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의성읍으로 가는 길

이중섭의 소 못지 않은  소 그림들이 눈에 띈다.

 

남대천변 구봉공원 주차장에 도착..

 

구봉산 기슭 남대천 변에 데크길을 설치했다.

 

마늘의 고장 다운 조형물을 지나 돌보를 건너 나무데크로 간다..

 

남대천은 봉양면에서 쌍계천과 합류하고, 쌍계천은 군위를 지나 상주에서 낙동강에 합류한다..

 

데크길은 동네 산책코스로 적격이다..

 

곰과 호랑이가 마늘을 놓고 고민중이다..

표정을 보니 호랑이는 냅다 튈 생각이다..

 

의성교까지 1km 정도..

 

보살이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忽聞水上琵琶聲(홀문수상비파성)
홀연히 강물 위에 비파 소리 들려오니
主人忘歸客不發(주인망귀객불발)
주인은 돌아갈 것을 잊고 나그네는 떠나지 못하네..

<백낙천 비파행>

 

의성교 앞 숭의문이 늠름하다.

 

의성(義城)이라는 지명은 후삼국시기 견훤에 맞서 이곳 문소성을 지키다 전사한 홍술장군을 기리는 의미에서 생겼듯이숭의문(崇義門)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듯하다..

 

숭의문 옆으로 구봉산에 오르면 문소루가 나온다.

 

문소루..

조문국이 신라에 합병된후 문소군이 되었다.

 

소소구성봉황래의(簫韶九成鳳凰來儀)

순임금의 음악[韶]을 아홉 번 연주하니, 봉황이 와서 춤을 춘다

<서경,익직편>

 

안찰사 김지대(1190-1266) 

고려 고종 때 3만의 거란병이 칩임했을 때 출전하였고, 원종 1년 정당문학을 지냈다.

그가 안찰사로 근무할 때 이곳에 묵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에는 문소루가 이곳이 아닌 읍 중심부 서북쪽 후죽리 공관 뒤에 있었던 모양이다.

 

문소의 공관 깊숙한 후원에, 
백 척의 높다란 누각이 있네. 
향기로운 바람 십리 주렴을 흔들고, 
밝은 달빛 속에 한 줄기 피리소리 들리네. 
실같은 연기 버들 그림자와 가늘게 이어졌고, 
비 갠 뒤 산 빛 짙어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네 
오랑캐 무찌르던 최고의 무사인데도 
난간에 기대면서 더욱 조심하네. 

 

聞韶公館後園深

中有危樓高百尺

香風十里捲珠簾

明月一聲飛玉笛

煙輕柳影細相連

雨霽山光濃欲滴

龍荒折臂甲枝郞

仍按憑欄尤可怕

 

고려말 포은 정몽주가 고향 영천에서 상경하는 길에 들러 지은 시

 

문소(聞韶)의 누정 아름다운 곳,          
비를 피해 오르니 해가 기운다.           
푸르른 풀빛은 역로(驛路)에 닿았고,     
복숭아 꽃 따사로이 인가를 덮는다.     
봄의 시름은 술같이 진하고,            
세상의 맛은 점점 비단처럼 얇아진다.     
애끊는 강남의 나그네,                    
변방의 당나귀는 또 서울로 간다.       

 

聞韶郡樓佳處

避雨來登日斜

草色靑連驛路

 桃花暖覆人家

春愁正濃似酒

世味漸薄如紗

腸斷江南行客

騫驢又向京華

 

 

학봉 김성일

의성 김씨이고 안동에서 태어난 퇴계 이황의 제자..

선조때 임진왜란 직전 일본에 통신사로 갔다와서 침략이 없을거라 장담했다가 난리통에 개망신을 당하고 죄를 씻기위해 분전한 사람..

 

문소 고을 관소에서 이틀 묵으며 
밤에 자다 한바탕의 꿈을 꾸었네 
높은 수레 타고 고향 땅을 지나며 
쇠뇌를 등에 지는 영광 입었네 
역마 길에 봄이 장차 지려고 하고 
산성에는 비 내리다 금방 개이네 
어찌하여 이다지도 좋은 시절에 
만리 먼 길 쉬지 않고 길을 가는가 

 

信宿聞韶館

居然一夢成

高車過鄕國

負弩被恩榮

驛路春將盡

山城雨乍晴

如何好時節

萬里不停行

 

구봉산 능선을 따라 걷는다.

 

여기에 역대 수령들의 비석들이 잇다..

 

강을 따라 이어진 능선에서 마치 공주 공산성의 분위기를 느낀다..

 

강을 바라보며 오르락 내리락 걷는 능선 길은 봄날의 보약이다..

 

여기 좌측으로 내려가면 주차장소로 바로가지만, 길이 짧아 계속 직진한다..

표지판을 보니 계속 가면 봉의정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오후 일정상 수도암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수도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진국이다..

 

수도암 아래 소원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효자 오천송이 집과 묘소의 중간 지점인 이곳에 여막을 짓고 2년간 시묘살이한 것을 기념하는 정자..

 

그때 왜가리 소리에 고개를 드니...

왜가리 집단 서식지는 처음 본다..

 

다시 데크길로 올라가 주차장소로 간다.

 

압록(鴨綠)..

물빛이 청둥오리 머리색과 같이 푸른 색깔아닌가??

 

 

 

잘 걷고 돌아와 차를 몰고 식당으로 간다..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수령 600년의 회나무란다...

한반도 전체에서 제일 굵은 회나무..

 

600년 회나무 앞에 있어서 이름이 수림(樹林)인 중식당에서 우삼겹 짬봉 맛있게 먹었다..

 

 

 

<이번 걷기> 구봉공원 주차장 - 남대천 데크길 - 의성교 - 숭의문 - 문소루 - 수도암 갈림길 - 수도암 - 데크길 - 주차장  약 4km



노루벌 가본 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내비에는 상보안 유원지가 입력안된다..

핸드폰에는 노루벌오토캠핑장이 뜬다..

상보안에 도착하여 내비지시대로 오토캠핑장으로 계속 진행하려다가 길이 좁아 나중에 고생할 것 같아 돌아나와 입구에 주차한다..

주차장소가 거의 없이 빼곡하다..



이 코로나 난국에 여기는 사람과 개 버글거리며 모두 행복하다..

인도에서는 외출한 사람을 몽둥이로 팬다는데 우리나라는 그러지 않아서 문통 인기가 치솟는건가??




원래는 노루벌 - 야실마을 까지 가려했는데..

이길이 포장이 되고, 차가 밀리고, 자전거도 연락부절이니 걸을 맛이 안난다..




버드나무에도 물이 오르니 바야흐로 봄이 익어간다


실버들 천만사 늘여놓아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다




노루벌과 구봉산 사이 갑천이 흐른다..





8년만에 오는 이곳은 자동차 캠핑족의 땅이 되엇다..

아! 옛날이여~~



다리건너 청소년수련원 문이 열려 들어갔더니 오!!

새로운 길이 보인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개나리가 누리끼리 시들어가는 목련을 간병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린건 아니겠지??



인적없는 흙길을 따라 한바퀴 휘돌아 오니 반푼이 풀린다..




시대가 변하면 제실도 주택이 되듯이

옛길이 사라지니 새길이 생긴다..




강변에 구봉산 구룡정까지 1km라고 유혹하는 글귀를 덮석잡았다..

노루벌과 구봉산을 연결하는 길에 관심이 많았기에..






보트를 띄우고 아들과 희희낙낙하는 모습을 보니 요즘은 부자유친이 대세로구나..




강변을 따라 가다가 산길이 이어진다..



마사토 산길이 제법 미끄럽다..

또 넘어지면 남은 연골마저 나갈까 겁이 난다..

하긴 연골 부상이후

이정도로 회복된 것도 참으로 기적적이라고 생각한다..




힘들만하니 진달래가 위로한다..

인생길이란 마음을 달래며 멀리 가는 길이다..(위심장행 慰心長行)




고개를 드니 구봉산이 지척이다..



전망대에선 무엇이 보이나?

이런 물구비가 보인다..



이런 좋은 길을 걷는 사람이 적으니 자동차에게 빼앗기고 말았네..



만물이 성장해야할 시기에 자동차를 몰고와 벌써 그물질하고 소란을 피우니

어찌 도인(길꾼)만 한탄하랴..

오리 한숨도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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