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주현미편에서 그녀(송가인)는 "정말 좋았네"를 4단고음으로 감동을 주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녀의 판소리 스승 박금희 명창이 전해주는 일화는 시사점이 많다.
2010년 박금희 명창이 그녀에게 제1회 광양 판소리대회 출전을 권유했다.
준결승까지는 실내에서 진행되었는데, 신영희 명창의 제자가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결승전은 야외무대(난장)에서 대중들 앞에서 벌어졌다.
바람이 부는 야외무대에 오르자, 반전이 생겼다.
신영희 명창의 제자는 바람에 목이 막힌데 반해, 그녀는 바람을 뚫는 시시상청의 목소리로 관객과 심사위원을 사로잡아 일반부 대상을 차지하였단다..
그만큼 그녀의 목청은 유명하다..
시시상청(時時上淸)..
판소리는 고음으로 올라가는 단계를 평성, 상청, 중상청, 시시상청으로 구분한다.
시시상청은 최고조의 고음을 구사하는 경지를 말한다..
역대 판소리계에서도 박초월 명창 정도가 거론된다..
스승 박금희 명창이 칭찬하는 시시상청이 무얼까 생각해 봐도 쉽게 감이 오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대학시절 불렀다는 칠갑산의 고음이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불후의 명곡에서 보여준 "정말 좋았네"의 4단고음을 듣고 시시상청의 의미를 제데로 알았다..
정말 소름돋는 감동과 전율이 느껴졌다.
그녀가 2010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이 노래를 부른 이후 10년간 갈고 닦은 그녀의 공력이 그대로 들어난 장면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장기는 야외무대, 행사장이다.
스튜디오에서 좋은 음향시설에서 하는 경연이나 전화를 받고 노래불러 주는 콜센타 스타일은 그녀를 차별화 하기 부족하다.
"뽕따로가세"처럼 신청자를 찾아가 현장에서 불러주는 목소리를 들어야 그녀의 진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작년 부산행사장처럼 10만 정도 관객이 몰려들어야 목소리가 제 위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다다익선(多多益善)..관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그녀는 퀸의 보헤미안 렙소디 급 공연을 감당할 수있는 가수 중의 한명이다.
더구나, 일상에 지친 여인들에게 부드러운 곡조로 다독이는 스타일로 특화된 가수가 아니다.
그녀는 인생의 힘든 짐을 잠시 내려놓고 한숨 돌리며 외로움을 느끼는 5080에게 진정어린 격려를 보내는 스타일이다.
그들은 멜론이 뭔지, 스밍이 뭔지 잘 모른다..
그저 행사장에서, 공연에서 직접 마주하고 사자후처럼 울려퍼지는 목소리에서 한풀이와 감동을 받는다.
그녀의 시시상청이 야전에서 더 빛날수록 외로움 타는 중년들의 영원한 반려가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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