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비맞으며 고산시내로 와서 왕만두를 사서 만경강 수변생태공원에 주차를 하고 요기를 하고 한숨잔다
비가 갠 오후에 만경강 수변생태공원에서 출발하여 다시 순례길을 걷기로 한다.
수변공원에서 뚝방길로 나오면 순례길이 계속되는 것이다.
만경강은 완주군 동상면 원등산 밤샘에서 발원하여 고산면에 들어오면 고산천과 합류한다..
이강의 하구는 새만금방조제로 막혀 호수가 되었다.
오전에는 찔레꽃과 금낭화와 더블데이트였는데, 오후에는 노랑 붓꽃과의 단독데이트다..
뚝방 포장길을 걷게해서 미안한지 달팽이는 다리 밑 기둥에 숨었다.
우한 코로나로 숨 죽이고 지내던 사람들이 나와 뛴다.
숨소리, 고함소리 이것이 삶의 현장이다.
금계국이 데이트에 끼어들더니 파랑 붓꽃도 슬쩍 끼어든다.
노랑붓꽃과 왜가리..오늘의 하일라이트..
찔레꽃도 잠시 찬조 출연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뚝방길이 끝나고 큰 차도로 이어지나 했더니 짜잔..하고 이어지는 가로수 길..
포장만 아니라면 1급길이 될터인데..뭐 이대로도 좋다..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햇던가?
그래선지 백로는 까마귀 대신 가마우지를 친구로 삼앗다.
검으면 어때..
이백의 시가 떠오른다..
삼산반락은 청천외요 이수 중분에 백로주라..
(三山半落靑天外 二水中分白鷺洲)
세산의 봉우리는 푸른 산 밖으로 반쯤 솟았고
두 강물은 나뉘어 백로주를 이루었다.
순례길을 걸어선지 주변의 교회와 절은 눈여겨 본다.
만경강 수변생태공원에서 어우리 정미소 까지 약 2.5KM 구간의 뚝방길을 걷고 원점 회귀한다.
사진 속의 만경강은 대틀이고 작은 동정호다..
참새, 자유로다
갈대에도 올라 앉을 가벼운 몸짓에 어디인들 마다하랴
단지 강물옆에 사는 갈대 무성하기만을 바랄뿐이네.
(수암작, 달팽이, 참새 그리고 강)
달팽이 한가롭다
집까지 짊어지고 나온 마당에 해가 진들 대수랴
단지 강물 옆에 살며 목마르지 않게 바랄 뿐이네
오늘 모처럼 노랑이 대세를 잡은 날..
붉은 장미라도 어쩌지 못한다.
꽃 보고 달려드는 것은 자연현상이나
인간사로는
벌처럼 파고들면 유죄
나비처럼 달려들면 무죄
노랑 붓꽃의 정수를 모은 붓을 들어 한 수 일필휘지 하자면
수류화개(水流花開)
"강 흐르고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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