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내 몸에서 태어난 어린이는 다 컸는데, 내 마음 속 남아있는 어린이를 위해 짧은 길을 걷기로 했다.

수년전에 즐겨 방문하고 걸었던 증평 좌구산 자연휴양림을 찾았다.

그런데?? 

변했다..쌍전벽해할 정도로..

 

꽃잔디도 변한다. 핑크색에서 하얀색도 등장한다.

 

좌구산 휴양림에 출렁다리가 생기고, 짚라인이 설치되고, mtb, 트레킹 코스 등 종합레저 타운으로 변모하였다.

 

 

요즘 유행하는 출렁다리..

한때는 군마다 퍼플릭 골프장을 짓는게 소원이었는데, 이제는 1군 1출(렁다리)이다.

 

안내도를 한참 들여다 보다, 그래도 옛정이 가득한 바람소리길을 걸으러 간다.

 

하긴 출렁다리만 있으면, 아이에서 노인까지 동심으로 돌아간다.

마치 짜장면 같은 마력이 있다.ㅎ

 

 

그때 쉭 소리 내며 지나가는 것이 있다.

짚라인이다..ㅎ

이곳이 마치 뉴질랜드 퀸즈타운의 레저동산처럼 느껴졌다. ㅎ

 

 

이 동네에 놀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도 있고, 인물도 있다.

백곡 김득신..

둔자바리이지만, 의지력이 강했다.

읽고 읽고 또 읽고 

사기열전 백이전을 10만번을 읽었다는 사람..

결국 시인이 되었고, 59세에 과거 대과에 급제하였다.

 

낙숫물로 바위를 뚫는 정도가 아니라 바가지로 두드려 바위를 깬 사람이라고 하겠다.ㅎ

 

그 혼란한 변화 속에서 바람소리길 입구를 찾았다..

 

다행히 바람소리길만은 그대로 잇었다.

바람소리도 여전했다..

 

약간의 변용은 중간에 전망대가 생겼다는거..

거기서 바라보니 왕년에 하산하던 임도가 눈에 들어온다..

 

길 끝에서 만난 돌무더기와 동맥이 지게골 이야기

친구한테 주먹밥 얻어먹을 때마다 1개씩 쌓아 만들었다는 돌담이 이정도라면 엄청 가난했고,

친구들이 착하고 무던한 사람이었다..

 

 

병영체험장을 지나 임도길(이제는 mtb길로 승격)이 이어진다..

하지만, 변심한 동행이 계속 가기를 거부하여 병영체험장 벤취에 누워 푸른 구름 친구하며 잠시 눈을 감고 피곤한 뇌를 달래본다..

 

그러나, 잠을 이루지 못한채 눈을 뜨니 하늘은 더 푸르고, 구름은 더욱 희다.

땅에서는 개미가 작은 풀조각 힘들게 운반하고, 숲에서는 벌깨덩굴이 벌을 위해 꿀만드느라 바쁘다..

그 사이에 한가한 이몸만 공연히 미안스럽다는..ㅎㅎ

 

좌구산 정상으로 가자는 동행을 어르고 달래서 천문대로 간다.

 

 

거기서 만난 어린 왕자..

어린이 날인데, 송가인 처럼 챙겨주는 팬클럽이 없나 보다. 

 

주머니에 든 사탕이라도 건네주려는데 손을 벌리지 않네..

자존심이 세구나..ㅎ

 

6월에 제주도 영실에서 만날 철쭉을 여기서 미리 만난다..

 

5월에 이글대는 태양을 지척에서 보니 몸이 더워진다. 

 

 

천문대에서 새로 생긴 자작나무테마숲길로 3.5KM를 걸어 하산하려다가 

컨디션 때문에 지름길로 내려간다. 

피곤할 때는 쉬는게 장땡이다..ㅎ

 

피곤해도 꽃구경을 다 해야지..

새로 나온 하양, 노랑 개양귀비..이쁘다..

 

하산 길에서 다시 만난 출렁다리..

다리 하나로 많은 것이 이어진다..

 

<오늘 걷기> 주차장 - 출렁다리 - 바람소리길 왕복 - 천문대 - 주차장 약 6KM

 

<참고 걷기> 주차장 - 출렁다리 - 자작나무 숲길 - 천문대 - 바람소리길 - 주차장(직코스) 약 7K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