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걷기에 나섰다..
용문역에 도착했다. 역사의 치미가 용머리다..
역사 건너 3번출구에서 걷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혼란스럽다..
양평에는 한 길에서 여러 걷기 시그널을 만난다..
꼬부랑길, 물소리길, 희망볼랫길
그중에 우리는 희망볼랫길을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길표지가 거의 없다..
미리 gps 파일을 구해서 가야 한다..
물소리길 표지가 보인는데, 양평에는 물소리길 5 구간이나 된다..
오늘 걷는 볼랫길도 일부 겹친다..
요즘 자치단체 길 만들기 열풍의 결과다..
하지만, 대충해서 다다익선이 최선이 아니다..
소수정예로 길 하나 만들어도 최소한 표지판이라도 성의를 다해 만들라..
대부분 설악산으로 단풍구경가는데, 우리는 단풍이 양평 쯤으로 남하햇으리라 예상햇으나 평지의 단풍은 전국이 모두 10월 말이 절정인 거 같다..
꼬부랑길은 다문리 주민들이 산책로로 만들었단다..
섬실..동네 지형이 두꺼비 모양이라 그리 이름붙었단다..
이길에서 동네 분이 산책나왔다..
그는 경북 경산에 살다가 3년전에 이곳 용문역 부근 전원주택으로 이사왔단다..
서울과 전철로 연결되고, 서울 사는 아들이 방문하기 편하게..
그래서 자주 오냐고 물었더니, 한달에 한번씩 온단다..
그이외 아들을 기다리며 보내는 많은 시간이 고향 떠난 사람에게는 버거운 법이다..
희망볼랫길??
희망근로사업으로 개설한 길이란다..
볼랫길??
"보고 또 봐도 또 가고 싶은 길'이라는 뜻에서 작명했다는데, 좀 생뚱맞다..
참고로 부산의 볼레길은 볼레섬에서 따온 것이다..
가을 하늘에 탱자 탱자하는 이넘..ㅎㅎ
길은 아스팔트길로 한참을 간다..
칠읍산쉼터엔 해독하기 어려운 추상화가 걸린채 문이 닫혔다..
칠읍산??
추읍산은 칠읍산, 주읍산으로도 불린단다.
이 가을에 미안한지 한조각 붉음을 불쑥 내민다..
모델 간판을 보다 웃음이 난다..
엉뚱한 생각이..ㅎ
모텔 방에서 감추어진 계곡을 드라이브 하라는 뜻으로 읽었다는 ㅎ
길은 산속을 가리키는데 그야말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처럼 이어진다..
내년 쯤에는 길은 사라질 것 같다는..
길 표지판도 간당 간당한다..
이 방향에서 보는 추읍산..
참 이쁘다..
풍수 고수는 이런 모습의 산을 음양오행상으로 금(金)형이라고 하는데 흔히 옥녀봉이라는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다..
대로변에서 손가락질 하는 곳을 바라보았더니
한 남자를 번민하게 만드는 여인이 있다..
맨드라미 피고지는 사랑방..
그 누구를 달궈주던 연탄도 코스모스의 터전이 되고있다..
겨울을 기다리는 장작들..
뜨겁게해줄 누군가를 기대한다..
On My Lips Every Kiss Is Like Wine.
와인처럼 붉다..
이 그늘에서 와인 한잔해야 하는 것을..ㅎ
억새도 가을의 시간 속으로 뛰어 들어 시계바늘을 펼치고 잇다..
오늘 추읍산 자락에선 산수유 열매가 주인공이다..
봄날 산수유 노랗게 핀 날 걸으면 또 새로운 느낌이겠지..
멀리 산자락 아래 전철이 달린다..
이 집 택호 운치있다..
"느티나무에 걸린 달"
흑천에 캠핑하는 여유..
이제 참 살만해졌다..
흑천..
강바닥 돌이 까매서 붙여진 이름인데, 예전에는 사금을 채취하기도 했단다..
거북이와 개의 관계는 소와 닭의 관계와 비슷한가 보다..
흑천이 빛난다..
발바닥은 불나고..
원덕역에서 마무리한다..
전철역으로는 용문- 원덕 한 정거장이지만 하루 종일 45리를 걸엇다..
<오늘 걷기> 용문역~어수물(다문8리)~흑천~섬실고개쉼터~꼬부랑산~삼성리~칠읍산쉼터(화전2리)~등골(성황당~화전2리)
~산수유마을(주읍리) ~산수유축제장(내리)~추읍산 산림욕장~공세리~원덕역 약 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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