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출발한다..
프랑스 생장 - 스페인 론세스바예스 구간은 약26km 이나 피레네 산맥을 넘는 구간이어서 경사 난이도를 감안하면 32km 정도라고 생각해야한다..
그래서 건각이 아닌 사람은 머리를 굴려 오후에 약 10km를 올라 오리송 알베르게에서 자고 다음날 여유있게 피레네 산맥을 넘는다..
우리는 원래 800km를 완주할 시간도 없고 체력도 자신이 없어 렌트카를 이용하여 중간 중간 걷기 좋은 코스를 걸으며 2주간에 산티아고까지 갈 생각이다..
그러니, 순례객이 아니라 도보여행꾼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이 블러그를 보시라..
생장에서 오리송까지 10km 구간은 포장길에 계속 오르막이다..
지리산 둘레길의 오르막 포장길이 계속 이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드디어 피레네의 능선이 보일 무렵 오리송 알베르게가 보인다..
여기는 방2개에 침대 18개..잘 사람은 미리 예약을 하고 올라가야 할듯..
여기서 커피 한잔 시켜먹고 어제 받급 받은 크리덴시알에 첫 도장을 찍는다..
우리가 갈 길은 위 빨간 길인데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공할 때 애용한 길이어서 나폴레옹 루트라고도 불린다..
노란 길은 포장길로 생장까지 차로 갈 수 있는 곳인데, 중간 중간 산길로 걷게된다..
옛날 옛적 프랑크 왕국의 샤를 마뉴대제가 이베리아 정벌에 나섰을 때 진군하고 후퇴한 길은 노란 길 쪽이다..
자.. 이제 오리송에서 걷는다..
돌아보면 오리송이 아리송하게 보인다..ㅎ
요즘 스페인 전역에 이 노란꽃이 지천이다..
드디어 산티아고로 가는 노란 표지판에 신경을 쓰며 간다...
이길에는 뒤로 가는 표지는 없다..
노란 화살표는 한 목적지만 가리킨다..그러니 이 표지를 따라가는 사람은 공동의 목적이 있으며 자연히 동지의식이 생기게 마련이다..
피레네의 말은 제주 조랑말을 닮았다..
이태리에서 온 저 사람들은 느긋하게 슬로우 앤 스테디 스타일이다..
이 산맥에 사람이 많다..어찌보면 통학길 같기도 하다..
게절적으로 순례가 시작되었나 본다..
피레네 말들도 가족이 있나 보다..
망아지 뒤가 엄니겠지..
돌아보면 길 저 아래 프랑스 생장이 보인다..
그만큼 올라왔다..하지만 길은 완만하여 힘들지는 않다..
오리송 봉에는 성모자상이 있다..
옛날에 샤토 피뇽이 있어서 순례자의 숙소로 사용되기도 하였단다..
위 사진 왼쪽으로 가야 한다..이쪽으로 오는 것은 성모상에 참배하기 위해서다..
지리산 둘레길보다는 부피도 크고 길도 더 유장하다..
중간에 방목하는 말이 많앗는데..
이 암말은 혼자 출산하다 사산한채 탈진하여 쓰러졌다..
착한 페레그리노 한 여자가 옆에 앉아 말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며 달래고 있다..
생사가 지척이구나..
지나가던 차가 멈춰 전화로 응급차를 부른듯한데 한 동안 소식이 없다..
가다가 돌아보니 암말은 일어나 앉았다..
옳커니 인제 살 수 있겠구나..
십자가와 신발 하나 이제 마지막 고개를 넘어간다는 뜻인가?
영화 더 웨이에서는 겨울에 피레네를 넘다가 아들이 조난당하여 죽는다..
고개마루를 지나자 대피소 같은 곳이 나온다..
정말 겨울이 아니라도 3월달에도 눈이 온다니 악천후에는 이런 곳에 대피해야겠다..
이곳 양지쪽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요기를 하고..
이제 길은 내리막이다..
산티아고 길의 상징으로 왜 조개를 쓸까?
전설에 의하면, 예수의 제자 야고보 유럽의 땅끝 피니스테레까지 전도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가 유다 마지막 왕 헤롯 아그리파 1세에 의해 참수당하는 순교를 햇다..
추종자들이 야고보의 시신을 돌 배에 실어 지중해로 떠났는데, 그 배가 산티아고 인근 패드론 곶에 닿았다..
그때 해변의 사람들이 말을 타고 바다로 들어가 돌배의 시신을 뭍으로 옮겼는데, 말과 사람의 몸에 조개가 붙어 나왓단다..
그래서 조개가 산티아고(세인트 야고보)의 상징이 되었다..
또한 조개의 무늬가 한 방향으로 모이는 것이 마치 여러 군데서 순례를 떠나도 산티아고 한 곳으로 모이는 것과 같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
여기는 롤랑(스페인어로 롤단)의 샘에서 물을 보충한다..
중세 기사 3대 문학이 영국의 아더왕과 원탁기사, 독일의 지그프리트와 니벨룽겐의 반지, 프랑스의 롤랑의 노래..
그 롤랑의 노래와 관련이 있는 유적인듯하다..
여기가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이다..
도랑에 철망을 걸쳐놓으면 양과 같은 짐승을 건너지 못한단다..
표지판이 스페인의 나바라 지역임을 알리고 있다..
나무사이로 안개가 스며들어 신비한 느낌을 주는 지역을 지나고..
1450미터 지점의 콜 데 레푀데르으로 접근하니 아직 눈이 쌓여잇다..
며칠전에 내린 눈이다..
저 멀리 산에는 아직 눈이 그득하다..
뒤를 돌아보면 긴급대피소가 보이고..
정상 고개를 지나니 급전직하의 내리막이 시작된다..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 론세스바에스 지역이 보인다..
너도 밤나무 숲을 지나고...
다시 맞은 신록이 너무 싱그럽다...
그 신록 속에서 외친다..
"나는 자유인이다"
브라질 출신의 페레그리노(순례자) 길베르트 하네리를 추모하는 비석이 있다..
영화 더 웨이에서 피레네 산맥에서 주인공의 아들이 조난당해 죽고, 유골을 수습한 아버지가 아들의 배낭을 메고 순례길을 계속 걷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 오늘의 종점이 론세스바에스 오레가..가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서 잠시 방황..
이유는 드림빌더가 주차하고 간 차를 찾느라..우왕좌왕..
콩글리쉬는 도움이 안되고..드림빌더의 말을 반추하여 결국 주차된 렌트카를 찾앗다..
다시 드림체이서가 몰고 드림빌더를 데리러 오리송으로 간다..
이제 눈치 채셨는가?
우리는 한구간을 서로 교차해서 걷고 차로 다른 일행을 데려오는 방식으로 걸었다..
걷는 방식도 다양하다..
1) 정통파 - 배낭에 짐을 다 넣고 30-40일을 걷는 사람
2) 짐을 택시로 다음 숙소로 보내고, 가벼운 배낭만 메고 걷는 사람
3) 여행사 패키지로 와서 숙소와 식사를 제공받고, 엄선된 구간만 가벼운 베낭을 메고 걷는 사람
4) 펠로우 닷컴 처럼 인터넷 싸이트를 이용하여 알베르게예약과 베낭 운반을 맡기고 가벼운 베낭을 메고 걷는 사람
그러면 어떻게 약속된 장소(오리송)으로 차를 운전하여 되돌아 가는가?
구글지도와 시직이라는 앱을 이용하였다..
해외에서 유용한 내비 앱이다..
그런데, 앱도 사람을 테스트하니 조심하라..
우리가 오리송으로 가는데, 내비가 비포장 길로 안내한다..
드림체이서는 고지식하게 내비 시키는 대로 가려고 하기에 내가 제동을 걸엇다..
차에서 내려 내가 직접 어느 정도 걸어가보니 승용차가 갈 길이 아니었다..
만일 그길로 갔다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될 뻔 했다는..(피레네 산맥으로 렉카차를 부른들 언제 오겠는가? ㅎ)
하여간 그 바쁜 와중에 점심은 생장에서 쇼핑한 치즈와 까바 와인으로 때웠다..
론세스바에스의 한 카페에 들러 커피를 시키고 크리덴시알에 세요(스템프) 하나를 추가했다..
론세스바에스의 조각상을 보니, 이곳이 롤랑의 노래에 나오는 프랑크왕국의 샤를 마뉴대제와 이베리아 원정, 그리고 기사 롤랑과 12명의 기사단 팔라딘의 설화의 주무대란 사실을 알리고 잇다...
778년 여름 샤를 마뉴 대제는 이베리아 반도로 진격해 사라고사를 포위했지만 점령하지 못했다.
그러자 바스크 지방의 제1도시 팜플로나를 파괴하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 퇴각하게 되었는데, 분노한 바스크 족들이 론세스바에스에서 매복하였다가 프랑크 군대 후미를 공격하여 롤랑의 부대가 전멸하는 참패를 당했다.
이제 차를 돌려 팜플로나로 이동한다..
숙소는 파플로나의 주택을 전날 예약했다..물론 내가 아니고 드림빌더가 했다..
공유경제..우리나라도 이제 논의 되기 시작하는데..
유럽은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잇다..
즉 개인들의 노는 집을 숙박공유 온라인 서비스(에어비앤비 등)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인데, 이런 싸이트에 접속하여 값싸게 숙소를 얻었다..
물론 렌트카가 있어서 선택 범위가 넓었기에 가능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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