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민둥산 억새를 보려고 아침일찍 출발한다..
삼내약수터 부근에서 민둥산을 오른다..
아침 부터 더덕, 무, 양배추 들고 나온 부부의 열정이 구매욕을 자극한다...
우리는 삼내약수 쪽에서 정상을 올라 증산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간다..
이른 시간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라고 호젓하게 걷기 좋은 코스다..
마중물 붓듯 고바위를 몇 순배 올라야 한다...
군데 군데 매복한 붉은 단풍족의 기습에 숨을 삭히며 간다..
드디어 억새밭 초입에 들어섰다..
초등친구들 같은 허연 머리 날리는 억새들이 마구 마구 환영하니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미친 트럼프처럼 자꾸 헛소리가 나오고..
멀리 정상에 벌써 사람들이 운집해 잇다..
민둥산..
과연 억새꽃이 지고나면 남는 건 민둥산..ㅎㅎ
흰머리 날리며 푸른 산을 바라본다..
그대..행복하시게..
가도 가도 늘펀한 억새 밭..
감탄사 외에 표현할 길이 없다..
말없이 서로 셧터를 눌러주며 미소를 나눈다..
정상석에서는 사람들이 순서 다툼을 하고
개도 보고 따라서 싸운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드디어 서울서 오는 주력부대들이 꾸여 꾸역 모여든다..
한잔에 2000원하는 막걸리 10잔 마누어 마시니 주인장이 1잔을 써비스 한다..
빈 속 따스하게 채우고 호기롭게 하산한다..
방향은 완경사쪽으로...
억새반 사람반..
민둥산 머리는 더 반질거리게 생겼다..
송로버섯 맛보고..발구덕 토마토 구경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글씨가 한마디 한다..
"더이상 기회는 없다"
죽기 전에 민둥산 억새 보러 한번쯤 가보시라..
<오늘 걷기> 삼내약수 - 민둥산 - 정상 - 증산초등학교 (완경사) ..약 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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