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청호 끝자락 둔주봉을 걸으로 안남면사무소에 도착..

일부 구간 통제안내가 눈길을 끈다..

 

또한가지는 새로운 조형물이 생겼다. "소녀와 배"

배바위라는 지명과 등주봉(둔주봉)의 이름을 형상화한 것..

원래 이 동네에 배바위(舟巖)가 있었는데, 일제시대 바위는 깨져 지금은 사라졌단다..

 

이 길도 대청호 오백리 13구간 한반도길의 일부이다..

 

자전거꾼이 올라온다..

어디로 가냐 물었더니 오대리로 가서 배를 타고 넘어간다고 한다..

 

이 길은 4-5번은 온 것 같다.

지도에 나오는 전 구간을 다 가봤다..

오늘은 전망대- 정상- 고성- 독락정- 주차장으로 가려고 하는데, 길이 폐쇄된 것은 아닌지??

 

전망대 새로 잘 정비해놨다..

고성에서 독락정 가는 길이 여전히 잘 있구나..

혼자서 잘 논다는 독락정을 모시고 있는데 어련할까..ㅎ

 

전망대에 서면 한반도는 어디에?? 라고 묻는다..

마음 속에서 볼 수 없는 사람은 돌아서면 보인다.

반사경 안에...ㅎ

 

면사무소 엄포 표지판과는 달리 정상으로 가는 길은 폐쇄되지 않았다..

기분좋게 간다..

언젠가 봄날 금정골에서 진달래 꽃 화전을 부쳐 안주 삼아 막걸리를 거나하게 먹고

노래 한곡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구스타프 말로의 "청춘에 관하여"라는 노래라고 서두에 구라를 치고 불렀던 노래가 생각났다.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

언제나 즐거운 노래를 부릅시다..

 

모두 빵터졌다..

그런데, 동행은 오늘 이 노래를 듣더니, "정말 서양 노래야? " 묻는다..

이번엔 내가 빵터졌다..ㅎㅎ

 

고성가는 갈림길을 지나 정상을 올라간다..

 

등주봉(登舟峰)..배에 올랐다..

북서쪽으로 피실을 지나 금강이 흘러간다..

 

내려오는 길에 고성으로 하산하렸더니 동행이 싫단다..

굳이 우길 필요도 없이 온 방향대로 돌아가다가 전망대 아래 벤취에서 자리깔고 누웠다..

단체 걷기를 따라가지 않을 때의 장점은 이렇게 언제나 자유롭게 자리를 깔고 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자리 깔고 누우면 항상 하늘의 안색을 살필 수잇다.

그래야 마음이 평화롭다..

 

매화 몽오리가 봉긋하다..

초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자작나무는 낌새를 알아채고 슬슬 뒷자리로 물러난다. 

 

양기가 푸른 싹으로 올라온다..

 

한반도에 사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날 까지..

불을 밝히고 저어가리라..

 

<오늘 걷기> 안남면사무소 - 점촌고개 - 전망대 - 정상 - 원점회귀 약 6km 

 

 

대청호 걷기에 나섰다..봄..여름..가을에 가본 둔주봉 - 피실 일대를 한겨울에 간다..

우리 나라 걷기의 장점은 4계가 주는 즐거움이 다 개성이 다르다는 것..

 

 

대전에서 지하철(판암역)- 607번 버스(옥천버스 하차) - 안남행 버스 (안남면사무소 하차)하여 옥천군 안남면사무소에서 잠시 쉬며 뒷 버스로 오는 일행을 기다린다..

얘기중에 면사무소 직원이 우리 일행이 피실에서 대청호를 횡단한다니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동안 영하 10이하의 맹추위가 계속되어 대청호가 결빙되었으나 지난 주말 며칠 포근하여 얼음 두께가 걱정이 된단다..

특히 1.2.에 우리의 목적지인 석탄리 안터마을 빙어 축제장에서 대청호수의 눈제거 작업을 하던 트렉터가 얼음이 깨져 수심 6m 아래로 침수하여 기사가 사망하였단다..그때 얼음 두께를 보니 그리 두껍지 않아 빙판위의 빙어축제는 천면취소되엇단다..우리 일행에게도 만류한다.. 

 

 

지난주 답사를 다녀온 가이드의 인솔에 따르면 되겠쥐..

출발이다..면사무소에서 둔주봉을 오른다..

 

 

눈으로 분바르고 안개로 물광을 낸 자연이 아름답다..

 

 

한떼의 아이들이 비료푸대를 들고 깔깔거린다..

동네 안길은 자연 눈 썰매장이다..

 

 

자연과 사람..같이 해야 아름답다..

 

 

 

 

둔주봉 전망대에서는 한반도 지형이 안개 속에 잠자고 있다..

잠을 많이 자야 미인이 된다더만..

 

 

한걸음 더 올라 옛지명 등주봉 정상에서 고사를 지내며...

무사한 대청호 횡단 성공을 빈다..

 

 

눈 속에 덮힌 대청호 나타나자, 가슴마저 뛴다.. 

 

 

 

한지착설낙편편 寒枝着雪落翩翩  가지에 얼어붙은 눈 편편이 떨어지고
송운풍청후만천 松韻風淸吼晩天  저무는 하늘에 솔소리 바람소리
석상정공회수망 石上停筇回首望  얼음 위에 지팡이 짚고 고개 돌리니
옥봉고엄조설변 玉峰高掩鳥雪邊  옥봉우리 높이 새 한마리 눈곁을 난다.

 

 

 

 

 

잠시 뜨거운 라면안주에  불소주 한잔으로 몸에 더운 기운을 불어 넣고.. 

 

 

설경을 즐기고..

 

 

피실을 향해 걸어간다...

 

 

우리보다 더 배짱 좋은 사람은 ATV를 몰고 빙판의 설원을 질주한다..

 

 

피실 부근에서 대청호를 횡단하는데..마음은 얼음 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동행의 손을 꼭잡고..

 

 

하지만, 이내 이 아름다운 설경에 눈과 마음을 빼았겼다..

 

 

꽃피는 봄에 진달래꽃으로 화전 붙여 먹으며 구스타프 말로를 사칭하여 "청춘의 봄"을 열창하던 피실이 이렇게 멋진 백설공주로 변신하다니..

그대는 영원한 피오나 공주..

 

 

백옥의 이부자리라도 이렇게 눕고 싶을까..

누워서 보고 서서 보고..

 

 

피실 건너 정자에서 매생이 떡국을 곁들여 점심을 먹고..

 

 

흥을 깨지 않으려 호수 설빙길을 따라 안터마을로 향한다.. 

 

 

금수강산에 4계절이 아름다운 이 강산에 사는 우리들..

정녕 행복을 잊고 사는 그대! 잘들어..

옆집보다 좀 못살아도

이만하면 살만한 세상 아니야!!

그러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

걸어보게, 행복 위를 걸을 수 있으니..

 

 

가끔은 이런 물서린 곳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얼음이 견고했다..

하지만, 이런 빙판걷기는 한겨울..

그것도 영하 10도 이하의 맹추위가 지속되고, 1월 소한과 대한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임을 명심하시라..

 

 

사랑한다! 사랑해!

가슴 벅찬 그 이름..부르고 불러도 모자란 사랑아..

아! 대청호..

 

 

호수의 설원은 끝이 보이는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복사꽃, 조팝꽃 피어나겠지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의미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이날 듣던 이런 노래들이 흐르면 눈앞에 하얀 빙설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리라..

 

 

 

지난 여름 친구들과 뱃놀이하던 이곳의 얼음도 세월의 두깨처럼 무겁다..

 

 

저멀리 우측 오대리 선착장이 보인다..

 

 

 

 

 

오대리 뱃길도 얼어붙었다..

 

 

돈이 발언하면 사람은 침묵하고..

벼슬이 발언하면 백성이 침묵하고..

얼음이 발언하니 배가 침묵한다..

 

 

자연이 벽호백전(碧湖白田)의 매직과 여백과 침묵의 붓질로 환상의 예술을 창조했다..

대청호! 너, 멋지고 영원한 갤러리..

 

 

그림 속에 들어가 그림이 되어 걷다가 그림 밖으로 나오려니 술에서 깨어나듯 통증마저 느껴진다..

 

 

빙어축제는 끝났으나, 남아도는 빙어를 사다가 초고추장을 입혀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취기로 오늘의 행복한 통증을 닫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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