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걷기에 나섰다..
대학 건축과 교수 친구의 견학프로그램으로 창덕궁과 후원을 걷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침 9시부터 줄을 선다..
다행히 우리는 단체 예매팀에 끼었으니..
단풍이 절정인 창덕궁이 한편의 교향곡이라면 인정전은 서곡이다..
장엄한 팡파레로 시작하는 듯하다..
정궁인 경복궁이 양을 상징한다면 별궁인 창덕궁은 음을 상징한다..
임진왜란 이후 이곳이 조선의 정궁이 된다..
용상 뒤에 일월오봉도는 여전히 찬란하나 시대의 흐름을 타지못한 왕조의 역사는 흑백사진처럼 바래갔다..
인정전 앞에 썩 나서 바라보니 앞산이 남산이다..
왕의 일상 업무 보던 곳...사극에 주로 나오는 정사 보는 장면은 선정전에서 이루어 진다..
왕비가 거처하던 대조전(大造殿)..
큰거 만드는 전각..ㅎㅎ
왕세자 만드는 일이 큰일이다..
그런데, 왕세자 제데로 키워 번듯한 왕 만든 일이 별루 없다는..
희정당..왕의 침소로 쓰이던 곳...
현재의 건물은 1917년 화재 이후 1920년에 다시 지은 것이라 원래의 모습이 아니라 유리가 가미된 건물이다..
그래서 희정당 안에 창호지 대신 간유리로 창문을 대었고 바닥엔 붉은 양탄자를 깔고 입식 탁자와 의자를 설치 했다..
낙선재..
원래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로 지었다..
해방후에는 영왕 비 이방자여사가 거주하였다..
모습은 거의 사대부 사랑채 같다..나쁘게 보면 왕조의 쇠락이요, 좋게 보면 검소하다고 할까?
세도정치를 바로 잡지 못한 왕이 무슨 돈이나 있었겠는가?
낙선재..선을 즐기는 집..
4상의학의 창시자 이재마는 장수의 비결로 호현낙선(好賢樂善)의 마음가짐을 들었다..
지혜를 사랑하고 선을 즐기는 삶..
그것이 스트레스 안 받고 만족할 줄 아는 지혜로운 삶이다..
하지만, 헌종의 호현낙선이란 후궁과 즐기며 세도정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藝林博綜乃逢原(예림박종내봉원) 문예를 널리 종합하여 이에 근원을 만나다..
竹與蘭期坐有情(죽여란기좌유정) 대와 난과 기약하니 자리에 정이 넘치네
석복헌..헌종이 후궁인 경빈의 처소로 지은 것이다..
해방후에는 순종 비 윤씨가 거처하였던 공간이었다..
석복(錫福)..
복을 내려주는 집..
단풍이 복처럼 내려왔다..
후원으로 들어간다..전에는 비원이라고 했지..
후원의 입장료는 별도로 5000원이다..그리고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다...
후원 초입에 영화당이 있다..영화당 좌측은 부용지, 우측 마당이 춘당대 마당이다..
춘향전에 이몽룡의 과거 시험에 등장하는 시제 " 춘당대 춘색이 고금동이라"는 귀절 속 춘당대가 여기다..
그러나 오늘은 "춘당대 추색이 고금동(古今同)인가? 묻고 싶다..
부용지와 주합루에 단풍이 내려왔다..
주합루와 좌측 서향각은 정조 때 규장각으로 지어졌다..
주합루..우주와 통하는 누각..
정조가 지어 아래층은 규장각으로. 왕립도서관 기능을, 위층은 열람실 겸 누마루로 사용했다..
불로문(不老門)으로 들어가면 애련지가 나온다..
애련지는 숙종이 이곳에 애련정(愛蓮정)이라는 정자를 지은데서 유래한다...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지은 의두합은 그의 서재였다..
지금은 기오헌이라는 현판이 붙엇다..
효명세자..최근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
순조를 대리하여 정치 전면에 나서 춤을 통한 개혁정치를 통하여 세도정치 타파를 꿈꾸던 왕세자..
그러나 3년만에 서거하자 그를 추종하던 추사 등 세력은 귀양을 떠나게 된다는..
불로문..늙지 않는 문이 복선이다..
그래서 그는 요절했는지도..
장양문을 들어서면 연경당이다..
효명세자가 지은 건물로 이곳 마당에서 거행된 진작례 잔치에서 새로 정비한 춤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왕권강화를 기도햇다..
할아버지 정조가 규장각을 지어 신진세력을 키워 왕권을 강화하고 노론을 제어하여 탕평책을 썼듯이
효명세자는 "예악정치"라는 명목으로 궁중 음악, 무용을 정비하고 왕실행사에 이용하여 왕권을 강화하고, 준비 조직을 통해 친위세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세도정치를 견제하며 개혁을 꿈꾼다..
연경당의 앞마당이 그 궁중음악,무용이 펼쳐치던 공간이었다..
현재 남아 잇는 금중 무용은 효명세자가 손본 것들이다..
연경(演慶)당은 ‘경사(慶事)가 널리 퍼지는 집이다..
漢帝山河錦繡中(한제산하금수중) 한(漢)나라 임금의 산하는 금 비단 속 있네..
瑞氣逈浮靑玉案(서기형부청옥안) 상서로운 기운은 아득히 청옥 책상에 떠 있네..
자연이 예술이다..
어느 예술가도 표현하기 어려운 멋진 칼라로 그렸다..추상화도, 풍경화도..
관람지 건너편 중앙이 존덕정, 우측 앞이 관람정이다..
가을이 이미 자리를 잡앗다..만원사례의 가을 속으로 비집고 들어간다..
존덕정에는 정조의 어필로 쓴 '만천명월주인옹서"현판이 있다..
탕평책과 수원성 건립으로 자신을 얻은 정조..그는 스스로 만천명월주인옹이라 새 호를 짓고, 서문을 쓴다..
자신은 만개의 강위에 뜬 달이다...만개의 강물은 명월의 빛을 따라 흘러야 한다..
인위적 탕평을 넘는 진정한 지혜로운 성리학자가 다스리는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의욕을 담은 호였으나,
불운하게 얼마후 승하한다..
조선의 미래는 정조의 급작스런 죽음, 손자 효명세자의 요절로 찬란한 단풍이 지듯 그렇게 쇠락해갔다...
관람정(觀纜정)
관람(觀纜)’은 ‘닻줄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뱃놀이를 구경하고자 하는 의미...
취한정..
창취능한(蒼翠凌寒) 푸른 나무들이 추위를 업신여기다 의 뜻에서 따온 이름..
옥류천 최상류에는 태극정과 청의정이 있다..
청의정은 임금이 농사를 짓던 작은 논이 잇다..
청의정의 지붕은 초가로 덮어 임금으로 하여금 농촌을 느끼도록 햇다..
"청의"’는 ‘맑은 물결’ 또는 ‘물이 맑다’는 의미..
魚躍文波時撥剌(어약문파시발랄) 물고기 뛰어 물결이 이니 발랄한 때로다..
소요암 주변을 다듬어 유상곡수연을 하기도 하엿다..
왕희지의 난정서에 기록된 유상곡수..개울에 술잔을 띄우고 술잔이 흘러 오기 전에 시를 짓는 행사..
일상일영(一觴一詠)
술 한잔에 시 한수...
술잔이 흘러올 때까지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를 마셔야한다..
시인 왕국이던 조선에서 사랑한 선비 놀이다..
단풍과 잘어울리는 한복이 등장한다..
규수들의 뒷꽁무니 쫓아가는 서생모습에서 단풍은 사라지고 봄을 느낀다..
역시 고궁에는 한복이 제격이다..
외국인들이 한복 입은 관람객과 어울려 사진을 찍으며 즐겨워한다..
이런 것이 살아 잇는 관광이다..
한복을 입고 고궁을 다니는 방법을 알앗다..
언젠가 제데로 도포와 갓까정 쓰고 고궁을 거닐어 볼 수있을까?
<오늘 걷기> 창덕궁 돈화문 - 인정전 - 선정전- 대조전 - 낙선재 - 후원 - 부용지,주합루 - 춘당대 -애련지-존덕정- 옥류천-청의정
이제 시원한 눈으로 남산을 바라본다..
순실이 게이트로 혼란한 인사동를 피해 종로3가에서 점심을 들고 남산성곽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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