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낙월도로 캠핑가려고 했는데, 일기예보가 비, 강풍 예보로 부득이 취소하고, 

날씨를 검색해보니 지리산 동쪽 지역만 비가 안오는 공간이 있다..ㅎ

평소 걷기 장부에 적어놓은 명단..산청 지역을 골랐다.

선택의 여지없이 가게되는 것..그것이 인연이다..

 

구형왕릉에 도착해 안내도를 보니, 이 주변에 등산로와 걷기 코스가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다.

 

우리는 빨강 1코스를 걷다가 유의태 약수에서 망경대를 거쳐 노랑 2코스로 내려올 예정이다.

 

주차장 입구에 김유신 사대비(활쏜 장소를 기리는 비)가 서있다.

구형왕은 대가야 마지막 왕으로, 나라를 신라에 바치고 항복한다.

아들 김무력은 신라의 장군이 되어 휘하 장수가 백제 성왕의 목을 자르는 공을 세웠다.

손자 서현은 신라 공주 만명부인과 연애 결혼하여 신분상승을 하였고, 진천의 임지에서 아들 김유신을 낳는다.

김유신이 화랑으로 활동할 때 증조할아버지 구형왕의 묘소에 와서 7년간 시묘하며 활을 쏘고 수련을 했다고 한다

 

 

전에 부터 사진으로 봤을 때 기이한 돌무덤이라 생각했는데, 

실제 와서 보니, 신령한 느낌도 든다.

 

묘비에는 가락국 양(讓)왕이라고 써있다.

양왕..

나라를 양보..받쳤다는 말이다.

국력이 약해 신라에 항복한 것이니 자괴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돌로 무덤을 만들라고 했단다..

 

참고로 고려의 마지막 왕 시호도 공양왕이다.

공손히 나라를 받쳤다는 말이다. 

 

그의 무덤이 여기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가락국에서 먼곳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고려의 공양왕은 삼척으로 보냈다. 

하지만, 구형왕은 잘난 자손들 때문에 영원히 떳떳한 인물이 되었다.

 

왕릉 옆으로 등산로가 있다.

신록의 오솔길은 바람불고 빗방울이 조금 날려도 걷기 좋다.

 

조금가면 갈리길이 나오는데, 유의태 약수터를 간다.

 

잠시후 임도와 만났다.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의 스승으로 알려진 유의태가 이 약수로 불치병을 고쳤단다.

과연 유의태가 허준의 스승인가??

유의태라는 인물은 소설 속의 가상의 인물이고, 실존인물 유이태는 숙종시대 사람이란다..

어째든 강렬한 소설이 유의태를 만들었고, 그 후광으로 동의보감촌도 만들어졌다.. 

 

시원한 약수를 들이키다 망경대 표지판을 발견했다.

오호! 여기서 직접 만경대로 이어진다고??

 

망경대에 윗줄 uperline을 치고 걸어간다..

 

참 좋은 오솔길이다..

산 허리를 구비 구비 이어준다..

 

순한 길에 너덜길을 만나서 뭔가 한 소리 할려고 하는 순간 삐끗해서 넘어졌다.

왼쪽 팔굼치와 무릎이 아프다..

다행히 부러지거나 찢어진 곳이 없다..

 

겸손한 마음으로 조심 조심 빙판을 걷듯이 간다..

정약용이 말했지

여유(與猶)있게 가라고..

겨울 개울을 건너듯, 주변 사람 눈치를 보듯이..

 

망경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고도를 높혔다고 세찬 바람이 분다.

철쭉도 드문 드문하고..

 

 

망경대가 보인다.

서울 바라는 곳..이다..

 

농은 민선생 장리지지..

장리지지?? 지팡이 끌고 오던 곳..

만안부..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때 예의판서를 지내고, 조선이 건국되자 낙향하였다..

그러나, 가끔은 서울(개경) 소식이 궁금했었나 보다..

 

 

흐린 날씨에 어느 쪽이 개경방향인지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에 동의보감둘레길을 만났다..

푸른 선을 따라 18km 거리..

 

길 건너 오솔길로 하산하면 다시 구형왕릉이다.

 

<오늘 걷기> 구형왕릉 - 유의태 약수터 - 망경대 - 구형왕릉  약 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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