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다시뿌리 언덕으로 돌아 가는 길

소월의 시 초혼이 생각나는 장면이 나타난다.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사슴이 몇년 전보다도 늘어난 것 같다.

원래 동네사람이 키우던 사슴 1쌍이 탈출하여 이렇게 대가족을 이루었단다.

현재 200여마리로 추정한단다.

 

누가 노을비끼는 언덕에서

잠든 몸을 깨우나니

시름짐은 어디를 가고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빈허리에 뒤짐지고

(정태춘, 애고 도솔천아)

 

낭개머리 옆 개머리 3번지 쯤되는 우리 텐트도 멀쩡히 잘잇다

온종일 심심했겟지

오늘은 바람이 잔다.

어제보다는 여유있게 갈비를 굽고 와인을 따르고 오가피주를 마시며 느긋하게 노을을 즐긴다

준비한 노을 노래도 블루투스 스피커로 들으며..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굴업도의 붉은 노을 바라보며 이문세 노래 부르기 미션을 한다.

 

붉게 물든 노을 바라보면 

슬픈 그대 얼굴 생각이나 고개 숙이네 

눈물 흘러 아무 말 할 수가 없지만 
난 너를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 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나는 널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뿐이야.

자꾸 외쳐보고 싶은 노을이다.

 

그런데 말이다.

자르지 않고 준 커다란 LA 갈비가 입을 열지 못하게 하고, 노을 만큼이나 붉은 와인이 혀를 붙잡는다.

얼굴이 붉게 물들자, 와인과 노을 서로 다툰다.

서로 자신들의 공치사를 하며..

 

노을과 와인이여! 다투지 마시게!

그대들은 금하(金霞)의 정기를 타고 나서 빛과 물로 갈라졌을 뿐이니

관하재(觀霞齋) 선생의 얼굴은 그대들의 단청공양을 가납하였을 뿐이네.

잔잔한 바다위에 노을이 시들어 가자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다.

 

우리의 흥은 다하지 않았다.

서울의 달을 들으며 데우랄리를 회상하고,

엄마아리랑으로 말디히말을 추억한다..

 

마무리는 신나게..만약에, 자기야, 무조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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