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2코스 하동구간을 걷는다..

경남 하동군 적량면 우계리 서당마을에서 신촌마을 - 신촌재 - 먹점마을 - 먹점재 - 미점마을 을 거처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대축마을까지 약 13km를 걷는다..

 

 

 

서당이 있었다 해서 서당마을..

지금 주막갤러리 공사를 하고 있다..

 

 

 

 

새마을 기금을 받았다는 표창장과 함께 홍시 달린 마을 그림이 정겹다..

파전과 막걸리와 함께 하는 갤러리..새로운 콜라보레이션..하이브리드..크로스오버일까?

 

 

 

 

날씨가 흐린데도 벼를 말리려고 아침부터 작업을 하시는데..비라도 오면 어쩌나?

 

 

 

단풍도 아니고, 억새도 아니고, 게다가 포장길에 날씨도 흐린데

무엇이 지리산 둘레길로 이끌었을까?

감이다..

붉은 홍시..

작은 키에 주렁 주렁 감을 달고 있는 모습은

마치 올망졸망 여섯자식을 키우느라 고생한 어머니를 생각나게 한다는..

 

 

 

 

우계저수지를 등지고 신촌마을에 들어서면 돌배가 인사를 한다..

 

 

 

그래도 눈길은 감나무에 가있다..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도 않겠다던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신촌재를 넘는데, 빗방울이 제법 떨어진다..

마침 공사중이던 집 주인이 빈 공간을 식당으로 제공해 주신다..

비도 피할 겸 이른 점심을 먹는다..

산사주에 복분자에 얼큰 하여 나오니 비는 그쳤다..

주인장은 청주사람으로 6년 전부터 지리산에 들어와 산다..

 

 

보랏빛 향기를 풍기는 꽃향유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몽땅세일" 재촉하는데 벌나비는 한넘도 보이지 않네..

 

 

 

 

 

신촌재 정상에서 돌아보면 우계저수지와 서당마을 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네일아트로 정성껏 치장한 손을 내밀어 푸른 산을 유혹하나

요즘처럼 "성"보안법 무서운 시절에 언감생심.. 

 

 

 

어느 시절에나 고정관념과 선입관을 우습게 아는 당랑거사는 있다..

외모와 육체미를 강조하던 시절..

못생기면 어때, 내면의 향기를 품어야지.. 하던 소크라테스는 마치 모과를 닮았다고 할까?

 

 

 

 

먹점재에 올라서니 섬진강과 악양들판이 보인다..

 

 

 

 

 

 

 

마을 할머니에게 물었다..

왜 감을 안따느냐고..

아직 더 익어야한단다..

 

 

악양들판이다..

건너편 산 언덕에 최참판댁이 잇고..

저 들판을 다 소유하면 만석지기가 될까?

 

 

 

 

다 까발린 밤은 효용을 다한 유언비어처럼 허망하게 널브러져 있다..

 

 

 

감이 익어가고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악양들판에 황금가루 뿌려진듯한 이 계절에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것은

항상 옳다..

 

 

 

 

 

 

문암정..문바위 정자..

이 정자를 빛내주는 소나무..문암송.

바위를 뚫고 수백년을 살고 있다..

 

 

 

영송(咏松)..소나무를 읊다는 시가 페인트로 써있다..

문화재로 관리하려면 시 정도는 안내문에 원문과 번역을 같이 기재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야 글 바우 소나무라는 명칭과도 맞아 떨어지지..

시문은 사라지고 술먹고 노래하는 행사만 한다니 학은 날아가고 소나무만 남은 꼴이라

언제 밥 딜런이 나오고 노벨문학상이 나오겠는가?

 

 

학은 날아 가도 바위와 소나무 경관을 수려하다..

 

 

참판 양반이 이 정자에 앉아 난자를 생각하면서도

틈틈히 들판에 일 않고 해찰하는 개똥이, 마당쇠 감시하기는 딱 좋은 자리다..

 

 

 

용트림하는게 용이라면..

소나무는 살아있는 용이다..

 

 

 

대봉 감 1접 사다 광주리에 쟁여놓고

겨우내 하루 한개 숫가락 꽃아 밤참으로 먹으면 좋으리..

 

 

대축마을에서 치맥으로 걷기를 마무리 한다..

홍시에 끌려 걸은 길..

어머니 같은 넉넉한 마음을 두둑한 배로 확인하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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