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아빠는 수행중"편에 지리산자락 하동 호동골 어느 처사의 집이 등장하는데..
그 집의 안방의 글씨에 필이 꽃혔다..
처사는 무슨 글씨를 모시고 사는지...
붉은 바탕의 글씨는
天高日月明 地厚草木生
천고일월명 지후초목생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란다.
이 싯귀의 대구는 이렇다..
月出天開眼(월출천개안)
山高地擧頭(산고지거두)
달이 나오는 것은 하늘이 눈을 뜬 것이요
산이 높은 것은 땅이 머리를 든 것이로다.
안방 병풍에 쓰인 시는 서거정의 한시 독좌((獨坐)..홀로 앉아서..이다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鵲踏樹梢翻(작답수초번)
琴潤絃猶響(급윤현유향)
爐寒火尙存(노한화상존)
泥途妨出入(이도방출입)
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홀로 앉았으나 찾아오는 사람 없네
빈 뜰은 빗줄기속에 어둑 어둑
고기가 흔드는가 연잎이 살랑 살랑
까치가 밟앗는지 나무 끝이 흔들 흔들
거문고 눅눅해도 소리는 그대로고
화로는 식었어도 불씨는 남아 있네
진흙 길에 출입이 어려우니
오늘은 문 닫아 두어도 되겠구나
***
지리산 호동골자락 산림처사의 하루가 눈에 잡힐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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