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눈이 내리기에 다음날은 계족산 가려고 맘먹었다.
눈 내린양이 조금 작아 눈꽃 터널 요산여호길은 아니고 산신제길이 딱이라고 생각했다..
장동 캠핑장 입구에 도착하니..이 추운 날에도 코로나 난민 캠핑족이 가득하다..
낭만객이 낭만을 만든다..
애기 눈사람이 귀엽다..
애기들을 위해 만들었을 터이니 애기들이 천국을 만든다..
어제 뉴스 보니,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했다고 한다..
하긴, 우리 집부터 자식들이 애기 낳을 생각을 안하니..ㅉㅉ
개울을 건너서 숫눈을 만났다..
숫눈??
숫처녀라는 표현처럼 아직 아무도 안지나간 눈밭을 숫눈이라고 한다..
윤슬이라는 단어처럼 토속적이고 독창적인 단어 아닌가?
숫눈 첫걸음을 동행에게 양보한다..
산속 오솔길로 접어드니, 눈발이 날린다..
판타스틱의 세계다..
러브스토리의 눈싸움(snow frolic),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음악이 들리는듯하다..
멀리 계족산성도 겨울왕국이 되었다..
저 위에서 렛잇고를 불러도 환상이겠다..
동장군을 향해 팔을 뻗어 "하일"인사하는 나뭇가지들에게서 전체주의 냄새를 느낀다..
뭐든 일사분란함은 두려움을 준다..
적물무성(積物無聲)..
눈은 소리없이 만물에 쌓여 스며든다..
오! 여기가 산신제길의 하일라이트..
하얀 눈길에 그리스 열주처럼 선 메타쉐과이어..
이 길을 걸으니 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이런 날 부르라고 그녀(송가인)가 신곡을 선물햇다..
하얀 눈밭에 발자국을 남겨라.
근심 걱정 다 버리고
이렇게 좋은날에 이렇게 좋은날에
우리 모두 눈길을 걸으러 가자
사람이 살면은 몇백년 산다고
아둥바둥 욕심을 내나
오늘같이 좋은날 오늘같이 좋은날
아니걷고 무엇하리
어차피 인생이란 한번뿐인데
웃으면서 걷고 삽시다..
길 좋지
풍광 좋지
노래 좋지
기분 좋지
오늘 같이 좋은 날..
아니 마시고 어쩌리오..ㅎ
좋은 핑계만나 불소주 한잔하고 내려오는 길이 천국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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