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절필동(萬折必東)

순자의 유좌편에서 등장하는 말로  자공이 공자에게 "강물을 보고 살펴볼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공자는 "(물은) 수없이 꺽이더라도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가니 지(志)을 닮았다"고 말한다..


중국에서는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으니 강물은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간다..

이런 만절필동은 백절불굴의 의지로 반드시 이루어내는 표현으로 쓰이고, 특히 제후가 천자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그리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선조가 임진왜란시 명나라에 대한 보은을 "만절필동"으로 표현하였고, 송시열 추종자들은 충북 괴산 화양계곡에 명나라 신종의 묘소를 만동묘라 칭하고  제향을 올렸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는 만절필동의 용례는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죽어도 지키겟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되엇다..

즉 사대의 표현인 것이다..


그러한 말을 중국대사로 부임한 사람이 신임장 제정식 방명록에 "만절필동"을 쓴다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더구나 국회의장이 미국 하원의장에게 "만절필동"을 글씨로 써서 증정하는 것도 웃기는 모습이다..


우리 정치인들의 인문학적 소양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왜 하필 G2 에게 제후국처럼 만절필동을 쓰는가 말이다..


다른 말은 없었을까?

신흠의 이런 시귀를 썼다면 어땟을까?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달은 천 번 이지러져도  근본은 그대로이고, 버들은 100번 부러져도 새 가지가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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