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에 홍매화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꽃을 피우라"는 것이다.

너도 나도 우리 그리고 만물이..

 

법당 벽화에 꽃을 피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등에 돌을 지고 방아를 찧는 사람은 6조 혜능이다.

그가 꽃피운 사연은 육조단경에 있다.

 

나무 위에 조과선사와 관리 백낙천의 사연도 꽃다운 이야기다..

 

들매화 사진도 찍어보라는 권유로 들매화를 찾아가는 길..

 

구층암을 지난다..

구층암??

암자 이름치고 특이하다..

구층암은 구층대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구층대란 깨달음의 최고 경지를 이르는 말이란다.

 

구층암 뒤편 모과나무 기둥은 자연을 초탈한 초자연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다향사류??

다향이 사방으로 흐른다..ㅎ

들어가서 한잔 마시면 좋은데, 어째서 주춤거려지는지..ㅎ

 

벌써 벚꽃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구층암 지나 길상암 앞 450년 생 들매화는 높이 피어 고고하기는 하나..

사진빨은 별루다.

 

길은 계곡에 닿는데, 건너편이 연기암 가는 길인듯하지만, 자신이 없어 다시 돌아가 나가 초입부터 지대루 가기로 한다. 

 

나가는 길에 대웅전에 꽃등불을 올리고..

 

보살님이 사진값으로 500원 받으라고 가르치는 고양이 놀래키고..

 

청동문을 지나면 연기암 탐방로 입구다..

 

 

연기암 까지 2km

 

이 길은 코재를 거쳐 노고단으로 이어진다..

 

나무에, 땅에, 마음에 핀 동백은 봤어도 시누대에 핀 동백은 처음이다.

 

돌 길이 이어지는 중간에 연분홍이 화사하게 장식한다.

 

요즘 연분홍 못지않게 아름다운 컬러는 매직의 신록이다. 

 

연기암 갈림길에 방황하는 발길을 복병처럼 나타나 붙잡는 홍매화..

 

화엄사 초입에서 방문요청하던 문수보살께서 홍매화로 다시 염화시중이다. 

미소 대신 감탄사가!!

 

코끼리와 용이 수호하는 계단을 지나 사시 마지를 올리는 모양이다.

 

대웅상적광전의 글씨는 석전 황욱 선생이 95세에 썼단다..

93년 95세로 돌아가셨으니 귀천하던 해에 쓴 글씨라니 대단한 필력이다. 

 

언하부지개활안..

말끝에 눈이 열리지 못하고..

고개돌려 그저 옛 산하만 바라보네..

 

竹密不妨流水過 죽밀불방유수과 

대나무가 빽빽해도 흐르는 물을 방해하지 않고

 

山高豈礙白雲飛 산고기애백운비 

산이 높아도 어찌 흰 구름이 떠가는 것을 방해하리오

 

只把一枝無孔笛 지파일지무공적 

다만 한자루 구멍없는 피리를 잡고

 

爲君吹起太平歌 위군취기태평가

그대를 위해 한곡조 태평가나 불어주리라.

 

홍매화, 진달래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태평가가 들려오는듯도 하다..

 

매화 옛등걸에 봄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매화 다시 피었고

 

노란 봄이 원주인이라고 산수유, 개나리가 다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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