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가을에 이곳을 찾았는데..다시 가을에 들렀다..

전에 관람객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한적하다..

관람료가 1인 6천원..전보다 비싸진건가??



청각장애인이 되어 침묵속의 세계에서 그림에 몰두했던 그는

마지막 소원이 기독교인 답지 않게 "도인이 되어 선의 삼매경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란다..

하긴..선의 삼매라면 무슨 종교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돌거북이라고 잘 다듬으면이 물도, 꽃도 다 포용할 수 있다..






사랑채 주련

춘수만사택   春水滿四澤

하운다기봉   夏雲多奇峰

추월양명휘   秋月揚明輝

동령수고송   秋月揚明輝


봄에는 연못마다 물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우뚝한 봉우리 마다 구름이 걸려잇다

가을엔 달이 드높이 밝게 비추고

겨울에 고개마루 소나무 홀로 멋진 자태로구나.. 



운보 화선이라는 글씨는 운보가 77세 희수 때 원곡 김기승이 축하선물로 보낸 것이다..

운보가 마지막 소원이라는 선의 삼매 속에 그림을 그리라는 축원이다..



호피와 죽부인..

기상과 풍류가 함께 흐르는 공간..



탕건을 쓴 모습은 조선시대 화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작업실 풍광..

백자, 거문고, 북이 자리한다..

소리없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게라..




문방사우..

筆(붓 필), 墨(먹 묵), 紙(종이 지), 硯(벼루 연) 중 종이 대신 문진이 놓였다..

문진은 종이가 움직이지 못하게 눌러놓는 도구인데..

산 자 모양의 문진이 탐난다..

몰래 쌔벼가고 싶을 정도로..ㅎ





1952년 군산의 처가에서 피난생활하면서 예수의 생애를 한국풍속화로 그렸다..



선녀가 내려와 마리아에게 수태를 고지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보다도 더 멋지다..



광야에서 40주의 단식 수행..도고마성.. 득도의 순간이 오면 악마가 시험한다..


1) 돌을 빵으로 만들어 보라

2)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보라

3) 만국의 나라와 보화를 주겠노라..


돈과 권력, 명예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이 도인이다.



갈리리 호수를 걷는 예수와 흉내내다 바다에 빠진 베드로..


베드로..그의 캐릭터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이다..

그래서 바하의 마태수난곡 중에서 베드로가 울면서 기도한다는 노래.."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좋아한다..



예루살렘 입성장면은 남대문을 통과한다...

나뭇가지를 흔들고 호산나을 외친다..

호산나??

"지금 나를 구해주소서"라는 뜻이란다..



최후의 만찬은 선비들의 만찬이 되었다..

저 중에 유다는 누구인고?



비아돌로로사를 지나 골고다의 언덕으로 간다..

한복차림으로..



이제 잠자리는 호시절이 다 지났음을 한탄한다..

이제 무슨 소용이랴..



탐닉..

그것만이 시간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묘약이다..



닳아 없어질 천개의 먹이 아직도 즐비하다..




생가 뒷편 미술관으로 간다..



운보 김기창(1914~2001)

아버지는 일제 총독부 직원, 어머니는 교직에 있었다니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그러나, 8살에 청각을 잃는다..

그의 아버지는 목수를 시키려 했으나, 어머니가 그의 소질을 살피고 그를 이당 김은호에게 데려가 배우게 한다..

소질이 있어 17세에 조선미전에서 입선..




일제 말기에 친일그림을 그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



3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




그들 부부는 서울 성북동에 살다가 우향이 1976년 57세의 나이로 귀천하자, 모친의 고향인 이곳(청주 내수읍)에 집을 짓고 1984년부터 말년을 보냇다..



이 독수리 그림을 보면 오원 장승업이 생각난다..



부인 우향의 서화..



동생 김기만은 월북하여 북한에서 작가생활을 한다..

"태양을 따르는 한마음(2000)"

사회주의 표현방식이라면 태양이 무얼 상징하는지는 뻔하다..

형제는 남북에서 성공한 화가로 2000년 이산가족 상봉 때 만났다



부부합작의 화조도..

결혼 이듬해 1947년 부부 합동전시회를 열었다..





이 수렵도를 보면, 공민왕이 그렸다는 천산대렵도 분위기가 느껴진다..





화제시에 쓰기를,

무사가(武士歌)

문무는 원래 일체였다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된다..

차의 두바퀴처럼

새의 두 날개처럼



신선도...

왼쪽에선 차 끓이고, 오른 손에 책을 들고 종일 즐긴다..





한국은행 만원권의 세종대왕은 운보의 솜씨다..

세종대왕의 얼굴 모델은 화가 자신이라는 설이 있다..






이 황소 그림을 보니 이중섭이 떠오른다..



1972년작 조국통일의 백두산 그림은 장년의 분위기답게 당당하다



1990년작 백두산 정상은 76세에 그린 것이다..

고졸하니 추사의 만년작 판전을 연상케한다..



신문소설의 삽화도 그리고..




박종화의 삼국지에도 삽화를 그렸다..

중학교 시절에 박종화 삼국지가 얼마 재미있던지 밥상머리에서 까지 읽다가 혼난 기억이..ㅎㅎ





귀가 들리지 않기에 그는 그림에 소리를 넣엇다..

그래서 화중유성이라..



지난번 왓을 때 이 수석공원에 치마를 붙잡는 마랄린 몬로의 조각이 잇어 그녀의 빤쓰색이 뭔지 알았었는데, 이제는 사라졌네

조각도 인걸이라 세월이 가면 사라지누나..



이 솟대만은 여전하다..



촐촐한 차에 인근 맛집을 검색하니 몇백미터 거리에 온반이라는 식당이 있다



13000원짜리 정식이 먹을 만하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차도 좋고..



당신의 마음 깊은 곳에 수많은 빛이 있다..

일어나, 비추어라..

뿌려진 물처럼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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