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르막이다..
강을 따라 서서히 올라간다..
이길을 뛰어 내려오는 사람도 잇다..
아따! 이 사람들아, 늙어서 무릎 아파 고생하니 젊어서 조심하오..
젊어서 이빨로 소주 뚜겅 따던 사람 늙어서 이빨 얼 먹어 부서진다네..ㅎ
용설란이 꽃을 피웠다..
무엇이든 제자리를 찾아야 꽃을 피우누나..
강가에 일가족이 앉아 호연지기를 교육한다..
이런 대자연 속에 같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 아이들 마음에 호연지기가 쌓일듯하다..
파이프 크리크 비치..
길이 막다른 절벽에 닿은듯 한데..
절벽 위에서 말소리가 들린다..
아니 노새들이 내려온다..
뮬(노새)트립하는 사람들이다..
지그재그 길이 이어지면 고도를 높인다..
책을 쌓아놓은 듯한 산 허리로 길이 끊어질듯 이어진다..
그 길에서 피곤한 다리를 달래주는 노래를 들으며 걷는다..
캐년의 곡신이 처음 듣는 노래로...
처음곡은 임방울의 쑥대머리..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의 찬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 보고지고
서방님과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인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서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보며
전전반측 잠못이루니 호접몽을 꿀수 있나
사철가로 이어진다..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은다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 허구나
...
인생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해도
병든 날과 잠든날 걱정근심 다 제허면
단 사십도 못살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의 만반진수는 불여생전에 일배주만도 못허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말어라
마지막으로 만고강산..
만고강산 유람헐제 삼신산이 어디매뇨.
일봉래 이방장과 삼영주 이아니야
죽장짚고 풍월실어 봉래산을 구경갈제
경포동정호 명월을 구경허고 청간정 낙산사와 총석정을 구경허고
단발령을 얼른넘어 봉래산을 올라서니.
천봉만학 부용들은 하늘같이 솟아 있고 백절폭포 급한 물은 은하수를 기울인 듯
잠든 구름 깨어리고 맑은 안개 잠겼으니 선경일시 분명쿠나.
그렇다.. 노래 속 선경이 바로 여기로다..
다시 길을 막는 만권절벽 앞에서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은산철벽 앞에 선 기분..
그 틈새로 물이 흐르고 계곡이 있다..
다시 지친 발을 물에 담그니 피로가 싹 가신다..
한번 행차에 물만나기도 어렵거니와 물만나도 이렇게 발 담구기는 꿈꾸기 어려운데
이번 걸음에 두번이나 발을 씻으니 아무리 장행길이라도 무탈하게 완주할 수 잇으리..
남은 수박도 마저 먹으니 기운이 다시 충전..
지나가던 노새들도 우리의 신선놀음에 눈이 희번덕..ㅎ
조금만 더가면 오아시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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