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오대 임도 걷기에 나섰다..

장계교를 지나자 200미터 정도 거리에 우측으로 임도 표지가 보인다..



생각지도 않은 눈길??

언감생심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



눈이 없었다면 1시간 정도 걸어보고 다른 곳으로 갔을 터인데..

눈길에 끌려 한정없이 걸어간다..





수정 고드름이 알알이 박혀있고..



흰눈과 흑백의 나무가 무채색의 배경화면이 되어주고..



굽이 돌아가는 길에서 박노해의 시라도 읊어주고 싶다..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라난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길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길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길입니다



저 아래로 곧게 뻗은 길, 빛나는 길이 보인다..



더 아래로 굽이 돌아가는 호수도 보인다..




하지만, 굽이 돌아가는 길도 어느 때는 빛날 때가 있다..





저 길 아래 안내중학교가 호수 건너에 있다..



표지판 1번 지점 삼거리 좌측은 안내중학교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은 오대리로 가는 길이다..

물론 우측으로 간다..



사람만의 길이 아니다..

바둑이도 가고, 고라니도 간다..







밋밋하고 평범한 길도 한고비를 넘기고 고개마루에 서서 돌아보면 유장하고 아름다워보인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길은 하루종일 걸어도 끝날 것 같지 않게 길게 이어진다..

문득, 물과 간식 든 베낭을 차에 두고 왔다는 생각이 났다..

그래 돌아서야지...

멈출줄 아는 사람은 위험에 빠지지 않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을 당하지 아니한다..



아쉬움과 배고품을 장계교 건너 좌측으로 굽이 굽이 들어가 "뿌리깊은 나무"에 가서 푼다..





백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우뚝한 뿌리깊은 나무..

저 처럼 멋진 인생을 장식하고 싶다..

물론 멋진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 걷기> 충북 옥천군 장계교 부근 오대임도 입구 (1번 지점) - (2)번 - (3번) 지점 - 원점회귀  약 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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