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대전 주변 계곡으론 식장산 세천계곡과 대둔산 수락계곡이 선순위 든다..

상대적으로 난이도와 접근성으로 수락계곡이 좀 한가한 편이다..

오늘은 군지구름다리 주변을 돌아오는 코스로 잡았다..

 

이젠 익숙해졌다고 바로  선녀폭포 쪽 데크로 걸어간다..

 

장마비 그친지 1주가 지나니 벌써 계곡물이 줄었다..

 

수락폭포가는 길은 그늘 속 산책길이다..

 

고깔바위.. 이번엔 얼굴모양을 발견해보란다..

 

 

수락폭포도 웅장함이 사라졌다..

 

 사람이 붐비는 폭포 하단은 양보하고 계단위 폭포상단부에 앉아 잠시 더위를 날리고..

군지구름다리 방향 계단으로 올라간다..

 

200-300계단 힘차게 올라가야 한다..

 

멀리 계룡산 천왕봉이 보인다..

대둔산과 계룡산이 한밭벌을 두고 세력을 다툴 때, 대둔산 마천대가 갑천을 내려보내 계룡의 확산을 막는다..

갑천과 한밭을 두고 대둔산과 계룡산이 팽팽히 대치하여 산태극, 수태극의 형국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측 아래로 군지구름다리가 보인다..

마천대 코스에서 잠시 이탈하여 내려가야 구름다리를 건널 수 있다.

 

이 구름다리를 지나면 올라가면 깔닥고개와 이어지는듯한데, 아직 가보지 않앗다..

 

구름다리 지나 직진해본다..

 

물이 마른 군지폭포(?) 부근 짧은 다리를 지나고 이어서 가파른 계단 길이 주욱 이어진다..

 

다시 돌아와 주등산 코스로 복귀한후 좀더 올라가니 돌탑이 보이고, 그 좌측 아래 석천암도 보인다..

 

조망 좋은 전망대에 앉아 한참을 쉰다..

 

마천대를 향하다가 좌측코스를 택하여 가다가 보니 석천암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 나온다..

 

석천암 표시로 하산한다..

 

지난번 낙조대 방향으로 가보려다 소나기 내려 하산한 지점에 도착..

 

오늘은 석천암에 들르지 않는다..

 

수락주차장으로 계곡따라 내려간다..

이 계곡길이 여름엔 최고다..

수량이 더 많으면 좋겠지만..

 

다시온 수락폭포 상단부에 앉아 발을 담그고 옥수수도 먹고..

그러다 옥수수 한 알갱이가 떨어지자, 우루루 모여드는 넘들이 있다??

살 통통한 피래미들..

 

그뿐이 아니다..

바위 틈에 가재도 산다..

 

수락계곡과 썸타는 밀당..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담엔 수락재- 깔닥고개- 군지구름다리 - 석천암 - 수락폭포로 걸어봐야겟다..ㅎ

 

 

 

<오늘 걷기> 수락계곡주차장 - 선녀폭포 - 수락폭포 - 군지구름다리(왕복) - 석천암갈림길 - 수락폭포 - 주차장  약 5Km 

심곡 바다부채기를 걷고 정동진으로 간다..

모래시계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간다..(이곳 주차장 추천한다)

레일바이크도 달린다..

 

한 때 모래시계 시청률이 하늘을 찔렀다..

박상원, 고현정이 주가를 높였고..

모델이라는 검사 홍준표의 인기가 치솟았는데...

 

정동진의 오늘 모래는 뜨거워 동행을 만족시킨다..

 

인증샷을 거부하는 동행 대신 동해바다가 모델로 나섰다..

 

그런데, 보트를 보더니 동행의 눈빛이 달라진다..

같이 타자고 조른다..

이과수 폭포에서 탔으니 다시 탈 필요없다고 반박한다..

 

정동진역은 모래시계 드라마에 출연하여 팔자가 달라졌다..

메스미디어의 위력이 대단하다..

 

정동진역을 돌아 나오는데, 보트타령에 져서 동행만 타기로 협상..

한가족이 7만원 주고 탈 때 끼어들어 3만원내고 동승 성공..대신 가족팀은 1만원 감액해준단다..

정치도 이렇게 잘 타협햇으면..ㅎㅎ

 

 

 

태풍피해(?)로 배들이 산과 바위에 얹혀잇다..ㅎㅎ

 

오 저 배는 심곡 바다부채길에서 본 거시기로구만..ㅎㅎ

 

요거슨 뭐이여~

멀리서는 몰라 사진으로 찍어보니..인어상이로구만..

....

2022년 여름걷기여행은 정선의 계곡, 강릉의 바다에서 보냈다..

걸어보니 알겠더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정선 덕산기 계곡 걷기를 마치고, 오후 늦게 강릉 옥계해변으로 향한다.

임계를 거쳐 백두대간을 넘는데, 갑자기 연기가 피어올라 산불이 난 줄 알고 기겁했는데..

구름이 몰려드는 현상이었다는..

옥계해변에 도착하니, 서산 마루 구름탓으로 날이 흐리니, 동행이 원하는 뜨거운 해변 모래는 없었다..

또한 오늘 이미 항골계곡과 덕산기계곡 등 누적 15Km 이상을 걸어 더 걸을 의욕도 없는 상황에서

옥계해변 - 정동진 구간 해파랑길 35구간 중 옥계해변 - 금진항 까지만 걷기로 했는데..

해변을 걷는데, 군사통제구역이라고 더 못가게하고 돌아서 가란다..

울고 싶은데 빰맞은 격이라.. 

 

 

어차피 해파랑길 35구간은 차길과 겹치는 구간이라 차로 정동진까지 간다..

차로 완주..ㅎㅎ

 

저녁은 정동진에서 생긴 건 흉칙하고 이름은 망칙한 망치탕으로 먹었다.

왕년에 먹었던 추억도 있어 자신있게 골랏고,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식사후 옥계(메인모텔)로 돌아와   푹잤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산책을 나서는데, 동해 일출이 반긴다..

 

주수천을 따라 산보하며 주변을 구경한다..

 

예수님도 힘든 시절을 보내시는구나..

 

노란 다알리아와 하얀 수세미가 일찍 단장하고 아침 준비에 바쁘다..

 

시간과 바람이 합작하여 피카소도 울고갈 걸작을 만들었네..

제목은 "옥계여름  2022"

옥계 주수천의 아침은 푸르기도 하고 붉기도 하다..

우리의 마음도 이렇겠지??

 

부지런한 곤충 위험하다던데..ㅎㅎ

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죽음도 잊는다네..

 

다리를 건너니 강릉바우길 9코스가 맞는다..

옥계시장 - 정동진 약 13km 구간으로 해파랑길 35구간과 겹친다..

길도 이래 저래 불려다니느라 바쁘다..

 

이쪽은 옥계시장쪽이고, 아래는 옥계해변쪽이다..

 

 

주수천의 오리처럼 편안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해파랑길 35구간을 따라 심곡항으로 간다..

 

심곡 바다부채길을 걷는다..

한동안 바다부채길을 통해 해파랑길 35구간이 심곡- 정동진으로 해변길로 이어졌는데..

지금은 일부 구간 공사로 중간에 막혀 1.5km만 걷고 되돌아 나와야 한다.

그래서 요금도 3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했다..

매표소 직원에게 2인분 달랫더니 65세 이상이면 무료란다..

어떻게 알았을까? 내 나이를??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나??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다..깨달았다..

아하..이틀동안 면도를 안해서 들켯구나..ㅎ

 

부용이 이쁘게 환영한다..

 

글씨색은 바다가 칠한 것이다..ㅎ

 

왕년에 공비침투 막던 해안철책이 이제는 관광상품이 되었다..

 

바다는 언제봐도 가슴을 틔워준다..

 

부채길의 부채바위..

표지판에 서있는 전설..좀 업그레이드 안돼나??

 

어?? 작년에 태풍이 세게 불었나??

배가 바위 위에 얹혔네??  ㅎㅎ

 

공사가 끝나면 해파랑길 35구간 걸을 사람은 심곡항- 정동진 구간을 이곳을 통해 걸으시라..

 

 

<이번 걷기>  심곡항 - 바다부채길 - 왕복 3Km

포장길이 끝나는 이곳..

솔밭밑 농원 앞 붉은 표지판.. 

책방 주인은 이곳에 차를 주차하고 북동교까지 걷는 3km 거리의 흙길 트레킹을 추천한다..

 

이 표지판에서 1Km 비포장 흙길을 걸어간다..

 

산첩첩 물첩첩.. 산수갑산도 이런 모습일까?

시원한 물길을 또 건넌다..

물 건너가기.. 몇번인지 모른다..그래서 9번이라고 썼다..

 

이름도 무시한 도깨비소가 나온다..

이런 곳도 갈수기때는 물이 없단다..

그러니, 덕산기 계곡에는 비가 온후에 와야 한다..

어떤 사람은 물이 없을 때, 물이 너무 많을 때 와서 즐기기 못했다는데, 오늘은 물이 적당히 흐르고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계곡이다..

 

 

도깨비소 맞은편 자리에는 세심정이 있고..

마음을 닦을 게 아니라 정자를 닦아야겠다는..ㅎㅎ

 

세심정에서 바라보면 도깨비 정체도 별게 아니다..

선남선녀 물놀이하기 딱좋은 곳이다..

 

드디어 숲속책방에 도착했다..

다윗도, 유관순누나도 환영한다.. 

 

여주인에게 물었다.

왜 이곳에 서점을 열었나요?

작가인 남편이 태어난 고향집으로 귀향할 때 보던 책을 처분하기 뭐해 가지고 내려와서 진열해두고 팔기 시작했단다..

작가가 쓴 책을 사면 직접 서명해준단다..

 

책 한권 골랐다..

"정선역사기행" ..

주인장인 작가가 최근에 쓴 책이란다. 

 

잠시후 주인장 작가가 나와 서명을 해준다..

차도 한잔주고..

작가 왈.. 서점자리는 원래 집 디딜방아간이 잇던 자리란다..

 

그가 최근에 쓴 소설 이황은 정선에 유배와서 죽은 연산군 세자 이황에 관한 소설이란다..

그는 고향 정선의 역사,설화를 이용해 소설과 시를 쓴다..

 

내가 덕산1교에서 서점까지 걸어왔다니 고생했다고 위로한다..

"다음엔 서점간다"고 하면 차를 통과시켜줄테니 비포장길 초입에 세우고 1km만 걸어 오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걷기 좋은곳은 북동리까지 흙길 3Km구간이란다..

지금 힘들어도 300미터만 더가면 말소가 있는데, 이번 장마에 물이 가득하니 꼭 들려가란다..

 

하여, 힘들어도 기운을 돋구어 말소까지 가기로 한다..

정말 물길을 건너 흙길을 걸으며 기분좋게 간다...

 

네팔 분위기 풍기는 이집..덕산터..

덕산기의 원이름이 덕산터다..

이집 주인장도 한국기행 방송에 등장한 적이 잇다..

 

오..드디어 말소가 보인다..

금방 수심이 깊어져 가까이 다가가기 겁난다...

 

그래도 가방과 사진기 내려놓고 물속에 들어가 반신을 적신다..

엄청 시원하다..

 

서점에서 만난 어느 걷기꾼은 북동교에 주차하고 거기서 서점까지 왔는데, 엄청 좋았다고 자랑한다..

다음엔 북동교에 주차하고 거꾸로 걸어 볼 일이다..

물 좋을 때..

 

즐거운 덕산기 계곡 걷기는 멋지게 마무리한다..

왜가리도 나와 한마디 한다...

"건너가기가 다가 아녀~"

"그럼 뭔데~"

" 대붕이 되어 구만리 장공을 날아야 뎌~ "

"걱정말게, 9월에 대붕을 타고 하룻만에 대륙을 넘어 대서양 아이슬란드로 간다네..ㅎㅎ"

 

 

<이번 걷기> 덕산기 계곡입구 덕산1교 - 덕산3교 - 서낭당 - 숲속책방 - 말소  왕복 약 11km

이번 걷기의 하일라이트..덕산기계곡..

그런데, 자연휴식년제로 차량통행을 제한한다는 말을 들었다.

숙소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사람 통행을 막는 것은 아니란다..

 

일단 덕산기 계곡으로 향한다..

덕산1교 앞에 차단줄을 쳐놓고 막는다..

마을안에 숙소예약이 된 차만 통과한단다..

일단, 갓길에 주차해놓고 걸어 가기로 한다..

 

자연휴식년제는 여름철 차량 피서객 때문에 쓰레기, 소음으로 몸살을 앓는 주민과 자연환경을 위한 자구책으로 생긴제도란다..

실제 걸어보니, 자연휴식년제가 쾌적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으로 보여 필요성에 공감한다..

 

출발하기전에 관리요원에게 물었다.

"숲속책방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나요?

"10km요"

편도로 그렇게 먼가?? 실제 걸어보니 왕복 10km 된다.. 

 

동행은 초반에 시작되는 아스팔트길을 싫어한다..

숲속책방간다고 이야기하고 차를 몰고 가잔다..

no, no..걸어야 느낀다..

 

구진베리..

굽은 벼랑길을 말한다..

충북 옥천에 백제 성왕이 전사한 곳도 구진벼루다..

 

덕산3교까지 1Km..

원래 계획도 덕산3교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갈 계획이었다..

 

부처꽃이 무슨 말인가 건넨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건너가세, 건너가세, 저기로 건너가세..

 

최진석 교수는 말한다..

도(道)란 인간 완성의 길이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저기로 건너가는 도전"으로 완성된다.

질문을 품고 저기로 건너가라..

 

정말 건너갈 일이 생겼다..

자동차가 먼저 건너간다..

 

물길에서 비로소 생기를 찾은 동행..

 

물길따라 가다가 건너다가를 반복한다..

한가롭게 해금으로 동요를 연주하는 가족은 행복하다..

 

땡볕 포장길과 물길 사이에서 적당한 밀당..

정치도 이처럼 밀당과 타협이 필요하다..

 

거리표지 없는 이곳에 누군가 싸인펜으로 숲속책방 4.5km 남았다고 써주었다..

이런게 친절이다..

 

도라지 빛 하늘과 푸름을 다투고..

 

무른재, 미네미, 비와야..정겨운 우리말이다..

미네미는 산너머라는 말이고..

비와야 폭포는 비가 내려야  폭포행세를 한다는 말이다..

오늘 폭포처럼 물이 흐르는 것을 보니 1주일전 쯤 비가 온듯하다..

 

더울만하면 또 건너간다..

아제 아제..

 

물가에 앉아 하늘을 보니, 강아지 한마리 하늘보고 짖는다..

"너무 더워요.."

"은하수를 건너렴.."

 

이곳에서는 한가족이  차일을 차고 본격 피서에 돌입했다..

나도 덩달아 웃통벗어부치고 등목 시원하게 하고, 수건 적셔 목에 두르고 머리에 쓰고 건너간다..

 

저 반사경속 "덕산기에서 펜션"에 묵으며 물놀이하고 북동리까지 걸으면 좋겠다..

 

여기도 사과가  성숙하고 있다..

 

아직도 고개를 더 넘어가야 숲속책방이 나올라나?? <계속>

숙소에서 아침 5시 30분 출발하면 좋았을껄.. 좀 지체하다가 출발했다..

아침식사시간인  8시 30분경에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항골계곡이 짧은 산책로 수준인 줄 알았다..

...

계곡주차장에 도착하니, 돌탑과 항아리가 즐비하다..

항아리와 관련되어 항골인가??

아니다..한골(추운 골)인데 발음이 항골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다..

...

한마디 추가하면

걷지않으면 진화가 아니다..

 

초입부터 물이 신나게 흐르는 계곡..

 

이 지도에 거리표시가 없어 우습게 봤다..

설명문을 자세히 보니, 제1진출로까지 0.75km, 제2진출로까지 2.85km, 제3진출로까지 4.75km..

아하, 식전에 전구간 왕복하기엔 좀 멀다..

...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곳 임도를 따라가면 볏밭골, 단임골로  40km나 이어진다고 한다..

 

임도외에도 계곡 가까이 테크길과 매트길로 이어진다..

 

그때 만난 의문의 얼굴..

자세히 보니, 아틀라스??

지옥에서 지구를 들어올리는 벌을 서고 있었는데, 그 사이 이 바위를 지고 잇는 것으로 감형받앗나??

 

물소리 들으며 걷는 이 길 아침산책으로는 최고다..

 

이쁜 출렁다리가 보여 건너가 보렷더니 막혀있다...

다리 이름이??

 

고교(孤橋)??

외로운 다리??

 

 

입구에서 제1용소까지 1km 거리..

 

골짝 폭포와 합수하여 신난 계류는 장광설을 쏟아낸다..

 

제1용소에 도착..

벽담녹엽..푸른 물에 초록 숲..

저절로 선정에 들어갈 분위기다..

 

점입가경..갈수록 깊어지는 청산녹수 풍경..

이런 곳이었나??

왕소군처럼 푸대접했다니..

마음가짐 바로하고 진지하게 걷는다..

 

제2갈림길까지 1.4km 남았으니, 입구로부터 1.4Km 걸어온 셈이다..

 

장마직후 수량이 풍부한 7월말이나 단풍이 좋은 10월 중순에 방문하면 더 좋을 듯.. 

 

아직 표지판없어 모르겠지만, 이거이 왕바위소가 아닐까??

 

대충 2.5km 정도 걷고 난뒤 아침식사 시간에 맞춰 돌아간다..

미완성의 인생길.. 미완의 길도 남겨두자..

어느 가을 단풍좋을 때 다시오자..

 

돌아와 아쉬움에 검색해보니, 이것이 못간 제2용소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제2용소보다 아침식사를 선택한 나의 결단..

 

파고라에서 맛있는 조식과 커피를 즐긴다...

 

 

침대에 팔을 베고 누워

"반소사음수하고 고굉이 침지라도~" 읊조리다 불현듯 일어나 덕산기계곡으로 출발한다..

 

<아침걷기> 항골계곡 입구 - 제1용소 - 제2용소 직전 회귀 약 5km 

원래 이번 여름 여행은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로 시작된 것이다..

적자인생..

내 수첩에 수년전에 등재되어 순서를 기다리던 육백마지기..

이번 여행에서도 1착으로 갈 것이었는데, 갑자기 등장한 가리왕산 이끼계곡때문에 2번째로 들리게 되었다..

장구목이에서 정선을 지나 비행기재터널을 지나 평창 미탄면 육백마지기로 가야한다..

비행기재??

원래 이름은 마전령인데..고개가 높아 비행기 탄 것 같다고 해서 개명되었다는...ㅎ

 

미탄면에서 육백마지기를 오르는 길은 구비 구비 올라간다..

지리산 성삼재보다 더 오래..

멀리 차장으로 풍광이 보인다..

 

차를 제3호기 옆 주차장에 세우자..

운전했던 동행은 잠시 눈을 붙이고...

 

6월에는 이 능선이 하얀 샤스타 데이지로 뒤덮인단다..

 

이런 모습이었단다..

금년은 한파로 꽃이 많이 죽어서 풍광이 별루여서 내년을 기약한단다.

 

작은 교회가 인증샷에 한 목을 한다..

 

 

왜 육백마지기인가??

농토로 치면 6백마지기 정도 넓은 곳이라는 뜻이다..

1마지기는  한말(18리터)의 씨를 뿌릴 수 있는 면적을 말하는데, 지역마다 다르지만, 논 한마지기는 보통 200평을 기준으로 한단다..

따라서 600마지기면 120,000평 쯤 된다..

 

데이지가 사라진 여름 휴가시즌엔 야생화가 초록에 눌려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샤스타 데이지가 사라진 자리를 개망초가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망초..

구한말 나라가 망하던 시기에 외국에 유입되어 온 산하를 하얗게 물들이던 이름 모를 꽃들..

그래서 사람들은 망국초, 망초라고 불렀단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 유입된 크고 흰꽃 샤스타 데이지, 마가렛에게 밀려나 무대접을 받는다..ㅎ

 

동자꽃도 이쁘게 피었다..

 

산밑에 나눔길이라는 무장애 데크길이 있다.. 

 

하늘말나리도 이쁘게 피었고..

 

데크길 끝에는 정자가 잠자리와 함께  졸고 있다..

 

다시 내려와 작은 교회옆에서 개망초와 사귀어 본다..

왕년의 샤스타 데이지는 오늘은 잊자..

 

동네사람들 운영 매점에서 오미자차와 옥수수를 사서 먹고..

한참 백두대간 푸른 산그리메를 바라본다..

무엇이 이곳을 그리워하게 하였는가??

 

다시 비행기재 터널을 지나 정선 졸드루 부근 숙소 "산과 소나무"에 도착..

홍학들이 환영해준다..

 

주인장이 바베큐로 식사를 제공해주고..

모닥불도 피워준다..

인생은 모닥불 같은거...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그렇게 첫날은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

 

2022년 여름 걷기여행으로 선정한 곳은 정선, 강릉 옥계였다..

출발직전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툭던진 가리왕산 이끼폭포..

처음 듣지만 검색해보니 비경이다..

얼릉 계획을 수정하여 출발한다..

 

가리왕산 아홉 이끼폭포에 갈려면 

1) 여러 등산로 중 장구목이 입구에서 출발해야 한다..

    주차장소가 차도변 갓길이라 안전하게 주차할 공간이 승용차 10여 대 정도.. 그러니 9시 반까지는 가야 한다..

 2) 비가 내린후에 가야 풍부한 수량의 폭포를 즐길 수 있다.. (장마 직후 7월말 바로 지금이 좋다)   

 

장구목이에서 정상까지는 4.2km 인데, 이끼폭포를 지나고는 가파른 구간이라 폭포구간 2.5km만 걷고 돌아와도 훌륭한 트레킹이 된다..

 

일단 초입에서 계곡물을 보니 기세가 늠름하여 며칠전에 장마비가 충분히 왓음을 알겠다..

 

등산로는 울창한 좁은 숲길을 올라가는 코스라 햇살 구경 어렵다..

 

얼마 안가 1폭포를 만났다..

길과 폭포 사이 5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기온이 5도이상  차이난다..

냉기가 온몸을 감싼다..

 

수량을 말로 치면 투머치 토커라고 할까?

아니면 월척을 낚은 낚시꾼처럼 자랑이 끝없이 시끄럽다..

 

폭포에서 나와 길을 걷는데,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힘들만 하면 등장하는 이끼폭포 2..

 

초록 이끼 세상에 분홍빛 노루오줌이 돋보인다..ㅎ

 

야꾸시마 이후 국내에서 이정도의 이끼계곡은 최상급이 아닐까 한다..

 

계속되는 폭포행렬에 지체되는 발걸음도 행복하다..

이렇게 어슬렁 거릴려고 온 것이니까..

 

원시림 숲길을 걷고 이끼폭포와 눈맞추는 곳..

여기는 가리왕산 장구목이 이끼계곡..

 

널판지 외나무 다리..

어디서 눈에 익은 풍경..아!!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에서 만났던 풍경..

정말 뉴질랜드급 비경을  여기서 만나다니...ㅎ

 

무슨 표현을 더 붙이랴..

아~ 한마디면 충분하다...

 

파우스트가 팔아버린 영혼을 위한 한마디..

아름답구나. 세상이여~ 멈추어라..

이말이 불쑥 불쑥 튀어나온다..

 

아름다운 비경을 보면 어떻게 대하는가?

즉각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사람, 아니면 누가 알까 혼자 간직하고픈 사람..

당신의 선택은??

 

냉기, 아니 한기가 흐르는 계곡에 앉아 서늘해진 등줄기를 즐긴다..

무언가 맛잇는 간식도 생각나고..

 

물줄기에 넋을 실려 보낸 사람처럼 멍하게 길을 나선다.. 

 

찬란한 인생도 끝이 잇는 것처럼.. 

멋진 교향곡도 9번을 넘기기 어려운 것처럼..

이끼폭포도 9번에서 끝난다..

 

 

원시림 사이로 내려오는 황홀한 빛에 반짝이는 물색과 춤추는듯한 초록이끼들..

아름답지 아니한가??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감사한다..ㅎ

내가 구글에 간파당하고 살지라도 이 순간만은 그렇다..

 

 

9폭포를 지나고 나니 등산길은 흥이 다한듯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흥이 다하면 돌아갈뿐..

미련없이 돌아선다..

 

다시 폭포로 내려와 비장의 복숭아를 꺼내든다..

2도3사의 고사가 생각나 9폭포를 싸움붙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 먹고 씨도 감춘다..ㅎ

 

 

행복한 걷기의 마무리는 되돌아온 장구목이 입구 계곡에서 발 담구기..

발이 시리다 못해 깨지는듯하다..

아이슬란드 계곡물은 얼마나 찰까??

 

 

<이번 걷기> 가리왕산 장구목이 입구 - 9 이끼폭포 왕복  약 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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