하는데..
건축가 알베르토 데 팔라시오(Alberto de Palacio)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설계하여 1893년에 완공되었다.
다리 높이 45m, 총길이 약 160m이며, 19세기의 전통적인 철제 구조물 제작 방법과 함께 당시에는 새로운 경량 기술인 강철 밧줄을 혼합해서 사용했다.
이 다리는 높은 공중에 매달린 곤돌라를 이용해 사람과 짐을 운반한 세계 최초의 다리이다.
빌바오는 메사비와 함께 세계적인 철광석 산지로 배웠다..고교시절에..
그 철광석 산지의 전성기 시절을 대표하는 건축물인셈이다..
주변 건축물을 보면 빌바오가 스페인 시골이라고 깔볼 수 없게 만든다..
왕년에 잘나가던 도시였던 티가 난다..
다리 상부로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그런데 10시부터 운행한다고 해서, 돈을 내고 곤돌라를 타고 강을 건너고 다시 돈을 내고 엘리베이터을 타고 올라가 걸어서 건너오는 바람에 운임을 2번 냈다..
<팁>..운임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걸어서 건너면 돌아가는 곤돌라는 공짜로 탄다..
우리는 이걸 몰라 몇 유로 낭비했다는..
다리 상부는 사람이 걸어갈 수 있다..
멀리 강하구가 보인다..대서양이다..
이제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갔다..
입구에서 맞아주는 꽃강아쥐..
puppy는 1997 개관기념으로 만든 제프 쿤스의 화분조형물..
그는 앤디 워홀이후 세계적인 팝아티스트로 평가 받는다..
그는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그의 200여명의 조수들이 작품을 만든단다..
이혼하고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긴 그는..아들과 같이 키우던 강아쥐를 조형물로 탄생시켰단다..
** 조영남의 화투그림도 엔디 워홀이나 제프 쿤스처럼 대작작가를 쓴 것이라고 항변한다는데..글쎄..ㅎㅎ
중세 성채같이 빛나는 외관...
겉에 얇은 티타늄 3만여장을 붙였다..
건축가 프랑크 게리(Frank O Gehry)가 설계하였으며 메탈 플라워라고도 불린다..
그는 LA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을 설계하기도 하였다..
들어서자..조명예술이 발길을 잡는다..
창밖엔 제프 쿤즈의 튤립이 유혹하고..
저 멀리 기괴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가 눈길을 끈다..
개인적으론 이 조각을 보면서 마치 마음이 거미줄에 걸린 느낌이다..
다음 전시물은 거대하고 두꺼운 철판 예술..
마치 이곳이 철광석 산지라고 자랑하는 듯한 작품..
거대한 철판 속에서 소인국놀이하다 작가가 궁금해진다..
리차드 세라의 더 매터 오브 타임(The Matter of Time)..
그는 조선소 배관공의 아들로 태어나고 예일대학생시절 철제공장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던 그에게 철이라는 재료는 가까우면서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그가 영향을 받은 미니멀리즘이란..
기본적으로 예술적인 기교나 각색을 최소화하고 사물의 근본 즉 본질만을 표현했을 때, 현실과 작품과의 괴리가 최소화되어 진정한 리얼리티가 달성된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위에서 보니 그나마 전체 윤곽이라도 알겠다..
동심원처럼 돌아가는 미로에서는 가슴이 막막해진다..
여기서 가끔은 관광객의 자태가 예술이 된다..
수시로 마음을 붙드는 창밖의 저 거미는 루이스 부루조아의 마망 (maman)...
10년간 함께 살던 친언니 같던 가정교사가 아버지의 정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주체할 수 없게 되었다.그런 그녀의 트라우마가 작품에 반영되었다..부르주아의 어머니는 죽을 때까지 아버지의 불륜을 묵인하고 인내하며 살앗는데, 이러한 어머니의 인생에 대한 부르주아의 연민이 들어난 작품이다..
거미외 그의 작품도 기괴하고 혼란스럽다..
<마망>은 불어로 엄마라는 뜻인데..모성애가 담긴 가장 거대한 조각으로, 청동으로 엮인 여덟 개의 뾰족한 다리를 가진 거미가 몸통의 중심에 알주머니를 품고 지탱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특히 끝부분으로 내려올수록 가늘게 표현된 다리는 엄마(maman)의 위태롭지만 곧은 의지와 고집을 느끼게 한다는 평이다.
빌바오시는 네르비온강을 낀 인구 60만명의 철광 중심의 산업도시로 한때 재미 좀 보았다..
그러나 1980년대에 이르러 철광 산업의 쇠퇴로 도시는 빈곤해지고 네르비온강은 오염되고 100년만의 큰 홍수로 도시 재건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하자, 바스크 지방 정부와 민간기구의 협력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구하던 중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이 유럽에 분관을 설치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능동적으로 긴밀하게 유치작접을 벌였다..
그 결과 유럽에서도 시골급에 해당하는 이곳 강변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였고, 구겐하임 재단은 바스크 지역사회가 마련한 1억 달러의 기금을 바탕으로 구겐하임 뮤지엄 프로그래밍과 주요 컬렉션의 수집뿐만 아니 큐레이터 활동까지도 주관했다.
이 미술관이 있던 지역은 조선소와 공장과 산업폐기물이 쌓였던 곳이었으나 빌바오 시의 노력으로 공원, 사무실, 아파트, 상가 등이 새롭게 건설되었다.
이로 인하여 구겐하임미술관은 빌바오의 랜드마크가 되었고, 연간 백만명의 관광객이 모여들고 2007년 기준, 2조1000억원에 이르는 경제 효과를 거두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물론 이면에 구겐하임 미술관의 본점 오너가 철광석으로 돈을 번 사람이라 철광석의 도시 빌바오의 갱생의지를 가상히 여겼다는 말도 있으나.
어찌 되었건 이른바, 차도성사(借刀成事)라..칼을 빌려 뜻을 이루었다고 할 것이다..
빌바오의 쾌거를 모든 도시들이 벤치마킹하러 구경하러 가지만,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깝다
특히 대전의 엑스포 공원 재창조 작업을 지켜보면서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
도심의 귀한 녹지공간을 허무하게 포기하고 기껏 놀이시설이나 유치하려고 안달하다가 안되니 닥치고 유치작전으로 결국 쇼핑센터나 연구소을 짓는다고 하니 개탄, 개탄 그리고 개탄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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