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천 황현선생이 1910년 9월 경술국치에 비분하여 자결하면서 지은 절명시..


況亂離袞道白頭年   난리를 겪다보니 머리만 백발인 나이되어,
幾合捐生却末然     몇 번이고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네. 
今日眞成無可奈    오늘날 참으로 어찌할 방법이 없는데
輝輝風燭照蒼天    바람에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공을 비추네.

妖氣掩?帝星移   요망한 기운에 가려 황제의 별이 옮겨지니,
九闕??晝漏遲     구중궁궐 침침하여 낮 시간이 더디구나.
詔勅從今無復有   이제부터 어명조차 받을 길이 없으니,
琳琅一紙淚千絲   구슬 같은 눈물 주룩주룩 종이를 적시네.  

鳥獸哀鳴海岳嚬   금수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槿花世界已沈淪   무궁화 세상이 이젠 망해 버렸어라. 
秋燈掩卷懷千古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 날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   인간세상 글 아는 사람 노릇하기 어렵구나.  
 
曾無支厦半椽功   일찍이 나라를 지탱할 작은 공도 없었으니, 
只是成仁不是忠   다만 어짊을 이룰 뿐이요 충성은 아닌 것이었네.
止竟僅能追尹穀    겨우 능히 윤곡을 따르는데 그칠 따름일 뿐, 
當時愧不?陳東     당시 진동의 행적을 따르지 못함이 부끄럽네.




만해 한용운이 부고를 접하고 지은 만시..


의리로써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        (就義從容永報國)

한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나네    (一暝萬古劫花新)

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 (莫留泉坮不盡恨)

괴로운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많이 있으리니  (大慰苦忠自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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